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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① 조인성 "양만춘만 멋진 건 안돼…'팀 안시성'은 아이돌"(종합)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2018-09-24 07:30 송고 | 2018-09-24 08:23 최종수정
NEW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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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긴 남자 배우' 하면 대중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그 이름. 조인성은 '잘생김'의 대명사다.

잘생긴 외모는 그에게 좋은 기회들을 많이 안겼지만, 때로는 불리한 조건이 되기도 했다. '안시성'(김광식 감독) 양만춘 역을 맡을 때도, 그의 젊고 잘생긴 외모는 적지 않은 우려를 샀다. 20만 당군에 맞서 성을 지켜낸 고구려 장수 양만춘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대중이 갖고 있었던 기존의 이미지와 그는 많이 동떨어진 듯 보였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라고 했던가. 조인성은 고증이 많지 않은 이 양만춘의 캐릭터를 '자기화'했고, 이제까지 사극 영화에서 보기 어려웠던 젊고 섹시한 리더로 재해석했다. 결과물에 대해선 비판보다 호평이 많고, 흥행도 승승장구 중이다. .

총 제작비만 220억 원 가까이 들어간 '안시성'은 오랜만에 제작된 대형 블록버스터 사극이다. 이 쉽지 않은 프로젝트의 성패 여부를 자신의 어깨에 짊어졌던 젊은 배우 조인성은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만큼 부담감이 컸기 때문이다.

그 부담감만큼 조인성은 최선을 다했다. 영화를 찍기 전에도, 찍을 때도, 찍고 난 후에도 자신의 몫을 다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다. 현장에서는 선후배 배우들을 아울렀고, 대중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연구와 연구를 거듭했다. 홍보를 위해서 부담스러운 예능 프로그램 출연까지 결심했다. 그가 '안시성' 동료들과 출연한 MBC '라디오스타'는 이례적으로 '안시성' 팀의 방송분을 2회에 걸쳐 방송했고,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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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시성'에 출연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 좋아서다.(웃음) 2번 정도 이 작품을 거절했다. 나 스스로도 '양만춘과 어울릴까?' 하는 편견을 갖고 있엇다. 내가 가능한가, 했었다. 전투신도 많고…. 찍다가 죽으라는건데, 왜 NEW의 첫 제작 영화에 나를 넣으려 하나. 잘 안 돼면 죽으라는 건가 싶기도 하고….

- 2번 거절했지만 결국 출연하게 된 이유는.

▶ 제작비도 한국에서 손꼽힐만큼 많은 제작비가 들어간다. 그걸 왜 내가 감당해야 하나. 이런 얘기 나눴다. 그런데 감독님이 저를 보고 느낀 점이 있으신가 보더라. '너 안되면 안 된다'고 했고, 캐릭터가 변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대본을 보니까,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용기가 생기기 시작하더라. 또 감독님과 내가 잘 맞았고, 장경익 대표님('안시성'의 제작사 스튜디오앤뉴)이 PD 역할을 잘 해주셔서 그분들을 믿고 잘 해보자 싶었다. 이것도 안 되고 저것도 안 되고, 안 되고 안 되면 작품을 많이 하자고 하는데, '나는 뭘 하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 한 번 해보자는 마음에서 시작하게 됐다.

- 양만춘을 '자기화' 했다고 했다. 일부에서는 조인성의 목소리가 전장을 지배하는 일반적인 장군의 것과는 다를 것 같다는 우려도 있었다.

▶ 내가 보통 어려워 하는 사람, 카리스마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꼭 목소리가 굵직하지는 않더라. (사람들은) 그 사람의 기질을 보고, 그가 하는 말이나 이런 것들이 무릎을 꿇게 만드는 것이다. 물론 목소리가 좋으면 좋다. 고구려는 호전적인 사람들의 나라였다. 성주라고 그냥 모두가 무릎을 꿇지는 않았을 거다. 양만춘만의 무엇이 있을까 생각했을 때 그것이 설명됐는지 모르겠지만 내 친구들, 그리고 배우 동생들이 날 좋아해주는 이유에 대해 생각했다. 내가 뭘 하자고 했을 때 '인성이 형이 하자니까 가보자' 이렇게 하도록 만드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했다. 그 속에 목소리가 덕목으로 들어가지는 않는다. 성철 스님도 목소리가 굵진 않다. 성인들을 목소리 때문에 따르는 건 아니지 않나.

- 양만춘의 리더십을 어떤 것이라고 해석했나.

▶ 공감의 리더십이다. 형 같은 리더십이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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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콘셉트를 직접 제안했나, 혹은 감독과 상의하고 나온 것인가. 

▶ 감독님은 나에게 기분이 좋으라고 하는 말인지 모르는데, 처음부터 나를 생각했다고 하더라. 물론 그렇지만 않다는 것은 나도 알지만, 고맙다는 말을 했다. 내가 캐스팅이 되면서 달라진 부분이 있을 것이다. 기록이 없어서 이순신 보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많을 수 있다. 그래서 더 새롭게 해도 되겠다 싶었다. 뭐가 없으니까, 구체적으로 뭘 기준점으로 해야겠다는 게 없어서 기준을 잡는 게 어려웠다. 그래서 '형 같은 리더십'으로 하자고 콘셉트를 잡았다. 연해주로 역사 기행을 다녀와서 더 도움이 됐다. 영화를 설명할 정보를 많이 얻었다.

-주인공은 조인성이지만, 사실은 소위 '따 먹는' 역할들이 따로 있었다. 

▶양만춘만 멋있게 보여주면 안된다, 아이돌이 그렇다. 12명이 있다는 건, 그 12명이 다양하게 나오는 걸 좋아해서 팬덤이 있는 거다. 그래야 팬덤이 생긴다. 영화에서는 그래야 스코어가 나온다고 생각했다. 조인성만 멋지게 나와서 가능할 확률보다는 그게 확률이 높으니까. 나는 중심만 잡아주면 된다. 

- 이번 영화에서는 영화 '쌍화점'에서 조인성이 그랬듯 남주혁이 미모를 담당했다. 세월의 무상함라든가, 내가 했던 어떤 역할이나 해야할 것들이 바뀐다는 것을 절감했나.

▶ 그 자리는 당연히 넘겨줘야한다. 넘겨줄 때가 됐고, 넘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내가 (극중 수염 등으로) 얼굴을 가렸지만 혹시 그 모습이 안 나오면 어떡하나 생각했는데, 아마 젊어서 분장했으면 안 나왔을 거다. 38세가 되고 나니까 수염을 붙여도 어울리는 얼굴로 변한 것 같다. 나이가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주어지는 축복같은 게 생긴 것 같다. 나에게는 그 '룩'이 어색하지 않았고 주혁이는 미모 담당을 했어야 했다.

- 김광식 감독의 전작 '찌라시'는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한 영화다. 감독의 전작을 봤을 때 불안한 부분은 없었나.

▶ '찌라시'를 봤다. 작품이 흥행은 잘 안 됐는데 번뜩이는 게 있더라. 영화라는 건 감독의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제작사의 입장도 있고 투자배급사의 입장 같은 것도 있으니까. 그런 부분에서 조율이 잘못됐을 수도 있고 프리프로덕션 기간이 짧아서 그런 것도 있을 것 같다. 구체적으로 묻지는 않았다. 그런 것들이 경험으로 쌓인 것들이 (김광식 감독에게서) 엿보였던 게 있다. 그 전에 감독님 작품들을 잘 봤다.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N인터뷰]②에 계속>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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