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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영화시장 "20대 '입소문' 파워↑ 성수기·비수기 구분 모호"

CJ CGV 빅데이터 분석 "콘텐츠 좋다면 비수기에 '바이럴 전략' 효과"
내년 핵심 키워드 '헤비유저&워라밸'…성장 발판 삼아야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2018-12-06 15:45 송고
승원 CJ CGV 마케팅담당이 '2018 하반기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News1
승원 CJ CGV 마케팅담당이 '2018 하반기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News1

한국 영화시장에서 성수기와 비수기의 구분이 갈수록 모호해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대가 만들어 내는 '입소문' 파워가 영화 흥행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가 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영화 콘텐츠가 훌륭하다면 대작이 쏟아지는 전통적인 성수기보다 비수기에 개봉하는 전략이 더 효과적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어벤져스:인피니티워', '곤지암', '레디플레이어원', '완벽한 타인' '서치'에 최근 역주행 중인 '보헤미안 랩소디' 등 비수기에 개봉한 영화들은 흥행 목표를 대부분 뛰어넘었다. 
◇더욱 중요해진 '입소문'…관람 전 관객당 평균 '3.7회' 검색

이승원 CGV 마케팅담당은 6일 '2018년 영화산업 결산 및 2019년전망' 발표를 통해 비수기에 개봉한 영화들이 히트를 치는 트렌드 변화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성수기에 개봉한 대작 영화라고 해도 나쁜 입소문이 돌면 흥행에 실패했다고 되돌아봤다.

실제 CGV 리서치센터 월별 데이터에 따르면 비수기로 꼽히는 4월에 '마블 시리즈'가 포진하면서 전년 대비 관람객이 증가했다. 그러나 성수기로 꼽히는 9월과 10월의 누적 관객수는 오히려 줄어들며 올해의 '아픈 손가락'이 됐다.
'2018년 영화산업 결산 및 2019년 전망' 자료© News1
'2018년 영화산업 결산 및 2019년 전망' 자료© News1

CGV는 이를 특정 시즌에 대작 영화가 집중적으로 몰려 경쟁이 치열해졌고 관객들이 관람 전 영화 정보를 수차례 검증해보는 트렌드가 겹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이 담당은 "인건비와 촬영 환경 변화 등으로 영화 제작 비용이 올라가면서 큰 사이즈 영화일 경우 특정 시기에 대작 영화들이 몰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그러나 올해 흥행했다고 한 영화 중 상당수는 비수기에 개봉해 목표했던 수치를 초과 달성했다"고 말했다.

CGV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20대의 입소문'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이 담당은 "요즘 20대들은 영화를 볼 때 4개 이상 채널에서 영화에 대한 평가를 검색해 보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관객들이 영화를 선택하기 전에 찾아보는 정보가 평균 3.7개였지만, 20대들은 그보다 많이 검색하면서 부정적인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령이 어리고, 라이트 고객일수록 자신이 볼 영화에 대해 정보를 탐색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관객들이 이젠 단순히 배우, 감독, 예고편 등과 같은 영화 내적 요인만 가지고 극장을 찾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영화는 다양한 장르와 새로운 소재를 무기로 내세우면서 20대들이 흥행을 끌어줬고 외화 분야에서는 '어벤져스' '미션임파서블' '쥬라기 월드' 등 프랜차이즈 영화 비중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8년 영화산업 결산 및 2019년 전망' 자료© News1
'2018년 영화산업 결산 및 2019년 전망' 자료© News1

◇"성수기 흥행보다 비수기 흥행이 영화 산업 더욱 키워"

이 담당은 20대의 선택을 받으면 꼭 성수기가 아니더라도 목표했던 수치를 달성할 수 있는 시대라고 진단했다. 올해 '서치' '보헤미안 랩소디' '월요일이 사라졌다' 등 입소문으로 박스오피스 순위를 역주행하는 '개싸라기 흥행'이 다수 나오면서 장기 상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 담당은 "명절 연휴 등 성수기엔 아무리 재미있는 영화가 개봉된다 해도 시장이 확 커지기 않기 때문에 편차가 크지 않아 한계가 있다"며 "그러나 비수기 시장은 변화의 폭이 크다. 영화가 좋다면 수많은 채널을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시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 영화시장 또 하나의 특징으로 20대 관람객의 증가를 꼽았다. 특히 2013년 대비 2018년에는 25~29세 고객 비중이 18%에서 22%로 4%포인트(p) 올라 눈길을 끌었다.

