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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금 미납해도 계약해지 안해요’…래미안 리더스원에도 적용?

삼성물산, 지난해 개포시영서 100% 완판 경험 있어
‘정부 정책 역행’ vs ‘강남입성, 현금부자들의 리그’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2018-10-28 08:00 송고 | 2018-10-28 10:37 최종수정
'래미안 강남포레스트' 모델하우스를 찾은 내방객들의 모습/사진제공=삼성물산© News1
'래미안 강남포레스트' 모델하우스를 찾은 내방객들의 모습/사진제공=삼성물산© News1

'로또청약'이라 불리는 서울 서초구 '래미안 리더스원'이 주택보증공사(HUG)의 보증서 발급을 마무리하고 분양 초읽기에 돌입했다. 분양가는 9억원 이상으로 중도금 집단 대출이 불가능해 현금부자들만의 리그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강남권 분양에서 계약자에게 중도금 납부와 관련한 '특약'을 제시해 사업을 빠르게 마무리했다. 시장의 관심은 이 선례가 래미안 리더스원에도 적용될지에 쏠리고 있다.
2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래미안 리더스원은 HUG로부터 분양보증서를 발급받았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4489만원으로 정해졌다.

일단 래미안 리더스원 분양가는 9억원 이상으로 중도급 집단대출이 불가능하다. 당첨자들은 100% 현금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현지에서 주목하는 것은 지난해 삼성물산 분양 단지에서 등장한 특약이다. 삼성물산은 개포시영을 재건축한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를 분양하며 계약자에게 혜택을 제공했다. 특약 내용은 계약자가 중도금 중 2회차까지 납부한다면 3회차 이상부터 연체가 발생해도 계약해지를 유예하겠다는 조항이다. 분양가는 일반적으로 계약금(10%)·중도금(60%)·잔금(30%)로 이뤄진다. 사실상 전체 분양가의 절반 이하에서 현금을 마련하면 된다는 계산이다.
특히 수요자들이 연체에 부담을 느끼지 않은 이유는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 때문이다. 래미안 리더스원은 주변 시세보다 4억∼5억원 낮아 입주 후엔 상당한 차익이 예상된다. 정부의 규제에도 서울 1순위 경쟁률은 날로 높아지고 있어 당첨 물량을 포기하기 쉽지 않다. 계약자는 입주 시점에 전세 보증금을 받아 연체된 이자(5% 안팎)와 잔금까지 충당하면 소유권을 획득할 수 있는 셈이다.

이러한 특약이 성공하자 지난 3월 현대건설도 개포주공8단지를 재건축한 '디에이치자이개포'를 준비하며 해당 사안을 검토했다. 이 단지 역시 분양가 9억원 이상으로 중도금 집단대출 대상에서 제외됐다. 당시 개포동 일대에선 현대건설이 삼성물산과 비슷한 특약을 차용할 것이란 소문이 무성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인근 지역에 분양 단지가 나오면 건설사들은 마케팅 방법을 서로 공유한다"며 "현대건설이 성공한 삼성물산의 전략을 벤치마킹할 것이란 이야기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검토 끝에 해당 특약을 적용하지 않았다. 일반분양이 1670가구에 달해 중도금을 받지 못하면 자금 압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반면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와 래미안 리더스원 일반분양은 각각 208가구, 232가구다.

업계에선 특약 효과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정부가 9억원 이상에 집단대출을 불허한 이유는 과도한 가계부채를 억제하고 투자수요를 걸러내기 위한 의도다. 특약은 이같은 정부 규제에 반할 수 있는 논리다. 실제 중도금 특약은 건설업계에서도 공공연한 비밀이다. 시장 과열을 부추길 수 있다는 오해를 살 수 있어 조심스럽기 때문이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중도금 미납 관련 특약은 건설사가 쉬쉬하는 내용으로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며 "정부가 현금이 확보된 사람만 분양을 받으라는 규제에 반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반대로 자금력이 부족한 일부 실수요자들에겐 강남입성과 내집마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이 특약만큼 유효한 수단이 없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계약자에게 혜택을 제공해 내집마련에 도움을 준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특약이 없다면 강남은 진짜 '그들만의 리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래미안 리더스원에 중도금 특약 도입에 대해서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분양일정 시작을 앞두고 있어 계약서 조항을 작성하고 있는 단계"라며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passionk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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