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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에 쾌재 트럼프…골드만삭스 "美경제에 안 좋다"

"저유가, 셰일산업에 타격…신용경색 야기할 수"
WTI 가격 10월3일 이후 30% 이상 폭락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2018-11-27 17:28 송고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 있는 주유소. © AFP=뉴스1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 있는 주유소. © AFP=뉴스1

세계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저유가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저유가를 '멋지다'(Great!)라고 표현한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6일(현지시간)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을 거부하도록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OPEC의 원유 생산량이 늘면 유가는 더 내려간다. 
저유가가 대규모 감세와 같은 효과를 낳을 것이라 보는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골드만삭스는 낮은 유가로 인해 미국 셰일 산업의 현금흐름이 악화되고 신용경색이 발생해 미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프리 커리 골드만삭스 수석 연구원은 26일(현지시간) CNBC '스쿼크 온더 스트리트'(Squawk on the Street)에 출연해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로 급락하면 미국 셰일 기업들이 손익분기 유가를 맞추지 못해 신용시장으로 위기가 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커리 연구원은 미국 셰일 업계에서 원유 생산에 투입되는 총 비용을 배럴당 약 50달러로 추산했다. 물론 생산 비용은 지역에 따라 다르고 심지어 같은 유전 내에서도 들판마다 다르지만, 전문가들은 셰일 유전이 50달러 유가에서는 생존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RBC캐피탈마켓의 헬리마 크로프트 상품 전략 책임자 역시 "사우디가 트럼프를 달래기 위해 계속 원유 생산량을 늘린다면 시장이 다시 과잉공급 상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가에 추가 하락 압력을 가할 경우 미국 셰일 산업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투자회사 스티펠은 2019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전망치를 배럴당 53.73달러로 27% 하향조정했다. 만일 전망치가 적중한다면 미국 석유가스 업체 39개사는 82억달러(9조 2578억원)의 현금흐름 적자를 메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커리 연구원은 "2015~2016년 저유가 시기에 목격했듯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이하로 내려가면 에너지 산업 비중이 15%에 달하는 고수익 채권시장에 문제가 발생한다"며 "이는 신용시장 전체로 불똥이 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도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로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주요 20개국(G20) 회의가 유가 반등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G20 회의에서 미중 관계 개선과 OPEC 감산 협의 등이 이뤄지면 궁극적으로 수급에 기반해 상품을 거래하는 투자자들이 원자재 시장으로 다시 돌아온다는 설명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는 배럴당 51.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작년 10월 이후 1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지난달 3일 이후 약 8주만에 30% 이상 폭락했다.


angela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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