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반대 주민과 단체들이 14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일출봉농협 소회의실 앞에서 제2공항 반대를 외치며 국토부의 제2공항 사업 주민설명회 개최를 막고 있다.2019.2.14/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국토교통부가 주최한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용역 도민설명회가 결국 반대 측의 거센 반발로 파행됐다.

당초 국토부는 14일 오후 2시30분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일출봉 농협 대회의실에서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연구결과와 기본계획 수립용역 추진 방향 등에 대한 도민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그러나 도내 시민사회단체, 제2공항 예정지인 성산읍 주민들로 구성된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와 제2공항 반대 범도민행동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출입구를 봉쇄하고 설명회 개최를 저지했다.

이들은 제2공항 건설사업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날 설명회가 요식 행위로 끝날 우려가 크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로 인해 설명회에 참석하려던 권용복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을 비롯한 국토부 관계자들은 저지선 앞에서 반대 측과 10여 분간 대치하다 결국 자리를 떠났다.대치 과정에서 권 실장은 "그동안 소통과 대화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 관련 절차나 과정을 좀 더 가져 보자"며 "찬반을 떠나 사실관계를 정확히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당시 설명회장에는 성산읍 주민들과 찬반 양측 관계자 총 200여 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14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일출봉 농협 대회의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국토교통부 주최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용역 도민설명회가 반대 측의 반발로 취소되자 참석자들이 반발하고 있다.2019.2.14/뉴스1© 뉴스1

성산읍 신산리 이장인 강원보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 위원장은 국토부 관계자들이 철수한 직후 설명회장을 찾아 "사전 협의 없이 졸속적으로 마련된 오늘 토론회는 취소됐다"며 찬성 측과 성산읍 주민들에게 공식 사과했다.

이에 일부 참석자들은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강 위원장에게 "당신네들이 뭔데 토론회를 중단시키느냐", "설명까지 못하게 하면 어떻게 하느냐", "그대로 진행시켜라", "난 찬성자도 아닌데 설명도 못 듣느냐" 등의 고성과 욕설을 쏟아냈다.

정영헌 성산읍장이 "사정에 의해 (설명회가) 취소됐음을 알려드린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고성전은 20분 넘게 계속됐다.

이후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와 제2공항 반대 범도민행동은 건물 밖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토부에 제2공항 건설사업을 도민 공론조사를 통해 결정할 것을 촉구했다.

두 단체는 "국토부는 진정한 도민의 뜻에 따라 추악한 싸움을 종식시켜야 한다"며 "지역균형개발이라는 이상한 논리 뒤에 숨어 있는 원희룡 도지사도 각성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토부 관계자들은 15일 오전 성산읍사무소와 제주상공회의소에서 각각 성산읍 이장단 협의회, 제주권 공항인프라확충 범도민추진협의회와 면담한 뒤 제주지방항공청을 돌아볼 예정이다.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와 제2공항 반대 범도민행동 관계자들이 14일 오후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일출봉 농협 앞에서 국토교통부에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에 대한 도민 공론조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날 성산일출봉 농협에서는 국토부 주최로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용역 도민설명회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두 단체의 반대로 결국 취소됐다. 2019.2.14/뉴스1©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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