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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 '미션' 유연석 옆 그 낭인…윤주만 "묵직한 존재감 남길 바랐죠"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2018-09-23 08:30 송고
미스터 션사인 출연 배우 윤주만 /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미스터 션사인 출연 배우 윤주만 /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tvN 주말드라마 '미스터 션샤인'(극본 김은숙/연출 이응복)을 빛내는 다수 신스틸러들이 있다. 그 중 배우 윤주만은 깊은 눈빛과 묵직한 존재감의 무신회 낭인으로 시청자들에게 강렬하게 각인됐다. 그는 극 중 구동매(유연석 분)의 곁을 충직하게 지키는 오른팔 유죠로 등장한다. 유죠에 대한 서사가 디테일하게 그려진 것은 아니지만 이제 시청자들은 그 역시도 유진 초이(이병헌 분) 그리고 구동매 만큼이나 아픈 사연이 있는 조선인일 것이라 짐작하고 있다. 윤주만이 '미스터 션샤인'에서 낭인 유죠로 존재감을 보여주기까지, 그를 만나 지난 시간을 함께 돌이켜 봤다. 

미스터 션사인 출연 배우 윤주만 /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미스터 션사인 출연 배우 윤주만 /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이하 윤주만과 나눈 일문일답.
- '미스터 션샤인' 출연 이후 주변에서 달라진 반응이 실감될 것 같다.

▶ 아무래도 '미스터 션샤인' 이후 작품 제안으로 찾아주시는 분들도 계시다 보니 실감하고 있다. 특히나 김은숙 작가님과 이응복 감독님의 파급력을 실감하고 있다. 아내가 주변 반응을 알려주기도 하는데 아내가 좋아하는 모습에 뿌듯하다. (웃음) 그러면서도 어서 다음 작품으로 보여드려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다.

- '미스터 션샤인' 유죠 역으로 받은 호평 중 기억에 남은 호평이 있다면.
▶ 너무 다 좋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했다. '저기서 왜 저렇게 했지' 싶은 아쉬운 장면들도 많고 부끄러운 장면들도 많았는데도 '눈빛, 목소리가 좋다'고 해주시는 분들도 있더라.

- '미스터 션샤인'과는 어떻게 인연이 닿았나. '시크릿 가든'과 '신사의 품격' '도깨비' 등 김은숙 작가의 다수 드라마에 출연했는데.

▶ '시크릿 가든' 때부터 제작사 화앤담 픽쳐스와 인연이 있었다. 제작사 본부장님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좋게 봐주시면서 친해지게 됐다. '도깨비' 때는 사채업자 역할을 맡았는데 당시 이응복 감독님도 내가 캐릭터를 준비해온 모습을 보시고 좋게 봐주셨다. 이번에도 인연이 돼서 이름 없는 낭인1로 등장했다가 나중에 유죠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단역 배우들은 이름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굉장히 크다. 어디 가서도 역할을 설명할 때 낭인 역할로 나왔다고 하는 것 보다 캐릭터 이름으로 설명하는 것이 배우로서는 더 좋으니까. 사실 대본을 끝까지 본 사람으로서 엄청난 임팩트가 있는 신들이 있던 것은 아니었고 비중이 큰 역할도 아니었는데 감독님이 연출을 너무 잘 해주셔서 시청자 분들도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 같다.

- 유죠 역을 위해 특별히 노력한 점이 있나.

▶ 유죠 연기를 할 때와 실제 목소리가 사실 많이 다르다. 그래서 톤을 만들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일본인처럼 보여야 할 것 같아서 영화와 영상들을 많이 찾아봤다. 저음에 허스키한 느낌을 섞으면 되는데 오야붕에게 보고할 땐 어렵지 않았지만 감정이 다소 들어가게 되면 너무 목소리가 저음이라 기를 모아야 하는 게 힘들었다. (웃음)

미스터 션사인 출연 배우 윤주만 /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미스터 션사인 출연 배우 윤주만 /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 대사가 많진 않았지만 존재감이 돋보인 배우들 중 한 명이었다. 존재감을 어떻게 보여주려고 했나.

