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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M]"AI와 인간 중 누구에게 의료상담 받겠습니까?"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2018-12-25 09:05 송고
테크M 제공© News1
테크M 제공© News1

"인공지능(AI)과 인간 중 누구에게 의료상담을 받겠습니까?"

이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당신은 어떤 대답을 할까. 영국 런던의 디지털 의료서비스 기업 '바빌론'이 지난 2017년 런던병원과 함께 실험에 나섰다. 영국 국민건강서비스(NHS)로 걸려오는 상담전화 일부를 바빌론의 AI에게 맡긴 것이다. 전화를 건 상담자들에게 특정 앱(NHS Online: 111)을 다운로드해 AI에게 의료상담을 받을 것인지, 조금 기다리더라도 인간과 상담할 것인지를 선택하도록 했다.
결과는 흥미로왔다. 지난 2017년 1월말부터 10월초 사이에 이 앱을 이용한 4만명 가운데 60% 이상이 인간 대신 AI를 선택했다. 특히 AI가 환자에게 자가 치료법에 대해 조언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부터 환자 중 절반 이상이 병원예약을 취소했다는 게 바빌론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AI의 정확도는 어느 정도일까. 런던 임페리얼대와 미국 스탠퍼드대는 지난 6월 바빌론 AI가 영국에서 정식 의사가 되기 위해 꼭 통과해야 하는 '영국 로얄대 일반의사 시험'(RCGP)에 응시한 결과, 영국 의대생 평균 9%보다 높은 81%의 합격률을 보였다. 

<테크M> 12월호에서는 미국 MIT 대학이 발행하는 기술 전문지 MIT테크놀러지리뷰의 기사 '이제 챗봇 의사가 당신을 진료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다뤘다. AI 발전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의료 생태계 변화, 그에 따른 한계점은 물론 AI가 인간 의사를 대신하는 게 가능한지를 짚는 내용이 담겼다.

AI는 이미 환자와 의료 전문가 사이에서 자리매김하며 헬스케어 최전선을 바꿔 놓고 있다. 영국의학협회에 따르면 의사 중 84%가 과도한 업무량으로 진료 품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는 답변을 했다. AI는  과로가 생활화돼 있는 의사들에게 도움이 된다. AI가 각종 서류작업과 처방 업무를 대신하면서, 의사들은 본연의 역할에 더 충실할 수 있을 전망이다. 런던 동부에서 일하는 누런 바티는 의사는 "의사 업무량을 줄여서 의사가 진짜 잘할 수 있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 주는 무엇이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개인정보 문제와 안전 문제는 항상 대두될 수밖에 없다. 우선 환자들은 자기 개인 정보를 공유할 의향이 있는지도 논란이다. AI가 빅데이터를 수집해 결론을 내는 방식이기 때문에 다수 환자의 빅데이터가 필요하다. 그러나 개인정보 보안의 문제로 공유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치료나 처방에 대한 안전성 보장이 논란이 될 수 있다. 만약 AI가 제시하는 치료 방식과 환자 본인이나 의사가 생각하는 방식이 달라 다른 치료로 불의의 사고가 나게 되거나 알고리즘이 무언가를 놓쳐 판단을 잘못 내렸을 때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또 바빌론이 과도한 마케팅을 했다는 의견도 있다. 르완다 보건부 장관은 영국 BBC 인터뷰에서 "바빌론이 르완다에서도 서비스 되고 있지만 르완다 지역에서 발생하는 전염병(말라리아)에 대한 질문이나 정보는 거의 없는 것 같다"면서 "바빌론 앱이 실제 의사를 만나는 것보다 좋지 않을 수도 있다"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마틴 마셜 영국 로얄대 의사시험(RCGP) 대표는 "의사들이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바빌론 기술은 환상적이지만 하지만 컴퓨터는 컴퓨터일 뿐"이라면서 "의사들은 고도로 숙련돼 있으며, AI 등 기술이 그들을 도울 수 있을자 몰라도 대체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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