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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8억 본사에 배당해 놓고 직원 2/3 나가라고?…페르노리카, 노사갈등 폭발

'생존 위한 결정vs고액배당 탓'…노사갈등도 '점입가경'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2019-01-30 06:00 송고
장투불 페르노리카코리아 대표가 직원들에게 '임페리얼' 브랜드 매각과 구조조정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뉴스1
장투불 페르노리카코리아 대표가 직원들에게 '임페리얼' 브랜드 매각과 구조조정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뉴스1

위스키 '발렌타인'으로 알려진 페르노리카코리아의 노사 갈등이 꼬여만 가고 있다. 회사가 전 직원의 3분의 2를 줄이는 구조조정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노조가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여기에 장투불 페르노리카코리아 사장이 부당노동행위로 검찰에 송치되면서 상황이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노조 와해 의혹까지 불거졌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지난 22일 위스키 임페리얼 브랜드 매각과 동시에 270여명의 직원을 94명으로 감축하는 내용의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직원들과 일대일 면담을 통해 "새로운 조직에는 당신의 자리가 없습니다" 또는 "회사는 당신과 함께할 것입니다"라며 사실상 해고 여부를 통보했다.

장 투불 사장은 또 지난 24일 메일을 보내 "조기퇴직프로그램(ERP)은 전적으로 합법적이며, 오직 직원 개개인 본인의 선택에 달린 문제"라면서도 "불행하게도 이러한 회사의 생존 노력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페르노리카코리아와 그룹은 다른 대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에는 그룹의 국내 시장에서의 완전 철수도 포함될 수 있다"며 "그룹이 한국에서 완전히 철수할 수밖에 없을 경우 회사는 지금처럼 직원들을 충분히 지원할 수 없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강경책으로 직원 퇴직을 종용하고 나선 것이다. 페르노리카코리아 측은 "현재 회사는 경영상 위기로 철수까지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 내 생존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구조조정이 회사의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주장과 달리 노조는 '먹튀'라고 반박했다. 그동안 프랑스 본사에 고배당금을 송금하며 고의적인 경영상 손실을 낸 정황을 포착했기 때문이다.

지난 3년간 '페르노리카코리아 임페리얼' 법인이 프랑스 본사에 배당한 돈만 458억5000만원에 달한다. 2016년(2015년 7월~2016년 6월) 영업이익이 139억5000만원에 불과한 상황에서 252억원을 배당했고, 2017년에는 91억5000만원을 전달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영업이익이 48억9000만원으로 급감했지만 115억원을 배당했다. 무리한 배당에 페르노리카코리아 임페리얼은 35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내기도 했다.

사실상 고액 배당을 챙기고, 회사를 파는 '계획된 먹튀'라는 것. 노조는 전 조합원 쟁의행동 결의를 계획하는 등 한국 직원들의 생존권 사수를 위해 전력 투쟁할 예정이다. 29일 기준 희망퇴직 지원자는 1명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비상식적인 절차와 무리한 일정으로 구조조정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장 투불 페르노리카코리아 사장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장 투불 페르노리카코리아 사장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여기에 장 투불 사장의 부당노동행위까지 드러나면서 노사갈등이 악화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페르노리카코리아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부당노동행위 등으로 장 투불 대표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노조를 지배·개입하고, 노조를 와해하기 위해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렀다는 설명이다. 또 단체협약 위반 등 노동관계법 위반 사실도 드러났다.

이런 상황에서도 페르노리카코리아는 노조 위원장과 사무국장을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고, 6개월의 징계를 내리는 등 노조탄압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끝까지 가겠다"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회사는 여전히 노조 위원장과 핵심 간부들을 전부 구조조정 명단에 올려 노조탄압을 지속하고 있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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