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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차없는 美 '이란 제재 복원' 보고 김정은 무슨 생각할까?

美, 北에 FFVD 양보 않겠다는 입장 재확인
"北에 쉽게 제재 완화하지 않겠다는 메시지 발신"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2018-11-06 16:30 송고 | 2018-11-06 16:36 최종수정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8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환영을 받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8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환영을 받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란의 원유 수출을 '제로'로 만들기 위한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가 5일(현지시간)부터 복원됨에 따라 북미 후속 비핵화 협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합의 이후에도 비밀리에 핵개발을 지속해왔다'고 주장하며 지난 5월 이란핵협정(JCPOA) 탈퇴를 선언했다.
이후 8월 1단계 제재를 복원한 데 이어 이날 0시를 기해 이란의 주요 돈줄인 원유·가스 등의 거래를 차단하는 2단계 경제·금융 제재를 재개, 이란 정부에 대한 가차없는 제재를 공언했다.

미국의 대이란 복원 제재는 이란을 겨냥했으나 이를 통해 북한을 압박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의 핵 신고·검증에 대한 상응 조치를 둘러싼 북미간 '빅딜'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 역시 미국의 이란 제재 복원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에 있어서 북한에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해왔다.
북한은 관계 개선과 제재가 양립될 수 없다는 이유로 제재 완화를 요구하고 있으나 미국은 여전히 완전한 비핵화와 검증이 제재 완화의 전제 조건이라는 점을 고수하고 있다.

실제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달 미국 외교전문지인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합의는 JCPOA보다 우월할 것이라며 FFVD는 북핵 합의에서 미국이 타협하지 않을 핵심 내용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최종적'이란 말은 북한이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재개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밝히며 이는 JCPOA에 없는 내용이라고도 했다.

즉 미국은 이란 핵합의에 있어 핵무기 시설 폐기 유예, 핵활동 동결이 끝나는 2025년 이후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일몰조항', 탄도미사일 개발 등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 것이다.

이를 북한 비핵화 협상에 대입하면, 북한 핵시설에 대한 검증이 '낮은 수준'에서 이뤄져서는 안된다는 점을 시사했다는 지적이다. 구체적으로는 IAEA(국제원자력기구)가 북한 핵시설을 임의로 들여다보는 '임의사찰'까지 요구하겠다는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미국의 비핵화 목표가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에서 '검증'에 초점을 둔 FFVD로 선회한 것도 주의깊게 살펴봐야 할 대목이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는 "미국의 이란핵합의 탈퇴 기조에는 완전한 비핵화가 CVID가 아니라는 점이 깔려 있다"며 "이를 통해 미국이 스스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기 때문에 이란보다 낮은 수준에서 북핵 협상이 이뤄지면 미국 입장에서도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미국이 북한에 대해 '강도높은' 검증을 요구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이와 함께 미국은 제재 복원을 통해 합의가 있더라도 언제든 제재를 강화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발신한 것으로 보인다.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북미 고위급 회담에서 제재 완화에 대한 입장 변화를 기대하는 북한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합의가 있더라도 이행 내용이 불충분하다고 판단하면 언제든 제재를 강화할 수 있으며 제재를 쉽게 완화할 의사가 없다는 메시지를 북측에 보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j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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