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태영호 "김정은 서울답방 실현해야…자유민주주의 학습 기회"

"北지원, 돈 아닌 대한민국 국력 체감할 방식으로 해야"

(서울=뉴스1) 강성규 기자 | 2018-12-05 11:41 송고 | 2018-12-05 11:49 최종수정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 News1 김명섭 기자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 News1 김명섭 기자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는 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답방을 꼭 실현해야 한다"며 "이번 기회에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학습시키는 기회로 삼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태 전 공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백승주 자유한국당 의원과 한국국방안보포럼이 주최한 '대한민국 안보의 빛과 그림자' 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렇게 말하며 "김정은의 서울 답방이 이뤄지려면 김정은이 부담을 가지지 않도록 비핵화 문제는 연계하지 말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태 전 공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 당시 수십만 (북한주민) 환영인파들의 환대를 받았다고 해서 우리도 인위적 분위기를 만들어 대한민국의 존재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광화문 광장에서 백두칭송, 김정은 만세 소리와 함께 백두청산, 세습통치 반대의 목소리가 함께 울려나오는 자유민주주의 혼성 4부 합창단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줘야 이념의 차이를 인정하고 김정은의 서울답방이 목적했던 학습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질서와 가치관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아 경제기적을 이룬 원동력이었다는 것을 김정은이 알게 해야 1당 독재는 미래가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김정은에게 대한민국의 힘을 보여주고 핵을 포기하고 화해와 상생의 길을 걷게 하려면 서울 답방에서 김정은이 이를 인지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태 전 공사는 이와 함께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방안으로 △남북관계와 비핵화를 병행추진한다는 정부의 입장을 액면 그대로 이행할 것 △정부가 2차 북미정상회담을 성사시켜 이번에는 미국이 싱가포르 합의와 같은 시행착오를 범하지 않고 비핵화 협상이 올바르게 들어설 수 있게 견인 역할을 할 것을 제시했다.

또 대북제재 속에서 남북 사회 교류를 확대할 수 있는 대화방법을 모색할 것을 제안하며 "북한 주민의 마음을 살 수 있는 어린이들, 결핵환자, 장애인과 소외계층을 위한 의료 등 인도주의 지원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태 전 공사는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북한과의 군사합의에서 평화체제 구축의 핵심요소인 북한의 비핵화 문제는 빠지고 남북 사이 군축대상 범위가 재래식 무기분야로 국한된 것이 정말 아쉽다"며 "핵문제가 빠진 군축합의는 앞으로 이뤄질 합의도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는 매우 위험한 합의"라고 비판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 핵문제와 남북관계를 병행 추진한다는 우리 정부의 정책적 입장이 실제 추진단계서 선 남북관계, 후 비핵화로 자꾸 비치는 것도 아쉽다"며 "북핵협상 방향이 비핵화냐 핵군축으로 가느냐 하는 갈림길에서 우리 정부 정책에 대해 동맹국들로부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대북제재 해제 조건에 대해 북한의 핵공격 능력 제거에 둬야 한다는 제재해결 보편성의 원칙을 주장하는 미국, 유럽과 핵실험장 폐기와 추가도발을 하지 않으면 일부 제재해제를 명문화해주자는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대립구도에서 우리 정부가 특수성 원칙을 적용하자는 (북한 등 입장)쪽으로 치우치는 것도 불리한 흐름"이라고 지적했다.

태 전 공사는 "미국이 선 신뢰구축, 후 비핵화라는 북한의 비핵화 순서 논리가 담겨진 싱가포르 합의 당시 시행착오를 우리 정부가 사전에 차단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미국 외교력, 협상력에도 빈틈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 정부가 북한입장을 미국에 전달하고 마주앉도록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미국이 북한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견인했다면 트럼프 미 대통령이 김정은의 논리를 선뜻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승주 자유한국당 의원© News1 임세영 기자
백승주 자유한국당 의원© News1 임세영 기자

태 전 공사는 이 자리에서 행사를 주최한 백승주 의원과의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10여년 전 이탈리아에서 백 의원을 만나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호텔 로비에 앉아 위스키를 마시면서 우리 민족의 통일문제를 놓고 밤새 열띤 논쟁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태 전 공사는 "헤어질 때 백 의원이 기념품을 주겠다고 해서 이분이 돈을 많이 벌어 달러뭉치를 주려나 보다 하고 기다렸는데 기대했던 돈 봉투는 안주고 조그만 손톱깎이를 주더라"며 "그래서 이 양반 속이 이렇게 좁나 생각했는데 북한에 가서 손톱깎이를 써보니 너무 좋더라. 이후 10여년 동안 쓰고 (우리나라로) 망명할 때도 들고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남북경협에 참여하는 분들과 얘기할 때마다 이 손톱깎이 얘기를 한다"며 "(북한에) 돈을 주지말고 작은 물건이라도 주면 쓸 때마다 대한민국의 국력을 느끼게 될 것이다. 앞으로 남북경협에서 '백승주의 손톱깎이'방식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gkk@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