이 담당은 "20대 관객은 여가 산업, 특히 영화 산업에 있어 근간이 되는 핵심고객으로 매우 중요하다"며 "지난해 포럼에서 젊은층의 이탈로 장르의 신선함, 소재의 특별함, 공감대 등의 필요성에 대해 말씀 드렸는데 올해엔 한국 영화 중심으로 이 시도들이 실행돼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3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한국 영화 '완벽한 타인', '암수살인', '탐정:리턴즈', '독전', '마녀' 등은 2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40%가 넘었다"며 "'너의 결혼식', '곤지암' 등 새로운 시도를 한 영화들이 나름 성공하면서 긍적적인 시그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2018년 영화산업 결산 및 2019년 전망' 자료© News1
'2018년 영화산업 결산 및 2019년 전망' 자료© News1

◇BTS '번 더 스테이지' 퀸 '보헤미안랩소디'…'팬덤'이 시장 견인  

CGV는 아울러 올해 영화시장을 '팬덤' 문화가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먼저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등장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번 더 스테이지:더 무비' 또한 팬덤이 만들어낸 쾌거다. 개봉 이후 12일 만에 30만 관객을 돌파했다.

번 더 스테이지:더무비의 재관람률은 10.5%로 10만 이상 영화 중 역대 최고 재관람률 수치를 기록했다. 이 담당은 "아이돌 시장만 놓고 보면 올해 BTS시대가 아니었나 싶은데 극장에서도 증명됐다"며 "이 여세를 몰아 트와이스랜드를 내일 개봉하는데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헤미안 랩소디' 경우 2030세대에 입소문이 나면서 개봉 한 달이 넘은 시점에도 정상권을 유지하고 있다. 싱어롱 버전으로 시작된 떼창은 춤과 야광봉이 어우러진 콘서트장으로, 또는 프레디 머큐리 코스프레의 장으로, 또는 프로 떼창러 대관 행사로 관객에 의해 변형되면서 자가 발전했다는 분석이다.

17년 만에 4DX 버전으로 재개봉한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26만명을 동원해 역대 재개봉 영화 중 3위를 기록했다. 추억이 있는 20대와 입소문을 듣고 자란 10대들이 흥행을 주도했다.

이승원 마케팅담당은 "극장 팬덤 현상은 올 하반기 국내 영화 시장의 활기를 불어넣어 준 특별한 현상"이라며 "팬덤 작품들을 일궈낸 바탕에는 스크린X, 4DX 등 최적의 관람 환경을 제공한 토종 상영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18년 영화산업 결산 및 2019년 전망' 자료© News1
'2018년 영화산업 결산 및 2019년 전망' 자료© News1

◇2019년 핵심 키워드는 '헤비 유저' & '워라밸' 

이 담당은 내년엔 한 해 14회 이상 극장을 방문하는 헤비유저(HeavyUser) 고객층이 증가하고 주 52시간 근무제 정착 등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트렌드 확산으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했다.

리서치 센터 자료에서 헤비 유저가 증가해 CGV 회원 비중으로 올해 이미 27%를 넘어섰다. 이 담당은 "시장 성장의 발판에는 헤비 유저가 있는 만큼, 내년 개봉 예정인 '캡틴 마블', '어벤져스4', '킹스맨3', '겨울왕국2' 등의 다수 기대작들이 예상대로의 성과를 내준다면 2019년에는 관람객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특히 올해부터 시행된 주 52시간 근무에 따른 워라밸 트렌드로 관람객 증가에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실제 주 52시간 근무제가 정착되어 가고 있는 10월 이후부터는 주중 저녁시간 관람객 비중이 17년 24.3%에서 18년 26.8%로 2.5%p 높아졌다.

이 담당은 "2019년에도 연 14회 이상 극장을 방문하는 헤비유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워라벨 문화가 확산하면서 국내 영화산업 발전을 이끄는 핵심 키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최병환 CJ CGV 신임 대표이사(54)는 인사말을 통해 '글로벌 Top5'란 위상을 바탕으로 CGV가 한국영화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기여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최 대표는 "영화 업계에서 통상적인 성수기라는 콘셉트가 희미해지고 있다"며 "예전엔 겨울과 여름 휴가시즌, 명절이 성수기였는데 이젠 극장 간 경쟁하는 시대가 아닌 극장이 해외여행하고 경쟁하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울러 VOD와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OTT(Over The Top)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관객의 영화 관람 패턴을 변화시켜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면서 "CGV가 경험과 지식, 인사이트를 공유해 영화계가 안고 있는 본질적인 숙제를 함께 고민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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