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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물재생센터에 임대주택?…'미운 오리 백조 만든다'는 약조는?

공원 예정지에 2390가구 공급…주민 반발 불보듯
기존 건물에 짓는다지만 일부밖에 되지 않아

(서울=뉴스1) 진희정 기자 | 2018-12-25 09:00 송고 | 2018-12-25 11:22 최종수정
서남물재생센터 태양광발전(서울시 제공)© News1
서남물재생센터 태양광발전(서울시 제공)© News1

서울시가 애초 주택공급이 아닌 다른 방식의 개발이 예정됐던 곳에 2000가구 이상을 짓기로 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강서구 서남 물재생센터는 악취가 심한 하수처리 시설로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르는 곳이다. 시는 이곳을 지하화해 대규모 공원을 조성한다고 했지만 이번에 주택공급지로 발표되면서 주민들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25일 서울시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남물재생센터는 서울 강서구 방화3동 65-2 일원에 위치하며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가 지난 2009년 지하화하기로 한 뒤 그 자리에 대규모 생태공원 계획을 발표한 곳이다. 총 3단계 사업 계획중 2021년까지 1단계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며 현재 대림산업이 공사중이다.
물재생센터는 생활 하수를 처리하는 곳으로 서울에선 강남구 탄천, 강서구 서남, 중랑구 중랑, 고양시 덕양구 난지 등 4곳 물류재생센터에서 서울의 25개 자치구와 경기도 5개시의 생활 하수를 처리한다. 특이 이들 물재생센터는 민원 발생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서울연구원이 작성한 '서울시 공공환경시설의 악취관리 강화방안'을 보면 2010~2012년 3년간 악취민원이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물재생센터로 서울시 전체 민원의 81.8%를 차지했다. 민원은 6월부터 늘어나 여름철인 8~9월 발생건수가 63.6%로 절반을 넘었다.

이른바 주민 혐오시설로 여겨지던 서남 물재생센터를 지역 대표 친환경시설로 바꿔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되돌리는 마스터플랜이 2007년 한국종합기술에 맡겨졌다. 자칭 '미운 오리 백조 만들기' 프로젝트다. 한국종합기술은 3년 뒤인 2010년 8월 대림산업 컨소시엄에 참여해 3000억원 규모의 1단계 사업권을 따냈다.
공사 관계자는 "2021년까지 1단계 사업을 목표로 진행중이며 완전히 덮으려면 하수처리시설을 추가로 지하화해 2040년까지 가야 한다"면서 "지하화로 확보한 부지는 생태연못과 체육공원, 수상시설 등이 조성돼 시민들의 휴식과 교육 공간으로 활용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지역주민에게 사전 고지도 없이 기존 용지 활용 계획을 전면 변경해 공공주택 2390가구를 건립하겠다고 나섰다. 시는 전체 부지에 주택을 짓는 것이 아니라 서남물류재생센터의 테니스장과 시설관리 건물에 먼저 짓고 공원 조성 중인 일부 택지(7만3000㎡)를 활용해 순차적으로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수십 년간 하수처리시설에서 나는 악취로 고생했던 인근 주민들의 불만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강서구 한 주민은 "요즘 같은 날씨엔 6월부터 악취가 나기 시작한다"면서 "대규모 생태공원을 도입해 지역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던 계획을 하루아침에 바꿔버린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2000가구가 넘는 단지에 초등학교도 들어서야 하는데 한쪽에선 지하화하고 한쪽에선 조금씩 아파트를 짓는다면 누가 좋아하겠냐"면서 "분양주택은 커녕 임대주택이 들어설 경우 슬럼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 관계자는 "분양과 임대 비율, 사업지역 등 상세 내용을 포함한 주택공급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며 "일부 용지만 활용하는 식이기 때문에 상세 내용이 발표되면 논란이 잦아들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시는 중소 규모 택지 이외에 노후임대주택 용적률 상향 재건축, 소규모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한 용적률 인센티브, 도심 상업·준주거지역 용적률 및 주거 비율 확대 등을 담은 내용을 조만간 밝힐 예정이다.


hj_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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