▶ 절대 일부러 튀려고 하지 않았다. 시대극이기도 해서 튀어야 겠다는 생각 보다는 묵직한 느낌을 주려고 했다. 초반에 방송됐을 때 '쟤는 왜 가만히만 있냐'는 반응이 드라마가 끝나고 나면 묵직한 존재감으로 기억에 남길 바랐다. 다행히도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기억해주셔서 감사했다.

- 드라마에는 구동매와의 관계가 깊게 설명돼 있지 않다. 구동매와의 관계, 그리고 유죠의 전사는 어떻게 보여지길 바랐나.

▶ 구동매의 충직한 오른팔 느낌을 주고 싶었다. 대본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유죠가 구동매에게 충성하게 된 계기가 분명히 있었을 거라 봤다. 구동매를 중간에 배신하고도 남았을 텐데 이렇게까지 충성하려면 서사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마 미국에 간 유진 초이처럼 일본에 건너가서 당하고 빼앗기고 온갖 시련을 당한 유죠를 생각했다. 죽임을 당할 뻔한 위기까지 갔는데 구동매가 구해주면서 그에게 충성을 맹세한 게 아닌가 한다.

- 유연석과 가장 많이 호흡을 맞췄다. 유연석은 어떤 배우, 어떤 사람인가.

▶ 밥을 잘 사준다. (웃음) 계산만 하려고 하면 벌써 계산이 끝나 있다. 참 인성이 바른 친구다. 이 친구가 한 번에 잘 됐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 작은 역할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올라온 배우다. 그래서 조단역 시절에 대해 잘 알고 설움도 공감해주는 친구다. 중간에 투입된 단역 배우들은 사실 누가 누군지 서로 잘 모른다. 그래서 아무도 나를 챙겨주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저도 비중이 큰 역할을 맡고 있던 것은 아니지만 처음부터 촬영을 시작해온 배우로서 유연석과 함께 단역 배우들을 챙기려 했던 것 같다. 또 유연석은 배우로서도 저보다 경험이 훨씬 더 많은 친구라 배울 점도 너무 많다. 구동매로 연기할 땐 옆에서 꼭 모니터로 지켜봤다. 역시나 잘 하더라. (웃음)

- 이병헌과 호흡을 맞춰본 소감은.

▶ 너무 긴장되고 설렜다. 이병헌 선배님이 현장에 앉아 계시니까 너무나도 신기하더라. 방송에서도 목소리가 너무 좋으시지만 현장에서 대사를 직접 들으면 저절로 눈을 감고 듣게 된다. '컷!' 소리가 나면 나도 모르게 '와~' 하게 되더라. 힘을 하나도 안 들이시고 연기하시는데 어떻게 그렇게 하실 수 있는 것일지. 예전에 '바람의 아들'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는데 그때부터 선배님을 좋아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다시 만나 뵙고 싶다.

미스터 션사인 출연 배우 윤주만 /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미스터 션사인 출연 배우 윤주만 /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 구동매가 고애신에게 따귀를 맞고 쳐다보는 유죠에게 "왜?"라고 묻는 장면이 있다. 그때 "웃으셔서"라고 말하는 대사가 있는데  그 대사가 둘의 관계를 보여주는 대사라고 생각했다. 단 네 글자이고 별 것 아닌 대사인데 유죠 입장에선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고민이 되더라. 속상한 느낌으로 말해야 할지, 따귀 맞았는데도 좋냐는 식으로 물어야 할지 고민했다. 결국 중간 정도의 톤으로 말했던 기억이 난다.

- '미스터 션샤인'을 마치고 난 뒤 가장 크게 성취감을 느낀 부분은 무엇인가.

