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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 트렌드 변화로'…고추장 등 전통장류 생산액 일제히 '뚝'

2000억 가던 간장·고추장 생산액 1000억 후반으로 감소
1인가구 증가·맞벌이로 집밥 비중 줄어…서구식 상차림↑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2018-11-26 07:00 송고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우리나라 전통 장류인 간장·된장·고추장의 생산액 규모가 일제히 감소하고 있다.

식품업계의 트렌드가 가정 간편식(HMR)과 밀키트 등 간편 조리 식품으로 이동한 데다, 1~2인 가구·맞벌이 가정 증가로 직접 요리시 필요한 장류를 찾는 소비자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26일 한국농수산식품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해마다 2000억원대를 유지해왔던 간장과 고추장의 생산액(공장 출고가 기준)은 지난해 1000억원대 후반으로 '뚝' 떨어졌다. 통상 생산액은 매출액의 6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장 생산액은 2013년 2302억원에서 2017년 1987억원으로 13.7%, 고추장은 2013년 2345억원에서 2017년 1836억원으로 21.7% 감소했다. 된장 생산액도 2013년 1319억원에서 2017년 1171억원으로 11.3% 감소하는 등 줄어들긴 마찬가지다.

생산액이 크게 줄면서 소매시장의 규모도 축소됐다. 간장은 2013년 2290억원에서 2017년 2170억원으로 5.3% 감소했고, 고추장은 2013년 2210억원에서 2017년 1863억원으로 15.7% 줄었다.

다만 된장의 소매시장 규모는 2013년 669억원에서 2017년 842억원으로 25.8% 증가했다. 된장의 경우 생산액은 줄었지만 최근 간편식 품목 다양화로 된장을 활용한 상품 비중이 늘어난 것이 주된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오랜 기간 사랑받아온 전통 장류가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이유는 최근 먹거리 트렌드 변화에서 기인한다. 1~2인 가구나 맞벌이 가정은 조리 과정이 길고 복잡한 요리를 대신, 간편한 즉석 조리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다. 집에서 직접 해먹기 보다 외식하는 비중도 크게 늘었다. 서구식 상차림이 보편화되며 외산 소스·양념 소비가 증가한 것도 한 요인이다.

건강한 식습관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짜고 칼로리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장류를 덜 사용하는 경향도 있다. 그래서인지 기존 장 제조 업체들도 이같은 소비 트렌드 변화를 감안해 건강한 원료를 첨가하거나 간편식에 장 제품을 끼워넣는 방식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자료사진. /뉴스1
자료사진. /뉴스1

종류별로 살펴보면 변화한 소비 트렌드가 더욱 두드러진다. 소매점 매출 현황에 따르면 간장은 진간장이나 조림간장 등 혼합간장이 여전히 높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데, 건강한 원료를 앞세운 한식 간장의 인기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적게 사용하더라도 제대로 된 제품을 쓰려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다. 

전체 된장 시장에서는 여전히 플라스틱 용기 제품이 가장 잘 팔리고 있지만 소비 규모가 줄며 점유율 역시 2015년 64%에서 2017년 62%으로 2% 줄었다. 반면 유리병이나 비닐팩 제품은 위생적으로 보관이 쉽고 양이 적어 부담이 없어 점유율이 늘어나고 있다.

고추장은 일반 고추장의 매출이 2015년에 비해 15% 감소했으나 초고추장의 매출은 2% 증가했다. 요리에 사용되는 원재료인 일반고추장보다 바로 먹을 수 있는 초고추장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가 올라갔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이 점차 위축되는 가운데, 간장과 고추장의 해외 수출이 호조를 보여 눈길을 끈다. 간장의 수출액은 2015년 1310만 달러(148억원)에서 2017년 1397만 달러(158억원)로 6.6% 증가했다. 고추장 수출액은 2015년 2827만 달러(320억원)에서 2017년 3197만 달러(362억원)로 13.1% 증가했다.

외국인들의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동시에 맛이나 포장, 제형 등에 변화를 주는 현지화 전략이 서로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간장과 고추장 모두 현지 교민 시장이 큰 미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데, 중국 시장에서도 수출액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장류 제조 업체들은 기존 제품의 원료를 차별화해 영양 성분을 강화하하고 짠 맛을 줄여 건강을 챙기는 프리미엄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만들기 쉽고 조리시간을 줄여주는 '만능 소스'와 소용량 제품으로 트렌드가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y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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