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형욱 국무조정실장,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 News1 임세영 기자

노형욱 국무조정실장은 26일 ICO(가상화폐공개·사업자가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 코인을 발행하고 이를 투자자들에게 판매해 자금을 확보하는 방식)와 관련 정부의 입장에 대해 "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노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ICO와 관련) 아직 실태조사가 마무리가 덜 됐지만, 1월 중으로 되지 않을까 싶다"며 이렇게 말했다.노 국무조정실장은 "국내 기업들 중에도 해외에서 간접적으로 ICO를 하는 사례가 있다고 그래서 지금 현재 금감원에서 실태조사가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실태조사는 다 됐는데 이걸 어떻게 좀 더 분석하고 마무리하는 작업이 남아서 1월 중에는 가능할 것"이라며 "최종적인 정리를 봐야 되겠습니다마는 그동안 금감원이 중심이 돼서 파악한 바를 보더라도 ICO 하는 데 대해 상당히 우려가 많다"고 덧붙였다.

국회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국무조정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안전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금융위원회 등 정부부처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특위 위원들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4차 산업혁명 분야에 대한 정부의 안일한 대처를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특히 위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한 정부의 정책이 서로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짚었다.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리 문재인 정부에서 유흥·사양 산업을 제외하고 모든 산업에 대해서 벤처기업으로 지정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었는데, 정작 가상화폐 거래소는 벤처기업이 되지 못하도록 했다"면서 "가상화폐 거래소는 무조건 벤처기업이 될 수 없도록 만든 조치는 문제가 있다. 정책의 일관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같은당 김성수 의원은 "전문가들은 두 개를 분리해서는 이게 답이 안 나온다, 블록체인기술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ICO 문제를 어떻게 하든지 풀어야 된다고 얘기하고 있는데 정부는 2개를 완전히 분리해서 하나는 금지하고 하나는 육성할 수 있다고 답변을 하고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한 정리부터 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은 "연초 투기광풍이라고도 불렸던 비트코인 투기 열풍을 잠재우기 위해 최소한의 필요한 조치가 있어야 했다는 점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지나치게 강력한 규제를 발동해 전체 불씨를 다 꺼뜨렸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블록체인에 대한 개념만 해도 정부는 아직도 분산원장 기술 정도로 이해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정부의) 인식 자체가 너무 뒤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위원들의 지적에 대해 노 국무조정실장은 "지난 6월 과기부를 중심으로 해서 블록체인 발전 기본 전략도 발표를 하고 나름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만 저희가 블록체인을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규제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가상화폐거래, ICO(가상화폐공개·사업자가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 코인을 발행하고 이를 투자자들에게 판매해 자금을 확보하는 방식) 부분은 투자자에 대한 보호라든지, 시장의 안정성 이라던지 이런 것을 좀 균형있게 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특위에서는 휴가를 이유로 불참한 유영민 과기부 장관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바른미래당 소속인 이혜훈 특위 위원장은 "4차산업혁명과 관련 정부부처의 열의나 관심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지금 이 상황에 휴가를 신청했기 때문에 못 나온다는 말이 나오느냐. 굉장히 유감스럽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