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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말리는' 韓 명품가방 사랑, '종주국' 프랑스도 제쳤다…세계 4위

국내 수요가 성장 견인…"공급, 수요 못 따라가"
구찌·샤넬·에르메스·입생로랑 약진…루이비통·프라다 하향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2018-10-01 07:00 송고 | 2018-10-01 09:31 최종수정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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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의 명품가방 시장 규모가 명품 종주국 프랑스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면세시장까지 포함할 경우 세계 2위권으로 추정된다.  

테러 위험 등으로 프랑스를 찾는 관광객이 줄고 최근 유럽에서 중고 명품 시장이 성장하면서 수요를 뺏어간 탓이다. 반면 한국은 중국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경제 보복 여파에도 불구하고 튼튼한 국내 수요가 명품가방 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1일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명품가방 시장 규모는 약 3조2353억원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한국의 명품가방 시장 규모는 세계 5위에서 4위로 2년 만에 한 단계 상승했다. 프랑스는 3조301억원에 그쳐 세계 5위로 한 계단 내려갔다.

지난해 중국 명품가방 시장도 세계 2위로 한 단계 오르며 일본을 세계 3위로 밀어냈다. 미국은 조사를 시작한 2005년 이후 줄곧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다. 

홍희정 유로모니터 선임연구원(뷰티·패션 부문)은 "테러 위협으로 인한 프랑스 관광객 수 감소가 럭셔리 가방 시장 규모 국가별 순위에 영향을 미쳤다"며 "국내 시장 또한 사드 이슈로 인한 영향이 있었지만 내수 시장이 그 영향을 상쇄하며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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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명품가방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 명품가방 시장은 12년 전인 2015년(6935억원)에 비해 370% 성장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명품가방 시장 순위도 세계 8위에서 4위로 4단계 도약했다.

유로모니터 조사 결과가 면세 및 암시장을 제외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의 명품가방 시장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추측된다. 한국 면세시장은 세계 1위 규모다. 

같은 기간 인도가 27위에서 20위로 올라서며 눈부신 성장세를 나타냈고 네덜란드가 18위에서 26위로 하락했다.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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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별로는 LVMH의 루이비통이 2016년 기준 국내 명품가방 시장 점유율 1위 브랜드로 집계됐다. 다만 점유율은 19.4%로 5년 전(2011년)에 비해 2.9%포인트(p) 하락했다. 2011년 이후 줄곧 점유율이 떨어지던 구찌는 2016년에 점유율을 다소 회복했다.

구찌는 실적 부진으로 2014년 말 최고경영자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교체했다.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후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2015년부터 구찌의 디자인을 이끌고 있다. 미켈레는 구찌 디자인에 파격적인 혁신을 꾀하면서 브랜드에 젊은 이미지를 불어넣어 소비자의 큰 호응을 얻었다.

루이비통과 함께 3대 명품으로 꼽히는 샤넬과 에르메스도 점유율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최근 젊은 여성 사이에서 유행하는 입생로랑도 점유율이 상승했다.

프라다는 점유율이 계속 밀리면서 2016년에는 10% 아래로 떨어졌다. 프라다의 세컨드 브랜드인 미우미우도 점유율이 계속 하향세를 나타냈다.

한편 최근 세계적으로 전자상거래가 발달하고 있지만 한국 명품가방 시장은 그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명품가방 시장에서 '온라인 유통'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5.5%에서 지난해 8.5%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한국에서는 4.5%에서 4.2%로 오히려 줄어들면서 한국 소비자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여전히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홍 연구원은 한국 명품가방 시장의 특성에 대해 "주변국과의 가격 차이가 크고 일부 인기 품목의 경우 소비자가 구매 의사가 있음에도 구할 수 없는 유통구조 때문에 구매대행이 성행하는 부분이 특이점"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명품 브랜드의 가격 인상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고 있지만 한국 명품시장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수요가 높아 소비자들은 가격이 오르기 전에 미리 구매하는 행태를 보인다"고 진단했다.


heming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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