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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플란트업계 '선수금' 회계논란 2년째 '공회전'…금융당국 '뒷짐'

선수금 매출인식 제각각…업계 "회계기준 통일해야"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2018-10-17 07:50 송고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임플란트업계가 선수금 회계처리 문제로 여전히 몸살을 앓고 있다. 일부 기업은 선수금을 부채로 회계처리하는 반면 일부 업체는 매출로 회계처리하면서 '동일업종 다른 회계처리방식'이 문제가 되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여전히 뒷짐을 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임플란트업계 1위 오스템임플란트는 선수금을 부채로 처리하지만 2~3위업체인 덴티움과 디오는 선수금을 매출로 처리하고 있다. 업계에 통일된 회계기준이 없다보니 선수금을 매출로 잡느냐, 부채로 처리한뒤 물품을 공급할 때마다 매출로 잡느냐를 두고 빅3간에 의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임플란트업계가 '선수금' 처리방식이 이처럼 제각각인 것은 수년치 물량을 한꺼번에 계약하는 판매방식의 특성 때문이다. 수년치 물량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상품을 공급하기 전에 미리 '선수금'을 받는 것이다.

선수금을 부채로 처리하는 오스템임플란트는 "선수금을 매출로 잡는 것은 잘못된 회계처리 방식이기 때문에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 회계상으로는 선수금을 한꺼번에 매출로 잡는 게 유리하다. 단기간에 큰 매출이 발생하는 데다, 물품을 판매하면서 드는 '판매 및 관리비'(판관비) 부담을 줄여 주식 시장에서 우량기업으로 평가받을 수 있어서다.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물품을 한꺼번에 치과에 보내는 방식은 매출을 크게 인식하려는 것으로 공정한 판매방식이 아니다"며 "다년계약에서 첫해만 판관비가 반영돼 전체 영업이익이 부풀려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후발업체들은 이런 방식으로 선수금 비중을 10% 미만으로 낮췄다"며 "업계에 통일된 회계방식이 없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덴티움과 디오는 오스템임플란트가 매출 확대를 위해 2~3년치 물량을 공급하는 대형계약을 선호해 단기계약이 많은 경쟁업체보다 선수금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디오 고위관계자는 "우리는 평균 계약금액이 2000만원~3000만원에 불과하다"며 "치과에서 임플란트는 소진하는데 드는 기간도 대부분 6개월에서 1년에 그치기 때문에 선수금 비율을 오스템임플란트보다 훨씬 낮게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덴티움 관계자는 "우리 역시 단기계약이 많고 평균 계약금액도 오스템임플란트보다 적기 때문에 선수금 비중이 낮은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덴티움과 디오는 회계이슈 초기에는 한꺼번에 매출을 잡는 회계처리 자체를 부인하다가 점차 말을 바꿨다"며 "단기계약으로 선수금이 낮다는 주장은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재반박했다.

지난해 빅3 업체들의 선수금 비율은 오스템임플란트가 49.9%(1986억원)인 반면 덴티움과 디오는 각각 7.4%(112억원), 4.9%(47억원)에 그쳤다. 오스템임플란트는 3위업체인 디오보다 매출규모는 3배가량 크지만 선수금 비율은 10배나 높다. 

빅3 업체들의 영업이익률 역시 최대 5배까지 벌어졌다. 1위 업체인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해 397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17억원, 57억원이었다. 영업이익률은 약 5.5% 수준이다.

반면 2위업체인 덴티움의 매출은 1506억원, 영업이익 411억원, 당기순이익은 30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27.2%에 달했다. 3위업체인 디오는 매출 946억원, 영업이익 238억원, 당기순이익은 111억원이었다. 영업이익률은 덴티움과 비슷한 25.1%였다. 동종 제조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이 최대 5배 차이가 나는 것은 이례적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금융위원회가 책임을 지고 이 갈등을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임플란트업계는 금융당국이 지난 1년간 제약바이오업종의 회계처리방식을 문제삼으며 특별감리까지 실시했던 사례를 들며 당국이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임플란트업계의 선수금 문제는 이미 당국 차원의 조치가 있었지만 정리가 필요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다시 한번 내용을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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