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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금의환향 박항서 감독 "힘들었지만 아시안컵 목표 달성해 다행"

(인천공항=뉴스1) 온다예 기자 | 2019-01-29 07:02 송고 | 2019-01-29 10:53 최종수정
베트남을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에 올려놓은 박항서 감독이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2019.1.29/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베트남을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에 올려놓은 박항서 감독이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2019.1.29/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베트남을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에 올려놓은 박항서 감독(60)이 금의환향했다.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박 감독은 "행운이 많이 따랐다"며 "목표를 달성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은 아시안컵 조별리그 초반 2경기를 패했지만 최종 3차전에서 예멘을 제압하고 토너먼트에 진출했고 16강에서 요르단까지 꺾고 8강에 올랐다. 비록 일본과의 8강전에서는 0-1로 패했으나 베트남 축구 역사상 아시안컵 첫 토너먼트 승리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8강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동남아시아 국가 중 최고 성적이기도 하다. 태국은 16강전에서 중국에 밀려 탈락했고 필리핀은 조별리그에서 3전 전패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박 감독은 "2018년 스즈키컵이 끝난 뒤 선수들의 동기부여나 목표의식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던져도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고 고충을 전한 뒤 "대회 초반 2연패 뒤 3차전에서 승리를 따내면서 분위기가 다시 살아났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 입장에선 준비 기간도 부족하고 선수들의 정신과 육체적으로 피곤이 쌓인 상황이라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목표를 달성해 다행"이라며 웃었다.

박 감독은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지난달 홍명보 자선축구 참가차 잠시 한국을 들렀지만 짧은 일정으로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

박 감독은 "스즈키컵, 아시안컵까지 선수들과 3개월가량을 같이 있었다"며 "정말 힘들었고 지쳐 있었다. 이번엔 가족들과 편히 쉴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베트남 23세이하(U-23) 대표팀과 A대표팀 감독을 겸하고 있는 박 감독은 "너무 일이 과중돼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것 같다"며 "관련 사안에 대해 (베트남 축구협회와)회사 대표가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을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에 올려놓은 박항서 감독이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뒤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9.1.29/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베트남을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에 올려놓은 박항서 감독이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뒤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9.1.29/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다음은 박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귀국 소감은
▶지난해 말 홍명보 자선경기 때 잠시 왔었는데 그땐 1박만 했다. 이번엔 스즈키컵과 아시안컵까지 3개월가량 선수들과 같이 있었다. 정말 힘들었다, 지쳐있었는데, 이번엔 한국에서 가족들과 편히 쉰다는 생각으로 들어왔다.

-아시안컵을 마치니 홀가분하나
▶2018년 12월에 스즈키컵 마치고 2019년 새해를 맞으면서 걱정이 많았다. 다행히 아시안컵도 8강까지 가서 베트남에서 반응이 좋다. 2019년도 시작은 좋다. 곧 3월에 U-23 예선전이 있는데, 좀 쉬다가 바로 준비해야 한다.

-최근 4개 대회의 성적이 모두 좋았다. 원동력은?
▶우승한 것은 스즈키컵 밖에 없고 나머진 4강, 준우승 등이다. 지난해 중국 대회는 얼떨결에 시작했고 사실 베트남에선 스즈키컵에 대한 관심이 가장 컸다. 나도 가장 신경이 쓰였다. 다행히 우승했다. 끝나자마자 아시안컵을 했는데 준비기간도 짧았고 처음에는 베트남에서도 기대는 안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막상 개막 후 2패를 당한 뒤엔 비판여론도 있었다. 그러다 이기니까 조용해졌다. 언론은 다 그런 것같다.

-새로운 목표가 있나
▶(베트남 축구협회와)회사 대표가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해 23세 대표팀과 A대표팀을 동시에 맡다보니 너무 일이 과중됐다. 대회 하나가 끝나면 곧바로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하는 등 힘들었다. 베트남에서도 문제제기가 있었다. 아직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뭐든 집중과 선택을 해야하지 않느냐는 내용이 나오고 있다. 결정이 된다면 (나의 상황이) 조금 나아질 것 같다.

-A대표팀만 맡는다는 건가?
▶논의 중이라 잘 모른다

-도쿄올림픽 가야하지 않나
▶그 전에 내 계약이 끝난다. 일단 3월 예선전 통과하는 것이 우선이다.

-베트남 축구 성장의 비결은?
▶행운이 많이 따랐다. 선수들도 스즈키컵에 올인하다보니 아시안컵은 동기부여나 목표의식이 많이 떨어졌다. 선수들에게 메시지 던져도 스즈키컵 때보다는 반응이 약했다. 이라크전 역전패에 이어 이란에 지면서 분위기 가라앉았다. 그러다 이후 극적으로 올라가니까 분위기가 다시 살아났다. 아시안컵은 운도 많이 따랐다. 감독 입장에선 준비 기간 부족했고 선수들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피곤했던 상태였다. 그러나 목표 달성해서 다행이다.

-아시안컵 한국-카타르전을 봤나
▶봤다. 선수들이 열심히 잘 해줬다. 주도권 우리가 많이 잡고 있었지만 상대 골문을 쉽게 열지 못한 것이 안타까웠다. 벤치나 감독은 얼마나 안타깝겠나.

-베트남에서 카타르 월드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것 같은데
▶베트남 기자들도 언제 월드컵에 갈 수 있냐고 질문을 많이 한다. 난 오히려 '당신들은 준비돼 있느냐'고 오히려 반문한다. 베트남 축구는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스즈키컵 우승과 아시안컵 8강에 올랐다 해서 아시아 톱 레벨에 올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 10년을 보고 10~15세 어린 선수들에게 집중 투자해야 한다고 설득하고 있다. 장기적인 계획 필요하다.

-재계약은?
▶아직 1년이나 남았다. 상황이 좋고 정부 관계자를 만날 기회가 있으니까 그때마다 베트남 유소년 시스템의 부족한 부분이나 집중 투자에 관련해 말씀 드리는 편이다.

-휴식기 때 뭐할 것인가
▶쉬다가 동남아시아에서 열리는 22세 이하(U-22세) 대회를 보러 간다. 감독으로서가 아니라 선수 관찰을 하러 간다.

-국내 일정은?
▶쉴 예정이다. 곧 설이니까 어머니 찾아뵙고 가족과 함께 지낼 거다.

-아시안컵에서 일본이 이란 3-0으로 이긴 것을 봤나
▶봤다. 일본이 잘 못하는 것 같더니 이란전은 잘했다. (일본전 0-1 석패는)아쉽다기 보단 망신 안 당한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일본은 개인 능력이 있는 선수들로 구성됐다. 경기를 할수록 조직력이나 전체 능력치가 나아지는 걸 느꼈다.

-3월 한국과의 A매치 평가전 예정돼 있는데.
▶우리(베트남)랑 경기하는데 손흥민이 오겠나. 베트남은 일본, 이란 대표팀 등과 경기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다. 아시아 강팀이랑 경기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경험이 된다. 경기를 꼭 이겨야 한다기 보단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

-2019년 목표는?
▶올해 계획은 머리 식히고 나서 구상할 생각이다. 아직은 대회 때문에 준비를 못했다. 포메이션, 스태프 등 변화는 생각하고 있다.

-국민들께 한말씀 한다면. 
▶작년 한해 대한민국 국민들의 격려, 성원 덕분에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올 한해도 최선 다해서 국민 여러분께 좋은 소식 전하겠다. 2019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란다.


hahaha8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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