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 모습. 2018.10.1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
국내 증시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에 따라 춤을 추고 있다. 오는 7일(현지 시간)과 8일 기준금리를 결정 짓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 더 관심을 보이는 듯하다. 이에 따라 6일로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가 국내 증시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코스피 지수는 3.54% 오른 2096.00으로 마감했다. 7년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코스닥 지수도 5.05% 급등해 11년 2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동안 미·중 무역분쟁으로 억눌린 시장 분위기가 살아났다는 평가가 많다. 블룸버그는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말 예정된 주요 20개국 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무역 문제를 합의하길 바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서 호재가 또 발생했지만 미국 증시는 반대로 움직였다. 지난 2일(현지 시간) 미국 노동부는 10월 비농업 부문의 신규 고용 건수가 25만건이라고 밝혔다. 이는 금융시장 전문가 기대치 19만건을 큰 폭으로 웃돈 결과다. 10월 실업률은 3.7%로 전월과 같이 1969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유지했다. 미국의 10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1년 전보다 3.1% 상승했다. 2009년 4월 이후 가장 큰 폭이다.
미국 증시에 훈풍이 될 만한 요소지만 이날 뉴욕 증시는 되레 출렁였다. 다우존스 지수는 한때 300포인트가량 떨어졌다가 뒤늦게 반등해 110포인트 가깝게 하락한 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 지수와 나스닥 역시 하락했습니다. 엇갈린 미·중 무역전쟁의 합의 관련 소식 때문이었다.커들로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의 입을 빌려 중국과 무역분쟁 합의 시점에 있지 않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다. 기존 보도를 뒤집는 보도가 나오자 증시는 미국의 고용지표 호조를 잊은 듯 요동쳤다. 미국 고용지표 호조에 따른 금리 인상 기대감과 이에 따른 투자자금 유인 효과를 신경도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현재 미국과 한국의 증시가 모두 트럼프의 행보에만 초점 맞추고 있어서다.
따라서 국내 증시에 단기 악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 미국 고용지표 호조가 전망과 달리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애초 시장에서 예상한 시나리오는 고용 등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는 데 따라 FOMC에서 금리를 인상하고 미 국채 수익률이 올라 국내에 투자한 외국인 투자자 떠나게 된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6일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가 국내 증시를 뒤흔들만한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글로벌 증시가 휘청거리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주식시장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중간선거 이후다. 하 연구원은 증시의 추가적인 상승과 갑작스러운 하락 전환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선거 이후 추가적인 호재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이후 방향성을 예단하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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