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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무원에 2억 로비 무죄 확정…法 '관시문화' 인정

中서 토지사용증 얻으려 회삿돈 차용해 배임죄 기소
법원 "中 법치주의 확립됐다 보기 어려워 관계 중요"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2018-10-28 09:00 송고 | 2018-10-28 21:18 최종수정
(뉴스1 DB) 2014.7.2/뉴스1

중국 특유의 인간관계 문화인 '관시(關係·인맥)'를 맺기 위해 회삿돈을 써 억대 로비를 한 회사 간부들이 무죄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A식품업체 간부 정모씨(62)와 서모씨(49)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들은 중국에서 공장을 짓기 위해 2012년 7월 세 차례에 걸쳐 중국 공무원들에게 110만위안(1억9800만원 상당)을 건네고 토지허가증을 받았다. 그러나 A식품업체는 승인 없이 회사 명의로 자금을 차용해 로비에 썼다며 두 사람을 업무상 배임죄로 고소했다.

1심은 "회사 경영진 반대에도 사채를 빌려 로비자금으로 쓴 이상 업무상 배임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유죄로 판단해 정씨와 서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각 선고했다.

반면 2심은 1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정씨가 토지허가증 취득을 위해 예상되는 '관시' 비용에 대한 보고서를 회사에 제출해 경영진 동의가 있던 것으로 보이고, 토지허가증을 얻어낸 만큼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게 아니라는 취지에서다.
이어 "공개행정과 법치주의가 확립돼 있다고 보기 어려운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인 피해자 회사로선, 공장을 건설하는 핵심조건인 토지허가증을 취득하기 위해 중국 공무원과 인적관계를 잘 형성해두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으리라 보인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2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sm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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