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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비난 자제한 北김정은…타협점 고심하나

김정은, 김정일 사망 7주기 "억세게 싸워나가자"
美비난 수위 조절 관측…신년사도 연속석상 가능성

(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2018-12-18 18:51 송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News1 DB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News1 DB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7주기를 맞아 "투쟁"을 강조하면서도 별다른 대미 메시지는 내놓지 않아 그 의도가 주목된다. 미국을 의식해 나름 수위 조절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북한도 교착 장기화 상황에서 타협점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음을 방증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 관영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뒤 "우리 당은 지난 7년 세월 장군님의 사상과 노선, 장군님식 혁명원칙을 고수하고 유훈을 관철하기 위하여 투쟁해 왔다"며 "장군님의 구상과 염원을 끝까지 실현하기 위해 억세게 싸워나가자"고 말했다.    

미국의 시간 인권 등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것을 대내에 천명함으로써 미국에 양보를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참배 당시 최근 미국의 인권제재 대상에 오른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을 오른쪽에 세운 것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작년 6주기 당시 김 위원장은 양 옆에 아무도 세우지 않은 채 혼자 참배했었다.  

다만 이날 김 위원장은 직접적으로 미국을 겨냥하지는 않았다. 전날 북한 외무성이 "비핵화에로 향한 길이 영원히 막힐 수도 있다"며 판을 위협했던 것과 비교된다.
북한 외무성은 조선중앙통신에 미국연구소 정책연구실장 개인 명의로 발표한 담화에서 "국무성을 비롯한 미 행정부 내의 고위 정객들이 신뢰 조성과는 전혀 인연이 없는 우리에 대한 제재압박과 인권소동의 도수를 전례없이 높이는 것으로 우리가 핵을 포기하도록 만들 수 있다고 타산하였다면 그보다 더 큰 오산은 없으며 오히려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에로 향한 길이 영원히 막히는 것과 같은 그 누구도 원치 않는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북한이 겉으로는 미국과 고위급 회담을 계속 거부하면서도 속으로는 '대화의 끈'은 놓지 않기 위해 대미 비난을 자제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외무성 담화 역시 원론적 비난에 그치고 있고 비난의 대상도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미국 국무부 고위 관료'로 명시했다는 점에서 나름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북한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으로 직행하기 위해 이같은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고와 검증을 피하기 위해 실무 혹은 고위급 회담을 생략하고 앞서 6·12 1차 정상회담과 같이 곧 바로 양 정상간 큰 틀에서의 합의로 직행하는, 이른바 '트럼프 대통령과 직거래 전략'을 위해 북한도 판 자체가 흔들리는 것은 원치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볼 때 북한은 당분간 먼저 부정적인 발언이나 행동을 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며, 내년 1월 1일 발표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도 이와 비슷한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 입장에서는 판을 흔들기에는 감수해야하는 리스크가 너무 크고 그렇다고 자존심을 중요시하는 북한 체제 특성상 미국의 시간.인권 압박에 굴복할 수도 없기 때문에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직접적인 비난은 피하면서 협상 구도 자체를 자신들의 원하는 수준에서 환기시키는 것까지가 현재 북한이 취할 수 있는 스탠스"라며 "내년 신년사도 여기에 연속석상에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bae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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