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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카지노 라이브 송출'…8천억 도박사이트 운영 일당 검거

사이트 수십곳 운영…범죄수익은 치밀하게 세탁
실시간 영상에 중독성↑…50억원 건 이용자도

(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 2018-10-01 12:00 송고
해외 호텔의 카지노 영상을 온라인으로 실시간 송출하면서 직접 베팅을 하게 하는 인터넷 도박사이트 수십곳을 운영한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사진은 이들이 운영한 도박사이트 화면(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제공).2018.10.1/뉴스1© News1
해외 호텔의 카지노 영상을 온라인으로 실시간 송출하면서 직접 베팅을 하게 하는 인터넷 도박사이트 수십곳을 운영한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사진은 이들이 운영한 도박사이트 화면(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제공).2018.10.1/뉴스1© News1

필리핀과 마닐라 등 해외 호텔의 카지노 영상을 온라인으로 실시간 송출하면서 직접 베팅을 할 수 있도록 인터넷 도박사이트 수십 곳을 운영한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은 회원 1만여명이 8000억원 규모의 도박을 벌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도박사이트 총제작자 황모씨(35)와 프로그램 개발자 김모씨(48), 사이트 운영자 김모씨(49)를 포함해 도박사이트 운영진 7명을 도박공간 등 개설 혐의로 구속하는 한편 도박사이트를 보호하는 데 동원된 조직폭력배 최모씨(24)와 브로커 9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은 또 해당 사이트를 이용해 도박 행위를 한 91명은 도박 혐의로, 경찰 추적망을 피하기 위해 도박사이트 운영 수익금을 세탁한 임모씨(50) 등 4명은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이렇게 총 111명을 지난 4월부터 순차적으로 검거해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6년 8월부터 실시간으로 송출되는 호텔의 카지노 영상에 직접 개발한 프로그램을 적용해 도박사이트 42곳을 운영하고, 벌어들인 수익금은 환전과 외환거래 등 방법을 이용해 세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황씨는 2016년 8월쯤 도박사이트를 만들려는 목적으로 IT기업으로 위장한 회사를 세우고, 해외 호텔의 카지노에서 송출하는 홍보용 영상에 김씨가 개발한 프로그램을 연결해 실시간 베팅이 가능한 도박사이트를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프로그램은 호텔에서 내보내는 영상을 연속 이미지로 캡처한 뒤 이를 다시 영상으로 변환해줬다.
사이트 이용자 모집책인 김모씨(27)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가명으로 운영하면서, 현금다발과 명품시계 사진을 올리는 방식으로 이용자들을 유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실시간으로 영상이 제공되므로 사기도박의 우려가 없고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며 이용자들을 꾀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제공) © News1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제공) © News1


경찰은 카지노 게임 영상이 실시간으로 제공되자 많은 회원들이 현장에서 도박하는 것처럼 착각에 빠졌다고 설명했다. 가정주부부터 치과의사까지 도박에 참여했고, 많게는 50억원까지 베팅한 이용자도 있었다. 경찰은 이들 중 도박 전과가 있거나 2000만원 이상을 건 91명을 가려 입건했다.

사이트 운영진은 경쟁 도박사이트가 생겨나거나 사이트 회원들이 판돈을 잃었다며 항의하는 경우에는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위협을 가하는 방법으로 사이트 운영을 엄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이 8000억원에 이르는 판돈의 10% 정도를 수익금으로 챙겼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챙긴 수익금은 자금세탁 전문조직원 임씨 등 4명이 유령법인 6개를 통해 세탁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들이 동원한 자금세탁 방법은 환전·수십차례에 걸친 입출금·외환거래·현금 출금 등이다.

경찰은 "신분노출 가능성이 적고 장소 이동 없이도 통신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사이버공간으로 도박자들이 몰리는 추세"라며 "국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고 중독성도 강한 사이버공간 도박을 철저하게 단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ays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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