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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각 철회" vs "계속 추진"…서울교육청 조직개편 놓고 내홍

본청 줄이고 교육지원청 늘리고…"학교지원 강화"
일반직 본청 자리 줄자 반발…조희연 "시대적 요구"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2018-11-28 17:21 송고
서울시교육청 일반직공무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8일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조직개편안 철회 및 불평등 조장 교육감 규탄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8.11.28/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시교육청 일반직공무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8일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조직개편안 철회 및 불평등 조장 교육감 규탄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8.11.28/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2기 체제를 맞아 내놓은 조직개편안을 둘러싸고 내홍을 겪고 있다. '몸집 줄이기'를 표방한 이번 조직개편안에 따라 본청 내 일반직공무원 자리가 줄어들자 당사자들이 대거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조 교육감은 사실상 시안대로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쳐 갈등이 계속될 전망이다.

28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번 조직개편안은 본청 4개과를 통폐합해 몸집을 줄이는 게 핵심이다. 민주시민교육과와 학생생활교육과를 통합해 민주시민생활교육과로 전환하고 교육공간기획추진단과 교육정보화과는 폐지해 슬림화하겠다는 것이다.
본청 몸집을 줄이는 대신 교육지원청과 직속기관은 불린다. 교육지원청 내에는 학교지원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학교통합지원센터를 신설한다. 교수학습·생활교육·학교행정 등을 지원한다.

폐지 예정인 교육정보화과의 행정정보화 운영업무는 직속기관인 교육연구정보원으로 이관한다. 교육연구정보원 내에는 교육정보화부를 설치하고 정보호과와 나이스(NIES)운영과, 인프라운영과 등을 신설한다.

또다른 직속기관인 학교보건진흥원은 급식운영과·산업안전보건과 등을 신설하고 기존 보건지원과를 보건·환경지원과로 확대해 본청에서 수행하던 각각의 업무를 넘겨받는다.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고 현안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인력 조정도 한다. 감사관실 산하에 사학감사담당을 신설하고 교육지원청에 유치원 감사담당을 1명씩 둬 유치원 감사역량을 높인다. 민주시민생활교육과에는 성평등교육담당을 만들어 성폭력 예방과 스쿨미투에 대응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 직원들이 28일 서울시교육청 학교보건진흥원에서 열린 조직개편(시안) 설명회에 참석해 조직개편 자료를 살피며 조희연 교육감의 인사말을 경청하고 있다. 2018.11.28/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시교육청 직원들이 28일 서울시교육청 학교보건진흥원에서 열린 조직개편(시안) 설명회에 참석해 조직개편 자료를 살피며 조희연 교육감의 인사말을 경청하고 있다. 2018.11.28/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본청은 교육정책·기획에 집중하고 교육지원청과 직속기관은 학교지원 기능을 더 강화하겠다는 게 이번 조직개편안의 취지다. 조 교육감은 "핵심은 학교업무 경감"이라며 "본청 몸집을 줄이고 그 인력은 교육지원청이나 직속기관 등 본청보다 학교와 더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곳에 배치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직공무원들은 반발하고 있다. 이번 조직개편안이 일반직공무원들의 고유업무·권한을 줄이고 사무관 이상 상위 직급의 자리도 빼앗는다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일반직공무원노동조합(서일노)에 따르면, 조직개편이 확정될 경우 본청 내 일반직공무원 가운데 최소 60명의 자리가 축소되고 사무관 자리도 7개 이상 사라질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교육정보화과 폐지 방침에 대해 날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에듀파인(국가회계시스템)이 사립유치원까지 확대 적용해야 할 시점에 담당 과를 없애는 것은 앞뒤가 안맞는다는 것이다.  또 이번 조직개편안 자체도 일반직공무원들의 의견수렴을 거치지 않고 밀실에서 야합한 결과라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급기야 조직개편 규탄대회도 열었다. 서일노는 이날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어 "조 교육감은 이번 조직개편안을 즉각 철회하고 서일노와 일반직공무원에 대한 기만 행위에 대해 즉시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집회에는 1000여명에 이르는 서울시교육청 소속 일반직공무원들이 모였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8일 서울시교육청 학교보건진흥원에서 열린 조직개편(시안) 설명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8.11.28/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8일 서울시교육청 학교보건진흥원에서 열린 조직개편(시안) 설명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8.11.28/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조 교육감은 설득에 나섰다. 그는 서일노 집회장소로부터 50여m 떨어진 학교보건진흥원 강당에서 설명회를 열고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최고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은 이미 시대적 요구이자 교육수요자들을 위한 일"이라면서 "이번 기회에 이에 부응할 수 있는 다이어트를 진행하고 이를 통해 생긴 인력들은 적재적소에 배치하자"고 호소했다.

다만 조직개편안의 큰틀은 사실상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조 교육감은 "이번 조직개편안은 최소한의 변화만 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의회에 이번 조직개편안 보고를 했더니 오히려 더 강력히 개혁하라는 주문을 받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교원단체들도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서울교원단체총연합회는 "무늬만 조직개편"이라는 비판하고 있다. 교육공간추진기획단은 한시적 기구이고 교육정보화과는 오는 2022년 정보종합센터 건립에 따라 이미 이관이 예정돼 있어 실효성 없는 개편이라는 지적이다.

반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는 "교육지원청으로 권한을 이관하고 학교의 교육활동 지원기능을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매우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밝혔다. 서울교사노조도"일찍 시행됐어야 할 올바른 방향"이라며 환영했다.


kjh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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