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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님들은 추석에 '전' 안 올렸다"…차례상 오해와 진실

전통 유교식 제사·차례는 '간소함'이 기본

(서울=뉴스1) 오상헌 기자 | 2018-09-23 11:29 송고
차례상. 2018.2.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평균 20만~32만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소상공인진흥공단, 소비자단체협의회 등이 각각 올해 추석 차례 상차림 비용을 조사한 결과를 평균한 값이다.

차례상엔 고기·과일·전·나물·술 등 보통 30가지 이상의 음식이 올라간다. 말 그대로 상다리가 부러질 만큼 예를 갖춰 정성스럽게 차례 음식을 준비한다. 차례상에 음식을 배열하는 것에도 '법도'가 따른다. 조율이시(棗栗梨枾)·홍동백서(紅東白西)·어동육서(魚東肉西) 등 차례상 진설 규칙은 엄격하다.

예(禮)를 중시 여기는 한국의 전통 제례에 따른 것이라고 하지만 정작 유교식(式) 차례상은 다르다고 한다. 23일 한국국학진흥원 등에 따르면, 추석 차례는 '간소함'이 기본이다. 차례(茶禮)는 '음력 매달 초하룻날과 보름날, 명절날, 조상 생일 등에 간단히 지내는 제사'를 뜻한다. 말 그대로 차를 올리는 예(禮)다. 제사 지낼 때의 예를 뜻하는 제례(祭禮)와 달리 상차림이 더 간소하다.

제례문화의 규범서인 주자가례(朱子家禮)를 보면, 제사음식은 간장 종지를 포함해 19가지다. 주자가례에는 '조율이시'를 의미하는 대추·밤·배·감 등 과일 이름도 없다고 한다. 과일을 뜻하는 '과(果)'만 그려져 있다. 생선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지역별로 상에 올리는 어종이 다르지만 주자가례에는 '어(魚)'로만 표기돼 있다. 

유교 전통에 따르자면 '조율이시' '홍동백서' 등의 진설법은 근거가 없다는 얘기다. '가례집람'이나 '격몽요결' 등 다른 유교 책에도 육류와 과일 위치를 크게 구분했을 뿐 과일 종류와 위치를 구체적으로 구분해 적시한 내용은 없다.

지역을 불문하고 차례나 제사상에 올라가는 '전'도 쓰지 않는 게 옛 유교 의례에 더 가깝다고 한다. '의례'나 '가례집람'에는 사찰 등에서 사용한 전이나 유밀과가 제사상에 올라가긴 했으나 전통 유가(儒家)에선 기피했다고 돼 있다.

이런 이유로 국학진흥원은 제사음식의 간소화는 그 자체로 재례 문화의 전통일 뿐 시대적 변화에 따른 결과가 아니라고 했다. 본래 간소한 차례 상차림으로 조상에게 예를 갖춘다면 '명절증후군'이나 제사음식을 둘러싼 갈등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미영 한국국학진흥원 수석연구위원은 "선조의 덕을 기리고 친족의 화합을 다지는 계기가 됐던 제사 문화가 오늘날 반대의 효과를 낳는 것은 전통을 잘못 이해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사 문화의 원형에서 조상의 뜻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bborir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