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

[위기의 토종 여행사] ③(끝) 플랫폼·테마상품으로 뒤집기를

[활로는] 해외 OTA와 경쟁을 위한 플랫폼사업 뛰어들어
가격을 우선시하는 소비자 인식 변화도 필요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2018-11-06 07:10 송고 | 2018-11-06 09:07 최종수정
편집자주 올해 해외출국자 수는 사상 최고치인 3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러니하게도 국내 토종 여행사들은 이런 상황에서 위기를 맞고 있다. 원인은 여러 가지다. 여행사를 통하지 않는 개별여행이 늘고, 해외 온라인여행사(OTA)들이 빠르게 국내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기존 초저가 상품 등을 둘러싼 국내여행사 신뢰도 상실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휘청이는 여행업계의 위기를 진단하고 활로를 모색해본다.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밖 버스정류장에서 여행객들이 공항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 News1 박정호 기자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밖 버스정류장에서 여행객들이 공항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 News1 박정호 기자
 
토종 여행사의 위기를 겪는 가운데 여행업계에선 이를 오히려 도약의 발판으로 삼자는 목소리가 강하게 나온다.

주요 종합 여행사들은 해외 온라인여행사(OTA)에 대응할 만한 플랫폼을 론칭하거나 차별화된 테마 상품을 내놓으며 발판삼아 추세 반등을 노리고 있다.
최창호 한국여행업협회(KATA) 부장은 "지금은 '담합'이 아니라 '단합'이 필요할 때"라며 "여행사 간 경쟁보다는 함께 토종 여행사들이 공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밝혔다.
 
◇개별여행 플랫폼으로 해외 OTA와 정면승부

국내 주요 종합여행사들은 해외 온라인여행사(OTA)의 경쟁을 위해 개별여행플랫폼 사업으로 정면 승부에 나섰다.

하나투어는 이달 내에 여행 포털서비스인 '투어팁스'와 여행 패스 전문 플랫폼인 '모하지' 론칭 계획을 밝혔다.
국내 1위 여행사로 알려진 만큼 하나투어는 국내 입지와 해외 시장에 대한 방대한 인프라를 활용해 이 사업 분야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 초에 상장 계획을 밝힌 노랑풍선도 신규 사업을 넓히기 위해 개별 예약 시스템 환경을 구축한 OTA 플랫폼 구축을 추진할 것이을 시사했다.
 
여행사들의 새로운 시도가 기대되는 한편, 현재 개별여행플랫폼 분야도 곧 포화 상태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마이리얼트립, 와그 등 국내 업체뿐 아니라 클룩, KK데이 등 외국 업체까지 현재 10여 곳의 액티비티 플랫폼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호텔과 항공권 예약을 주로 판매해온 대형 OTA까지 뛰어들면서 할인 프로모션으로 경쟁이 치열하다.
   
최근 중국의 트립닷컴의 경우 리브랜딩 1주년 기념하는 간담회에서 향후 액티비티, 공항픽업, 렌터카 등 여행에 수반되는 모든 서비스를 다룰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최현석 셰프와 함께하는 홋카이도 여행. 하나투어 제공© News1

◇패키지의 장점은 살리되 체질 개선 필요

올해 상반기 6개월 내 해외여행을 다녀온 여행객 59.3%가 여행사를 이용하지 않고, 개별로 떠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처럼 패키지 시장이 위축된 배경엔 가격경쟁만을 염두에 둔 질 낮은 덤핑(초저가 여행) 상품 난립으로 인한 신뢰도와 선호도 추락이 있다. 

공장에서 대량으로 찍어내듯 만들어지는 패키지 상품의 경우 여행사 구분이 어렵다. 결국 가격 경쟁으로 이어지면서 쇼핑과 옵션 위주의 덤핑(초저가)상품이 만들어지게 된다.
 
이에 일부 여행사들은 '테마여행' 상품으로 이를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존 패키지상품보다 한층 고급스럽게 구성하거나, 셰프 또는 SNS 유명인을 앞세워 차별성을 두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금융위기 때 많은 여행사가 문을 닫았는데 그 가운데 북유럽 여행사는 성장세를 유지한 일화는 꽤 유명하다"며 "그렇듯 특정 수요층을 겨냥한 테마 상품과 질 높은 여행상품을 꾸준히 만들어 내야 한다"고 밝혔다.  

패키지만의 장점이 있는 만큼 수요는 사라지지 않는다. 소비자가 일정을 구성할 필요 없어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현지 언어가 능통하지 않아도 누구나 여행을 쉽게 떠날 수 있다.
 
최근 각종 여행지에서 일어난 자연재해 등 현지에서 발생하는 돌발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국외여행상품 정보제공 표준안 참여 마크. 관광공사 제공
국외여행상품 정보제공 표준안 참여 마크. 관광공사 제공

◇국외여행 제도 여전히 부족…소비자 인식도 바뀌어야

지난해 한국관광공사와 한국소비자원, 한국여행업협회(KATA)는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는 여행객들의 불만을 개선하기 위해 '국외여행상품 정보제공 표준안'을 마련했다.

이에 국내여행사 17곳이 상품가격부터 쇼핑과 선택 관광, 가이드 및 기사 경비 별도 여부 등에 관한 정보를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는 여행객들이 불만은 식지 않고 있다. 간혹 가이드가 마음대로 일정을 변경하거나 제품을 강매하는 행위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만일 일정 중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여행사에 불만 사항을 제기하거나, 이마저 원활하지 않으면 KATA 여행불편처리센터나 소비자원에 신고하는 방법밖엔 없다.

보상 요건을 충족해도 불만이 완화되는 것은 아니다. 호텔, 현지 관광 등 해외에서 환불이 이뤄지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거나, 고객이 관세·수수료·배송비를 떠안아야 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이런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전문가들은 고객 스스로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홍정희 한국관광공사 국민해외여행팀 차장은 "일정 중 가이드가 팁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경비'와 '팁'의 의미를 혼동해서다"며 "여행 상품 포함 사항에 표기돼 있듯, 경비는 여행상품의 총액 외에 여행객이 추가로 내야 하는 금액이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남조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초저가 상품을 구매하고는 원가를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100만원짜리 상품을 50만원에 구매했으면, 50만원의 불편함은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행사들이 건전한 여행 상품을 위한 계몽 운동이 우선이지만, 가격만 따지는 소비자들의 인식변화도 필요하다"며 "고객이 안 팔아주면 여행사도 그런 상품을 취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seulbin@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