▶ 일본어다! 일본어를 '아리가또' 밖에 모르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막막했다. 주연 분들에 비해 일본어 대사가 많은 것은 아니었지만 한마디를 하더라도 일본인처럼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스트레스가 너무 심했는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했다. 특히 유연석 뿐만 아니라 이병헌, 변요한 등 배우들을 보고 꼭 반드시 호흡을 맞추지 않더라도 그 에너지를 느끼고 '저렇게 연기해야 하는구나' 눈으로 보게 되니까 성장하게 된 것 같다.

- 배우가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 어렸을 때부터 TV에 나오는 사람이 되는 게 꿈이었다. 반드시 배우가 돼야겠다는 것은 아니었고 배우든 가수든 개그맨이든 TV에 나오는 게 꿈이었다. 그러다 20~21세 당시 길거리 캐스팅이 되면서 잡지 모델로 연예계 일을 시작했다. 군대에 다녀오고 직접 기획사에 프로필을 돌리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다 연락이 온 기획사에서 배우로 데뷔했다. 막연하게 스타를 꿈꾸면서 시작했는데 연예계는 너무 힘든 곳이었다.

- 배우가 되고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 나이를 조금씩 먹으면서 현실이 보이더라. 모든 게 현실로 다가오니까 현실의 벽에 부딪히게 되면서 힘들었다. 서른 살이 되면서 다른 일을 찾아야 하나 싶은 적이 있었지만 때로는 아르바이트도 병행하며 지금까지 배우를 계속하게 됐다.

미스터 션사인 출연 배우 윤주만 /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미스터 션사인 출연 배우 윤주만 /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 연기를 계속하는 이유는.

▶ '하고 싶어서'다. 연기는 표현하는 것인데 그 무언가를 표현한다는 게 잘못하게 되면 어색하다. 뭔가를 완성해 ㄱ가는 과정이 즐겁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됐다. 대사 한 마디를 완성하기 위해 고민하고 분석하는 게 재미있다. 그걸 더 깊이 알게 해준 작품이 '미스터 션샤인'이다. 이번에 그걸 확 느끼면서 경험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어느 순간 사람들하고 호흡하는 재미를 제대로 느끼게 됐다.

-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캐릭터, 장르는.

▶ 센 캐릭터, 장르를 해보고 싶다. 잔혹한 살인마나 이와 정반대로 망가지는 코믹한 캐릭터도 좋다.

- 앞으로 작업해보고 싶은 감독이나 작가가 있다면.

▶ 이응복 감독님은 당연히 너무 훌륭하시만 '미스터 션샤인'의 정지현 B팀 감독님과 꼭 다시 한 번 더 작업해보고 싶다. 감정 연기를 하면 '지금 것도 너무 좋은데 이렇게 한 번 해봤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해준다. 그 얘길 들으면 '이렇게도 해볼 수 있구나' 알게 된다. 어떤 감독들은 배우들을 위축되게 하곤 한다. 물론 내가 더 강해져야 하고 연기를 더 잘해야 하지만 정지현 감독님은 배려가 있는 감독이더라. 사실 주연들의 감정이 중요하고 조연의 감정까지 캐치하지 못하는 감독들도 많은데 그런 걸 다 캐치하는 감독이 정지현 감독이었다.  

-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 편안한 배우가 되고 싶다. 언제, 어디서든 '윤주만 반갑다'고 할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어렸을 때는 스타가 되고 싶고 유명해지고 싶고 돈을 많이 벌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었지만 요즘에는 연기로 밥 벌어먹고 사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더욱 실감한다. 내가 연기로 밥 벌어먹고 살 수 있는 수준의 배우가 되려면 어느 드라마든 편하게 나올 수 있는 친근하고 익숙한 배우가 돼야겠다는 생각이다.

- '미스터 션샤인'과 유죠에 관심을 가져준 시청자들에 한마디.

▶ 그저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이후에 무언가가 됐든, 시청자들의 관심에 보답할 수 있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aluem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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