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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인 봉사활동 갔다가 난청해소 아이디어 냈죠"

[CES]삼성전자 육성 스타트업 C랩 '스네일사운드'
2016년 CES에 C랩 첫 참가…올해는 8개 과제 참가

(라스베이거스(미국)=뉴스1) 주성호 기자 | 2019-01-10 09:23 송고
삼성전자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C랩에서 '스네일사운드'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김원균 리더(왼쪽)과 팀원이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가전박람회 'CES 2019'에서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삼성전자 제공) 2019.1.9/뉴스1 © News1
삼성전자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C랩에서 '스네일사운드'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김원균 리더(왼쪽)과 팀원이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가전박람회 'CES 2019'에서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삼성전자 제공) 2019.1.9/뉴스1 © News1

"주말마다 청각장애인을 돕는 봉사활동을 다니면서 난청 환자들이 겪는 불편함을 보게 됐어요. 저희가 만든 서비스를 써보신 난청 환자분이 고맙다고 손을 잡아줄 때 뭉클했습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9일(현지시간) 진행 중인 국제가전박람회 'CES 2019' 현장에서 만난 삼성전자 직원 김원균 리더(30)의 말이다.
김 리더와 마주친 곳은 CES 메인전시장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차로 10분 가량 떨어진 샌즈엑스포의 '유레카파크(Eureka Park)'다. 이곳에는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지만 기발하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상품을 내세운 전세계 각지의 스타트업이 즐비해 있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소속인 김 리더는 이곳에 자신과 동료 직원 4명이 함께 개발한 청력 보조 솔루션 '스네일사운드(SnailSound)'를 앞세워 참가했다. 이 서비스는 난청 환자를 위해 주변 소음을 제거하고 또렷한 소리를 듣게 해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다.

인공지능(AI) 기반으로 대화를 듣는 데 방해가 되는 소음은 제거하고 실시간으로 사용자의 청력에 맞게끔 소리를 보정해준다. 수백만원대의 보청기가 없어도 스마트폰 앱을 실행한 뒤 기존에 사용하던 일반 이어폰을 스마트폰에 꽂기만 해도 작동이 가능하다. 애플의 에어팟, 삼성전자의 아이콘X 같은 블루투스 제품도 호환된다.
김 리더는 "주말에 청각 장애인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자주 다니면서 이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면서 "회사에서 C랩 과제 공모전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해 여름부터 서비스 개발에 나섰다"고 했다. 김 리더는 자신과 뜻이 맞는 생활가전사업부, 반도체사업부 등 다른 사업부문 소속 직원 4명과 의기투합해 5개월만에 서비스를 내놓았다고 한다.

삼성전자 사내 벤처 육성프로그램 C랩의 '스네일사운드' 프로젝트 팀이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가전박람회 'CES 2019'에 내놓은 서비스의 모습. 2019.1.9/뉴스1 © News1 주성호 기자
삼성전자 사내 벤처 육성프로그램 C랩의 '스네일사운드' 프로젝트 팀이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가전박람회 'CES 2019'에 내놓은 서비스의 모습. 2019.1.9/뉴스1 © News1 주성호 기자

스네일사운드의 솔루션은 전시장을 방문하는 관람객이나 다른 기업 관계자들의 이목도 사로잡았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과정에도 미국, 중국, 유럽 등의 각국에서 관심을 받았다.

김 리더는 "난청으로 어려움을 겪는 한 참관자가 우리 서비스를 이용해보고는 본인의 400만원짜리 보청기보다 훨씬 또렷하게 들린다고 칭찬을 해주더라"며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뿌듯하게 생각하고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일부 기업 혹은 전문가들로부터 투자나 사업화에 대한 언급도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김 리더는 "우리 서비스를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계신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아직까지 수익화나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하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김 리더가 개발한 스네일사운드 솔루션이 세상의 빛을 본 것은 삼성전자가 진행하고 있는 사내 벤처 프로그램 'C랩' 덕분이다. 2012년 삼성전자가 도입한 C랩은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비즈니스 영역 발굴을 지원하는 사내 공모전 기반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기발한 아이디어만 있다면 직급, 연차, 성별, 소속 등에 관계없이 누구든 함께 모여 현업의 방해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스타트업처럼 근무가 가능하다. 개인만의 사업화에 도전하길 원할 때는 C랩 스타트업 독립을 위해 스핀오프도 적극 지원한다. 만약 창업이나 분사 후에 사업에 실패하더라도 5년 이내 복직이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8월 '경제활성화' 대책에서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C랩 프로젝트를 5년간 500개 육성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국내 창업 생태계 확산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 2개의 과제를 들고 CES에 처음 참가했던 삼성전자 C랩팀은 2017년 3개, 2018년 3개에 이어 올해는 8개를 앞세웠다. 스네일사운드를 비롯해 △티스플레이 △아이모 △미디오 △프리즘잇 △퍼퓸블렌더 △기린 모니터 스탠드 △에이라이트 등이 참가했다.


sho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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