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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① '황품' 이희진 "연기 힘들어 체중↓ '거식증' 반응 슬펐다"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2019-02-27 07:00 송고
배우 이희진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 이희진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 이희진은 최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황후의 품격'에서 황제 이혁의 누나이자 태후의 딸인 소진공주 역으로 분해, 심한 자격지심과 많은 허당기를 갖고 있지만 마음 한켠에 외로움을 지닌 황실 장녀의 모습을 그렸다.

소진공주는 다소 히스테릭하고 호들갑스러워 여러 상황에서 수모를 당할 때가 많지만, 태황태후(박원숙 분) 죽음과 관련해서는 이혁과 태후에게 직접적으로 돌직구 질문을 날리는 등 반전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또 천우빈(최진혁 분)을 향한 애달픈 짝사랑을 그리면서 시청자들에게 뜻밖의 러브라인 지지를 받기도 했다.
이희진은 1979년 출생으로 10대 시절인 1997년 가수 베이비복스로 데뷔해 1세대 아이돌로 화려한 활동을 이어갔다. 베이비복스 해체 후 SBS 드라마 '괜찮아, 아빠딸'을 시작으로 연기에 입문, '황금 무지개' '품위있는 그녀' '시를 잊은 그대에게'에 이어 '황후의 품격'까지 묵묵하게 배우로서의 길을 걸어왔다.

종영 후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한 커피숍에서 만난 이희진은 자신에게 주어진 대작에게 기쁘고 감사했다면서 눈물을 글썽였다. '황후의 품격'은 그에게 '복'이자, 또 한번의 큰 고민이었다고. 특히 다른 배우들과 다른 하이톤의 캐릭터로 인해 연기 고충은 컸고, 극중 캐릭터는 그를 외롭게 했다. 그럼에도 그는 한 단계 더 성장한 것 같다며 웃었다. 

다음은 이희진과 일문일답.
-'황후의 품격'을 잘 마친 소감은.

▶스케일이 너무 컸다. 미니시리즈 치고는 정말 큰 규모에 인원수도 많았다. 궁 세트 촬영도 너무 크고 화려하고 예뻐서 이렇게까지 크게 지을 정도인가 싶었다. 그렇게 많은 보조 출연자들과 찍을 줄 몰랐다. 그래서 그렇게 지을 수 밖에 없었다. 부여에 내려가서 신성록 장나라의 혼례를 찍는 장면에서 느낌이 왔다. 규모가 엄청난 걸 알았다. 이렇게 많은 출연자가 오다니 놀랐다. 이런 대작을 내가 만났구나. 역시 나는 작품복이 많다고 생각했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큰 작품이었다. 그래서 촬영도 생각보다 버거운 느낌이었다.

-눈붙일 시간도 없이 진행됐다고.

▶나는 매번 궁 안에 들어가서 찍은 것이 아니라 초반에는 괜찮았다. 할마마마(박원숙 분)가 돌아가시면서 지난해 12월 촬영은 정말 힘들었다. 우리는 최소 인원이 4~5명 정도로 촬영을 하니까 그 인원들을 바스트샷, 풀샷 등 다 찍어야 하니까 시간이 아무래도 오래 걸렸다.
 SBS '황후의 품격' 제공 © 뉴스1
 SBS '황후의 품격' 제공 © 뉴스1
-캐릭터는 어떻게 설정했나. 연기적으로 고민이 컸을 것 같은데.

▶소진 캐릭터가 원래 신성록(이혁 역)의 동생이었는데 내가 캐스팅이 되면서 누나 캐릭터가 됐다. 처음부터 개그코드가 있어야 했던 캐릭터였다. 감독님이 미팅 때 넘치게 준비를 해줬으면 좋겠다면서 의상이나 연기 등 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초월해주길 바란다고 하셨다. 그래서 리딩하는 날 나도 모르게 과하게 연기했다. 그게 감독님 작가님이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 수 있던 계기라고 생각하신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처럼 심하게 과장된 연기가 한 분들이 없던 것 같다. 내가 너무 센 것 아닐까 생각도 했는데 현장에서 감독님이 조금씩 잡아줬다. 마음껏 하라고, 뛰어놀라고 했던 것이 어떻게 보면 소진 캐릭터가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외적인 부분, 말투는 어떻게 설정했나.

▶대사를 읽다 보니 포인트가 되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싶었다. 내 대사에 비슷한 단어를 써줬다. 몇번 리허설을 하다 보니 음율을 찾게 되더라. 그러다 보니 약간 그런 말투와 음이 뱄던 것 같다.

-홀로 튈까봐 걱정은 안 했나.

▶사실 황실 가족과 촬영하는 날은 배우들이 다 놀랐다. 선배들, 신성록씨가 다 놀랐다. 하이톤의 목소리로 대사를 뱉어서 쳤고, 일부러 중요한 대사에 포인트를 넣었다. 많이 세게 해서 처음에는 다들 당황하셨다. 감독님도 이제 가족과 함께 있을 때 눈치를 보는 느낌으로 하자고 하셨다. 첫방송을 보고 이런 캐릭터인지를 다들 느낀 것 같다. 연기할 때 나도 내 톤에 놀랐다. '제가 톤이 너무 셌죠?' 했는데, 다들 나를 보고 가만히 있더라. 나중에는 그런 캐릭터를 가족들이 살려준 것 같다.
SBS '황후의 품격' 제공 © 뉴스1 
SBS '황후의 품격' 제공 © 뉴스1 
-연기에 대한 신은경(태후 강씨 역)의 반응은.

▶선배님이 궁금해 하신 것 같다. 내 첫 대사가 뇌가 없이 치는 대사였다. '그래서 둘이 싸웠어?' 소리를 지르니까 신은경 선배가 '조금만 줄이면 더 예뻐보일 거다'라고 하셨다. 선배님이 오히려 나중에는 애드리브로 내 연기를 더 코믹스럽게 푼수느낌을 더 많이 살려주셨다. 베테랑은 베테랑이다. 내가 민망하지 않게 해줬다.

-원래 사용하지 않는 톤을 일부러 하려면, 에너지를 많이 써야 했을 텐데.

▶내 신을 몰아서 찍은 적이 있는데 거의 기절했다. 그 정도로 세게 하지 않아도 되는데, 내가 처음부터 왜 그렇게 캐릭터를 잡았나 싶었다. 아리와 싸우는 장면인데 에너지도 소모가 되고 현기증이 날 정도로 소리를 질러야 하지 않나. 많이 지치기도 하고 살이 많이 빠졌다. 2~3kg 정도 빠졌다. 너무 슬펐다. 거식증이라는 반응까지 나오더라. 내가 말을 하면 목에 있는 실핏줄이 올라오더라. '이희진 목' '거식증' 이라는 말들이 나오니까, 감독님이나 다른 배우들이 그런 부분을 염려해주셨다. 신은경 선배도 많이 먹으라고 했다. '네가 살이 안 찌는 이유가 있다'면서 위로 차원으로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 내가 너무 힘들어했기 때문이다. 12월에 살이 확 빠졌다.

<[N인터뷰]②에 계속>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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