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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총결산] 영화계, 7大 사건…'미투'에 울고 쌍천만·퀸 덕에 웃고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2018-12-21 08:00 송고
뉴스1 DB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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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영화계도 다양한 일들이 있었다. 할리우드발 '미투' 운동은 영화계에서 공공연히 자행됐던 성폭력을 방증하는 사건이었고, 영화계 성폭력 근절을 위해 여성영화인모임이 한국영화성평등센터든든을 개소하는 계기가 됐다.

올해도 천만 영화가 탄생했다. '신과함께-죄와 벌'에 이어 '신과함께-인과 연'이 천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시리즈가 '쌍천만' 관객 동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보면 외화들이 강한 힘을 발휘한 한 해 였다. '블랙팬서'부터 시작해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앤트맨과 와스프' 등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속한 영화와 '미션 임파서블'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 '보헤미안 랩소디' 등이 11월까지 누적 흥행 상위권 10위 안에 들었다. 외화가 올해 전체 흥행 TOP10 중 6개라는 점은 눈여겨 볼만하다. (영화진흥위원회 11월 한국영화산업 결산 보고서) 특히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천만명을 돌파하며 뜨거운 인기를 증명했다.
외화들의 기세가 강했던 만큼 상대적으로 한국 영화들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냈다. 기대작이었던 '염력' '인랑' 등의 대작 영화들이 흥행 참패했고, 천만 꿈나무였던 '안시성' 역시 흥행면에서는 기대에 미치지는 못해 본전 회수에 그쳤다.

올해 영화계를 뒤흔든 주요 사건 7가지를 정리해봤다.
MBC 'PD수첩 캡처 © News1
MBC 'PD수첩 캡처 © News1
◇ '미투'…사라진 김기덕·조재현·오달수

올해 초 영화계를 비롯한 연예계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으로 인해 한바탕 물갈이를 했다. 할리우드에서 시작된 '미투 운동'이 우리나라 연예계로 이어져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재현, 오달수, 최일화, 한재영 등이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됐고, 자숙의 시간을 갖고 있는 중이다.
오달수, 최일화는 사건 전 촬영한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에서 편집됐고 이들의 역할은 다른 배우들로 교체됐다. '미투'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은 현재 활동을 중단한 상황. 하지만 김기덕 감독의 경우 MBC 'PD수첩'을 통해 카자흐스탄 등 해외에서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News1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News1
◇ '신과함께' 쌍천만

'신과함께' 시리즈는 '쌍천만' 축포를 올렸다. 지난해 연말에 개봉한 '신과함께-죄와 벌'은 '어머니의 사랑'이라는 인류 보편적인 주제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천만 관객을 동원했을 뿐 아니라 대만과 홍콩 등 해외 시장에서도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는 등 눈에 보이는 성과를 냈다. 이 같은 흐름은 여름 개봉한 '신과함께-인과 연'에도 이어져 2부인 이 영화마저 천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성공헀다.

특히 '신과 함께' 시리즈는 대만에서 역대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 1, 2위를 기록했고 홍콩은 역대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 2, 3위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한국적인 세계관을 반영한 신선한 드라마와 배우들의 호연 등이 해외에서의 인기 요인으로 꼽혔다.
© News1 영화 '버닝' 포스터
© News1 영화 '버닝' 포스터
◇ 이창동 '버닝',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8년 만에 신작으로 돌아온 이창동 감독의 '버닝'은 제71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이로써 우리나라 영화는 지난해 홍상수 감독의 '그후'와 봉준호 감독의 '옥자'에 이어 또 한 번 경쟁부문 진출작을 내놓게 됐다.

칸영화제 현지에서 '버닝'에 대한 해외 평단의 반응은 압도적일 정도로 호의적이었다. 현지에서 칸영화제 기간 데일리지를 발간하는 미국 매체 아이온시네마와 르 필름 프랑세즈 등에서 각각 4점 만점에 3.9점, 만점을 뜻하는 황금종려가지 3개를 받으며 상위권에 올라갔다.

하지만 '버닝'은 본상 수상에는 실패했다. 언론이나 평단의 반응이 너무 좋을 경우 영화제 심사위원들에는 오히려 주목을 받기 어렵다는 통설을 증명하는 결과로도 여겨졌다.

