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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주주 행동주의펀드 막 올랐다

"주주가치 높여라"…KCGI·플랫폼파트너스
빗장 열린 헤지펀드…"경영 참여 늘어날 것"

(서울=뉴스1) 양종곤 기자 | 2018-12-16 14:21 송고 | 2018-12-16 19:59 최종수정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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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행동주의를 표방한 국내 펀드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이들의 공세는 배당 요구, 경영 견제 정도다. 앞으로는 기업 경영권을 위협할 펀드가 등장할 수 있다.

◇한진칼에 감사 선임 방해 말라고 '경고'
16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한진칼 2대 주주(9%)가 된 KCGI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국내 행동주의 펀드 1세대인 강성부 대표가 올해 7월 설립했다.

KCGI는 최근 한진칼 이사진에 단기차입금 증액 결정을 철회하라고 공문을 보냈다. 한진칼이 차입금을 늘려 자산 규모를 높이는 방식으로 감사 선임을 방해할 의도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자산 2조원이 넘는 기업은 감사 선임 대신, 감사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 감사위원을 선임하면 주주의 의결권이 3%로 제한된다. 지분 9%를 보유한 KCGI는 주주로서 영향력도 '3%'로 줄어든다.
앞서 6월에는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이 등장했다.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의 지분 3.11%를 쥔 주주다.

플랫폼은 맥쿼리인프라에 기존 운용사인 맥쿼리자산운용의 해임을 요구했다. 맥쿼리운용이 받는 지급 보수가 너무 많고 이곳이 주주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맥쿼리인프라는 주주의 분배금이 늘어나는 방향으로 보수를 조정했다. 맥쿼리운용 해임안을 두고 주총에서 주주 '표 대결'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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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 자본서 주주 권리로…달라진 평가

그동안 이런 행동주의펀드는 대부분 해외 펀드였다. 대표적인 펀드는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다. 2015년 삼성물산 주주였던 엘리엇은 제일모직과 합병 비율을 문제 삼았다. 올해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반발했다. 2003년 SK에 대한 소버린, 2005년 KT&G에 대한 칼아이칸도 있다. 

재계에서는 이를 '투기적 자본의 공세'라고 규정짓고 비난했다. 당시 소버린은 9000억원대의 차익을, 칼아이칸은 1500억원대의 차익을 남기고 철수했다. 이 기간은 약 1년에 불과했다. 대기업의 낙수효과를 기반으로 대기업을 보호해야 한다는 여론도 형성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정부 주도로 이런 펀드들을 바라보는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공단이 스튜어드십 코드(의결권 행사지침)를 도입했다. 배당뿐만 아니라 기업의 부당지원행위, 경영진 일가 사익 편취행위 등에 대해 다양한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문재인 정부는 재벌개혁 관점에서 스튜어드십 코드를 접근한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한국형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등장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지난 9월 사모펀드 규제를 일원화해 10% 이상 주식 보유나 의결권 행사 제한 규정을 없애기로 했다. 여권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엘리엇이 나와야 한다는 게 사모펀드 규제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상헌 연구원은 "그동안 국내 경영참여형 헤지펀드는 '10%룰' 때문에 대기업 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했다"며 "앞으로 국내에도 주주 행동주의 펀드가 활성화되면서 기업에 대한 경영 참여가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기업지배구조 개선 이슈가 부각되면서 일반투자자의 사회책임투자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ggm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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