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아시안컵] 기성용 이탈, '센트럴 손' 가능성이 더 커졌다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19-01-21 16:22 송고
대한민국 아시안컵 축구대표팀 손흥민과 기성용이 19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NAS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파울루 벤투 감독. 2019.1.1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대한민국 아시안컵 축구대표팀 손흥민과 기성용이 19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NAS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파울루 벤투 감독. 2019.1.1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59년 만에 아시아 정상 탈환을 외치고 있는 축구대표팀에 악재가 발생했다. 선수단의 정신적 리더이자 전술적 구심점인 기성용이 부상으로 이탈, 소속팀 뉴캐슬로 돌아갔다. 기성용은 벤투 감독이 구상하고 있던 플랜A의 축과 같은 존재였다. 그가 빠지면서 주 전력 수정은 불가피해졌다. 이 변수는 에이스 손흥민의 역할에도 변화를 줄 수 있을 전망이다.

대한축구협회는 20일(이하 현지시간) "지난 19일 기성용의 부상 부위를 재검사 한 결과 회복이 더딘 것으로 파악됐다. 대회가 끝날 때까지 뛸 수 있는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돼 21일 오전 소속팀으로 복귀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기성용은 지난 7일 필리핀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햄스트링 통증을 느껴 경기 도중 스스로 교체를 요청한 뒤 필드를 빠져나왔다. 2, 3차전에 모두 나서지 않은 채 재활에 집중하던 기성용은, 지난 18일 킥 훈련까지 하면서 토너먼트 이후에는 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줬다. 하지만 최종 결과는 중도하차였다.

부상 후 경과를 계속 지켜봤다는 것은 그만큼 기성용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선수인 까닭이다. 선수단의 중심을 잡는 실질적 리더, 후배들을 다독이는 정신적인 역할만으로도 그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적잖은 차이가 있다. 하지만 그보다 아쉬운 것은 플레이어 기성용의 부재다.

기성용은 벤투 감독이 가장 강조하는 빌드업에 최적화된 선수다. 거리에 상관없이 대표팀에서 가장 정확한 패스를 구사할 수 있는 기성용이 후방에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큰 차이다. 키르기스스탄과의 2차전에서 유난히 많은 패스미스가 나온 것은 출발부터 꼬인 영향이 적잖다. 우리 진영에서는 불안했고 상대 진영에서는 효율성이 떨어졌다.
하지만 3차전에서는 제법 안정이 됐다. 기성용이 복귀한 것은 아니나 손흥민이 가세했다. 손흥민은 중국전에서 공격형 MF로 배치됐다. 토트넘에서 그리고 이전까지 대표팀에서 주로 자리 잡던 윙어나 최전방 공격수가 아니라 2선의 중앙에서 공격의 연결고리 역할을 맡았던 것은 예상치 못한 선택이었다.
손흥민을 비롯한 대한민국 아시안컵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9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NAS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2019.1.1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손흥민을 비롯한 대한민국 아시안컵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9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NAS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2019.1.1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결국 최전방의 황의조를 비롯해 이청용-황희찬 등 날개들의 움직임은 나쁘지 않으나 그들을 향한 보급이 원활하지 않았다는 벤투 감독의 판단이었다.

코너킥과 프리킥 등 데드볼 상황에서의 키커도 손흥민이었는데, 전체적으로 준수하게 활약했다. 자신이 무리하게 돌파를 시도하거나 직접 마무리에 욕심을 부리지 않고 적절하게 상대 수비 틈을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 스스로 힘을 빼고 영리하게 조율했고 중국 수비수들의 파울을 자주 유발시켰다.

이런 그림이 22일 열리는 바레인과의 16강전에서도 나올 공산이 커졌다. 기성용 자리는 벤투 감독 부임 후 신임을 얻고 있는 황인범에게 돌아갈 전망이다. 이미 그런 역할을 해왔다. 다만, 아직 경험이라는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를 그 위에서 손흥민이 대신 해줄 수 있다. 중국전에서 중원의 움직임이 그러했다.

대회 직전 남태희가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마땅한 중앙 공격형MF가 보이지 않는 것도 이런 선택에 힘을 싣는다. 벤투 감독은 경기 전개가 여의치 않을 경우 개인전술로 '차이'를 만들 수 있는 창의적인 2선 공격수를 원했고 그 몫을 남태희에게 맡겼다. 그리고 만족도도 높았다. 그렇기 때문에 "남태희가 우리와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은 너무 안타까운 일"이라고 아쉬움을 전했을 정도다.

남태희의 공백을 구자철, 이재성 등이 번갈아 메우려했으나 낙점된 인물이 없었다. 그 갈증을 손흥민이 풀어줬다. 상대적으로 윙어(이청용, 황희찬)와 최전방(황의조)은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들이 있기에 벤투 감독은 다시 '센트럴 손'에 대한 고민을 할 것으로 보인다. 상황에 따라 날개로 또 톱으로 위치를 바꿀 수 있으니, 상대의 대비가 복잡해진다는 것도 나쁠 것 없다. 


lastuncle@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