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N초점] 정통 코미디 '극한직업', 폭풍 흥행엔 이유가 있다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2019-01-31 07:00 송고 | 2019-02-01 09:24 최종수정
© 뉴스1
© 뉴스1
영화 '극한직업'(이병헌 감독)이 '대목'인 설 연휴가 시작되기도 전, 빠른 속도로 흥행에 성공 중이다. '극한직업'의 흥행은 이미 어느 정도 예상됐던 바다. 애초 이 영화는 개봉 전부터 영화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재밌는 시나리오'라고 입소문을 탔었고, '스물'을 통해 탁월한 코미디 감각을 보여준 이병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거기에 연기 잘하는 류승룡이 중심 배역을 맡았으니 기대를 해봄직했다.

반면, '리스크'도 없지는 않았다. 류승룡은 전작인 '염력'과 '7년의 밤'이 연이어 흥행에 실패하며 다소 위축된 감이 있었다. 이병헌 감독 역시 '스물'에 이어 야심 차게 '청불' 코미디 '바람바람바람'을 내놓았지만 기대만큼의 흥행을 하는 데는 실패했다. '스물'이 스무살 성인으로 막 거듭나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려 공감을 자아냈다면, '바람바람바람'은 유럽 영화 원작으로 불륜을 소재로 하고 있어 우리나라 관객들에게는 공감을 끌어내기 어려웠다.
이 '리스크'는 흥미로운 시나리오로 가볍게 상쇄됐다. '완벽한 타인'의 대본을 쓰기도 한 배세영 작가와 이병헌 감독 '말맛' 가득한 시나리오는 처음부터 끝까지 가볍고 유쾌한 톤을 지켰다. 이른바 '한국식 코미디'라고 명명된 '선 웃음 후 눈물' 코드를 피했는데, 이는 여전히 '한국식 코미디'가 먹히는 극장가에서 무척 신선하게 받아들여졌다.

그뿐 아니라 이병헌 감독은 '바람바람바람'에서 개인적으로 느낀 부족한 점을 만회하기 위해 영화 촬영 때 스태프, 배우들에게 여러 번 질문을 하면서 영화를 완성했다. 대중적인 코미디 영화가 되기를 바랐던 만큼, 매번 여러 사람에게 '웃긴지 아닌지'를 물어보며 자신의 웃음 코드를 넣을 뿐 아니라 대중의 감성에 맞닿는 데 주력했다. 이 같은 노력은 이 영화의 코미디 신이 광범위한 관객들의 공감을 얻는 데 보탬이 된 것으로 보인다.  

캐스팅 역시 절묘했다. 류승룡과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공명은 '충무로 대세'의 신선한 조합이기는 하지만, 류승룡을 제외하고는 티켓파워 면에서는 검증이 더 필요한 배우들이다. 그럼에도 다섯 배우들은 자신이 연기해야할 캐릭터에 꼭 맞는 연기를 보여줬고, 한 명도 빠짐없이 영화 속에서 제몫을 했다. 이는 각 캐릭터에 개성을 잘 부여한 시나리오의 덕도 있지만, 이를 200% 살려낸 배우들의 힘임을 부인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극한직업'은 대진운 또한 좋은 작품이다. 지난해 말 한국 영화는 유독 무겁고 진중한 작품이 많았다. 지난해 11월 말 개봉한 '국가부도의 날'부터 시작하 '마약왕' 'PMC:더 벙커'나 '도어락'까지 다소 어두운 톤의 영화들이 쏟아졌다. 비극적인 근현대사나 어두운 사회상을 그려내는 작품들에 지친 관객들은 통쾌한 마무리를 보여주는 범죄 코미디에 활짝 마음을 열었다. 비슷한 스타일의 코미디 영화 경쟁작들이 많았다면 설 연휴 전에 개봉한 '극한직업'이 역대 1월 최다 일일 관객수 부문에서 '신과함께-죄와 벌'을 제치는 일은 그리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란 평가다.


eujenej@news1.kr

오늘의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