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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발사체 발사 성공까지…1200명의 땀방울이 있었다

항우연 연구원과 민간기업 연구원들이 '숨은 공로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2018-12-02 07:50 송고
28일 오후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엔진의 시험 발사체가 불을 뿜으며 하늘로 치솟고 있다.  2018.11.28/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28일 오후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엔진의 시험 발사체가 불을 뿜으며 하늘로 치솟고 있다.  2018.11.28/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지난달 28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발사체(KSLV-2) '누리호'의 핵심 엔진인 '시험발사체' 성능을 검증하는 시험이 성공적으로 완료됐다.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시험발사체 발사 성공으로 우리나라가 우주기술 개발에 대한 자립에 한 단계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이번 프로젝트의 숨은 공로자 1200여명의 연구진들에게 이목이 쏠리고 있다.

75톤급 액체엔진인 시험발사체가 151초간 성공적으로 비행하며 연소하기까지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 연구진 252명이 땀을 흘렸고, 부품을 제작한 국내 45개 기업의 1000여명의 직원들의 역할도 컸다. 
◇항우연 252명 연구진 개발성공 '한마음'

박문수 항우연 발사체제어팀 박사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 16개 팀 가운데서도 발사체제어팀이 비행시험을 가장 간절하게 기다렸을 터. 박문수 항우연 발사체기술개발단 발사체제어팀 박사는 "비행시험은 발사체 제어기술을 입증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기 때문에 발사일을 손꼽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박문수 박사는 연구과정에서 동료들의 다독임이 가장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발사과정에서 밤낮없이 일하면서 몸과 마음이 지쳤지만 연구원들끼리 협업하면서 견딜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창호 터보펌프팀 항우연 박사
발사체의 심장이라 불리는 '터보펌프'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최창호 발사체엔진개발단 터보펌프팀 박사는 "큰산을 넘었다는 안도감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항우연은 2000년대 중반 30t급 엔진의 선행 연구를 통해 터보 펌프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실제 발사체에 사용되는 연료와 산화제를 넣고 지상에서 시행할 수 있는 설비조차 없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2007년 해외 설비를 통해 시험에 들어갔으나 터보펌프가 폭발했다.
최창호 박사는 당시를 회상하며"부서진 펌프를 한국으로 가져와 점검하고 원인을 찾았고 그때의 실패의 원인 분석 등이 이번 75톤급 시험발사체의 온전한 성공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김종규 항우연 연소기팀 박사
우주발사체 엔진개발의 난제로 꼽히는 '연소불안정' 문제를 해결한 연소기팀도 이번 시험발사체 발사 성공의 주역으로 꼽힌다. 추진체가 급속히 연소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파수와 연소실 음향장이 공진을 일으켜 불안정하게 연소가 나타나는 현장인 연소불안정은 1930년대부터 발견됐지만 현재 기술로도 해결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항우연 연소기팀이 해결했다.

김종규 발사체엔진개발단 연소기팀 박사는 "연소불안정을 해결하기 위한 이론적인 방법이 나와있긴 하지만 연소기마다 해결하는 방법은 다르다"면서 "연소불안정 해결 비법은 우주 선진국들 사이에서도 거의 극비로 통한다"고 말했다. 이어 "1~2기의 엔진을 가지고 실험을 하는 게 아니라 여러 엔진으로 실험을 해야해 개발 일정의 타이트함을 느꼈다"면서도 "이를 해결해 앞으로 3단으로 구성되는 누리호 개발에 있어 연소기팀에서의 큰 기술적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시간 뒤 뵙겠습니다"…밤낮없었던 기업들

김종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추진기관생산부 생산기술팀 차장.

국산 발사체 연구에 참여한 45개 기업들의 노고도 빼놓을 수 없다. 김종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추진기관생산부 생산기술팀 차장은 "새벽까지 항우연 연구진들과 함께 일을 진행하고 헤어질 때 인사가 '내일 뵙겠습니다'가 아니라 '2시간 뒤 뵙겠습니다'였다"고 회상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5년간 항우연과 함께 발사체 개발 연구를 해왔다. 이번 시험발사체 개발을 위해서는 엔진 총조립, 터보펌프 제작, 주요 개폐밸브 제작 등의 업무를 맡았다. 김종한 차장은 "엔진을 조립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매뉴얼(설명서)이 없어서 맨땅에 해딩하는 기분이 들었다는 것"이라면서도 "우리가 스스로 조립절차, 프로세스 등을 수립해 나가는 즐거움도 있었다"고 소감을 얘기했다.

김종한 차장은 "시험발사체가 성공적으로 연소를 마쳤다고 했을 때 회사는 온통 축제 분위기였다"며 발사 성공 당시를 회상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앞으로 2021년 누리호 개발단계까지 함께 연구를 진행한다. 김종한 차장은 "3단형 발사체에 들어갈 엔진 조립에 더 박차를 가할 것"이며 "현재보다 좀더 경제성있는 엔진을 자체 연구하는 것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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