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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공산당 주가 급락하자 사기업 주식 매집해 국유화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18-10-21 08:51 송고 | 2018-10-22 23:15 최종수정
올 들어 선전증시 주가 추이 - 선전증권거래소 홈피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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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이 자유시장 경제에 정면으로 역행하고 있다. 최근 미중 무역전쟁으로 급락한 주식을 사들이는 방법으로 사기업을 국유화하고 있는 것.

40년 전 덩샤오핑이 개혁개방을 선언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받아들인 뒤 중국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G-2의 반열에 올랐다.
중국이 이토록 짧은 기간에 G-2로 급부상한 것은 시장경제를 받아들여 개인의 이윤 추구를 보장함으로써 인민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극대화했기 때문이다.

◇ 32개 사기업 경영권 정부에 넘어가 : 그런데 시 주석이 영구집권의 길을 연 뒤 중국 공산당은 '공산당 지도'라는 명목 아래 사사건건 사기업에 간섭하며 이들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억누르고 있다.

더욱이 중국 공산당은 최근 주요 민간기업의 주식을 매입함으로써 직접 사기업을 지배하고 있다. 특히 중국 공산당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최근 주가가 급락하자 급락한 주식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10월 17일 현재 상하이증시와 선전증시에 상장된 적어도 32개 기업의 경영권이 개인에서 정부로 넘어갔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 보도했다.

◇ 중국기업 바겐세일 시대 열려 : SCMP에 따르면 32개 기업 중 6개 기업은 중앙정부로, 나머지 26개 기업은 지방정부 또는 지방정부 산하기관으로 경영권이 넘어갔다. 사유화가 아니라 국유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올 들어 선전종합지수는 연초 대비 33% 급락했다. 이로써 약 7조6000억 위안(1241조)이 증발했다. 주가 급락으로 기업의 ‘바겐세일’ 시대가 열린 것이다.

◇ 중국 기업들 이중고 : 현재 중국의 상장기업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소비심리가 악화돼 매출이 줄고 있다. 이런 와중에 중국 정부는 부동산을 잡기 위해 대출을 더욱 옥죄고 있다.

이중고를 겪고 있는 기업주들은 파산 위기를 맞이하자 주식을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에 넘김으로써 파산 위기를 모면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은행들은 대부분 국유은행이다. 때문에 대출에 제한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위기에 몰린 기업주들이 손을 벌릴 곳은 정부밖에 없다.

중국의 사기업들이 자금 압박을 받게 된 근본원인은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 증시가 활황을 보일 때인 2014년과 2015년에 중국의 상장기업들이 주식을 담보로 많은 대출을 일으켰다. 그러나 이후 중국 증시는 하락장에 진입했고, 특히 올해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으로 더욱 급락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주식 급락으로 주식이 대출을 상환할 담보능력을 상실한 것이다. 이에 따라 많은 기업들이 정부 기관에 주식을 투매하고 있다.

◇ 무역전쟁 이후 국유화 추세 본격화 : 이 같은 추세는 미중 무역전쟁 이후 더욱 본격화됐다. 9월 이후에만 모두 14개 사기업이 경영권을 정부에 넘겼다. 특히 선전증시에 상장된 기업들이 많이 국유화됐다. 선전증시에는 굴뚝기업보다 벤처기업들이 많이 상장돼 있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 정부가 일부러 사기업 주식을 매집해 조직적으로 사기업을 국유화하는 것은 아니다. 파산 위기를 맞은 기업들을 유일하게 구원해줄 곳은 정부뿐이고, 정부는 이들의 구원요청을 받아들이고 있을 뿐이다.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어쨌든 중국기업의 국유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는 개혁개방 이후 경제의 사유화를 추진했던 것과는 정반대다. 덩샤오핑이 개혁개방을 선언한 이후 중국 공산당은 국영기업의 주식을 민간에 파는 방법으로 사유화를 적극 추진했었다.

특히 선전은 사유화의 실험장이었다. 그런데 그런 선전이 이제는 기업 국유화의 선봉에 서 있는 것이다.


sino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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