현재 '버닝'은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 1차 후보 9편 중에 한국 영화로는 최초로 이름을 올렸다. 또한 이 영화는 로스엔젤레스 영화비평가협회와 토론토 영화비평가협회에서 각각 외국어영화상과 남주조연상(스티븐 연)을 수상하는 등 아카데미 본상 수상의 청신호를 켰다. 그뿐 아니라 주인공 유아인은 올해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2018년 최고의 배우 12인 중에 이름을 올렸다.
'인랑' 포스터 © News1
'인랑' 포스터 © News1
◇ 기대작들의 흥행 부진…'염력' '7년의 밤' '인랑' 등

올해는 관객들의 기대가 컸던 기대작들이 대거 흥행에 실패하며 실망감을 줬다. '부산행'으로 천만 관객을 동원한 연상호 감독의 1월 개봉작 '염력'은 기대와 달리 99만 명 남짓만을 동원하며 흥행에 참패했다. '달콤한 인생' '놈놈놈' '밀정'으로 매번 흥행작을 내놓았던 김지운 감독도 강동원, 정우성 등 톱스타를 내세운 영화 '인랑' 을 내놨지만 약 90만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정유정 작가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7년의 밤' 역시 약 53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실망스러운 성적을 냈다.

이창동 감독의 '버닝'의 경우 역시 약 53만 관객과 함께 하는데 그쳤지만, 비평적으로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염력'과 '인랑' '7년의 밤'은 상업성 뿐 아니라 비평적인 면에서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을 많이 받았고, 아쉬움을 낳았다.
'블랙팬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앤트맨과 와스프' 포스터 © News1
'블랙팬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앤트맨과 와스프' 포스터 © News1
◇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번역 논란

천만 관객을 동원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당황스러운 결말과 이 결말의 황당함을 더욱 배가시킨 오역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다. 오역으로 지적된 부분이 여럿 있었지만 대표적으로는 결말 해석에 영향을 미치는 마지막 시퀀스의 대사가 문제가 됐다. 번역의 오류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결말에 대해서도 다른 해석을 하게 됐다는 것. 화가 난 일부 관객들은 이 영화의 번역가에 대해 '작품(번역) 참여에 반대한다'며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올리기까지 해 화제를 모았다.  
엄앵란(왼쪽)고 故 신성일 영정 /뉴스1 © News1 정우용 기자
엄앵란(왼쪽)고 故 신성일 영정 /뉴스1 © News1 정우용 기자
◇ 원로 배우 신성일 별세

한국 영화계 영원한 은막의 스타 신성일(본명 강신성일)이 지난 11월 폐암 투병 끝에 향년 81세로 세상을 떠났다. 신성일의 장례는 고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장례는 영화인장(3일장)으로 치러졌으며 유골은 고인이 직접 건축해 살던 가옥인 경북 영천의 성일각에 안치됐다.

고인의 장례식에서 아내 엄앵란은 유족을 대신해 취재진에게 "억지로 안 울고 있다. 이따 밤 12시에 이부자리에 누워 울겠지. 그동안 희로애락도 많지만 엉망진창으로 살았다. 다시 태어나서 산다면 이제는 선녀같이 공경하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남편에 대한 절절한 사랑을 고백했다.

고 신성일의 빈소에는 연예계 원로인 최불암, 송해, 이순재, 신영균, 안성기,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전 이사장, 문성근, 선우용여, 김수미 등을 비롯해 이창동 감독과 정지영 감독 및 이회창 전 국무총리와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등 수많은 유명인들이 찾았다.
'보헤미안 랩소디' 흥행 기념 스페셜 포스터 © News1
'보헤미안 랩소디' 흥행 기념 스페셜 포스터 © News1
◇ '보헤미안 랩소디' 신드롬

역사상 가장 위대한 프론트 맨 중 하나인 밴드 퀸의 프레디 머큐리와 퀸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지난 10월 31일 개봉 후 개봉 약 두달째 신작들과 박스오피스 1,2위를 다투는 힘을 보이고 있다. '보헤미안 랩소디'의 흥행 양상은 매우 이례적인 케이스로 여겨진다. 70~80년대 활동한 퀸을 잘 알지 못하는 관객들까지 영화를 통해 퀸을 접하고 그들의 팬이 되면서 영화에 대한 붐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급기야 800만명을 돌파한 '보헤미안 랩소디'는 퀸의 본고장 영국을 뛰어넘고 한국에서 전 세계 누적박스오피스 1위(북미 제외)를 하기까지 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음악영화로는 신기록을 낸 성적이다. 일각에서는 '보헤미안 랩소디'의 천만 돌파까지 예측하고 있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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