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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딥:풀이]① '김구라 아들' 그리 "'고등래퍼' 후 위축돼 방에만"

(서울=뉴스1) 황미현 기자, 김민지 기자 | 2018-09-19 08:00 송고
서울 연남동 식당. 가수 그리 딥풀이.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 연남동 식당. 가수 그리 딥풀이.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뉴스1 연예부의 대표 코너였던 [딥:풀이]가 올 가을부터 [N딥:풀이]로 이름을 변경, 새롭게 출발합니다. [N딥:풀이]는 말 그대로 다양한 장소에서 스타들 및 연예 관계자들과 만나 속 깊은(Deep) 이야기를 나누고, 그 감동과 재미를 팬들 및 독자 여러분들께 전달하고자 기획된 코너입니다. 그 첫 시간으로 '김구라의 아들'이자 래퍼인 그리와 만남을 준비했습니다. 

그리(20. 본명 김동현)는 최근 MC그리라는 활동명을 버리고 그리라는 이름으로 탈바꿈했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활동명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달라진 음악 색깔과 성장을 녹여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는 래퍼로 활발한 활동하며 실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그러나 그에게는 아직 넘어야 할 큰 수식어들이 있다. '김구라의 아들' '예능인' 등 그리가 노래만으로 자신을 표현하기에는 대중의 선입견이 꽤나 세게 박혀있다.

1998년생인 그리는 9살때부터 '김구라 아들'로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일찍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리는 21살의 나이임에도 성숙한 마인드를 갖고 있었다. 그리는 "유명인의 아들이기 때문에 '고등래퍼'에서 탈락한 후에도 더 많은 악플에 시달렸고, 많이 힘들었다"면서도 "그러나 내 앞에 있는 수식어들은 나를 이만큼 알릴 수 있었던 것이기 때문에 원망하지 않는다"며 착실히 음악을 해나갈 것임을 밝혔다.

'고등래퍼' 후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동안 성숙한 마인드와 실력을 더한 그리는 지난달 자작곡 '도브스'를 발표하며 가수로서 착실하게 성장하고 있다. 신곡 발표 후 활동 중인 그리를 최근 연남동의 한 펍에서 만났다.
서울 연남동 식당. 가수 그리 딥풀이.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 연남동 식당. 가수 그리 딥풀이.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 최근에 활동명을 'MC그리'에서 '그리'로 바꿨죠.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해요.

▶ 엠넷 '고등래퍼' 출연 이후 1년 반 정도를 쉬면서 정말 많은 고민을 했어요. 아무래도 'MC그리'라는 이름이 MBC '라디오스타'에 나가서 웃고 떠들다가 지어진 이름이라, 음악에 대한 제 진지한 모습에 방해가 되는 것 같더라고요. 변화가 필요했어요. 정말 많은 생각을 했죠. 이름을 길게 할까, 본명을 쓸까… 잘 떠오르지가 않더라고요. 그때 주변에서는 '그리'를 살리는 게 어떠냐고 하더라고요. 저는 아예 다른 이름을 써도 열심히 해서 새로운 이름을 알릴 자신이 있었는데, 혼자 음악 하는 건 아니니까요. 조언을 듣고 '그리'로 하게 됐어요. 끼워 맞춰 보니 '중요한'이라는 의미가 있고 어감도 좋고 해서 쓰게 됐죠. MC라는 단어 자체는 예전에 쓰던 거라 빼고요.
서울 연남동 식당. 가수 MC 그리 딥풀이.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 연남동 식당. 가수 MC 그리 딥풀이.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 '고등래퍼'가 끝나고 길게 쉰 이유가 뭐였나요.

▶ 그때 많은 주목을 받아서 조금 위축됐어요.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유명인의 아들이 아니었다면 '고등래퍼'에 나가 혹여 실력이 부족해 떨어졌더라도 아무 일 없던 것처럼 살 수 있었을 텐데… 그때 집에서 잘 안 나가고 생각을 정말 많이 했어요. 사실 지나고 보니 별 거 아니더라고요. 혹독한 평가를 받았지만 그만큼 얻는 것도 많았으니까요. 1년 여의 공백기는 저를 돌아보는 시간이었죠.

- '돈 츄 럽 미'가 그 공백기에 나온 곡이죠.

▶ 맞아요. 친한 프로듀서 형이 있는데 제게 '휩쓸리지 말라'는 조언을 해주더라고요. 그래서 솔직하게 나만의 스타일을 밀어붙인 음악을 들려줘야겠다 싶었죠. 대중과 타협을 뒤로하고 내 색깔을 찾아야겠다고 해서 만든 곡이에요.
서울 연남동 식당. 가수 그리 딥풀이.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 연남동 식당. 가수 그리 딥풀이.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 이제 '고등래퍼'에 나갈 나이는 아니잖아요. 혹시 기회가 되면 또 다른 랩 서바이벌 '쇼미더머니'에 나가보고 싶은 생각은 있나요.

▶ 전혀요. 나갈 생각은 없어요.

- 예능에 종종 출연하는데 빈도수는 높지 않은 것 같아요.

▶ 일단 섭외가 들어오면 소속사 이사님이 먼저 한 번 보고 제게 '이런 게 있다. 어떠냐'고 물어봐주세요. 저는 항상 다 괜찮다고 해요. '고등래퍼'를 마치고 한동안은 '음악으로만 보여주겠다'고 해서 예능도 안 하고 머리도 기르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안 그래요.
서울 연남동 식당. 가수 그리 딥풀이.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 연남동 식당. 가수 그리 딥풀이.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 최근에 '복면가왕'에 나왔죠. 출연을 결심한 이유가 궁금해요.

▶ 다채로운 색을 지닌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편견 없이 가면을 쓰고  노래하는 '복면가왕'에도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3~4년 전에 섭외가 왔을 때는 거절을 했는데 이번에 섭외가 들어왔을 때는 흔쾌히 응했죠. 아버지에게도 말하지 않고 출연했어요. 심지어 무대에 오르기 3분 전에도 아버지에게 문자가 왔는데 '미팅 중이야. 이따 연락할게'라고 메시지를 보낸 뒤 바로 무대에 올라갔죠. 당시 아버지 반응을 정말 리얼한 거였어요. 스스로 제 레전드 예능이라고 생각하는 게 두 개가 있는데, 하나는 '안녕하세요'에서 이영자 선배님이 저를 못 알아보신 것이고 나머지 하나가 이번 '복면가왕'이에요.(웃음)

- 본격적으로 래퍼 활동을 하면서 음악적으로 어떤 것을 배우고 발전시켰나요.

▶ 도전정신. 20살이 넘고 이름을 '그리'로 바꾸고 나서는 도전정신이 생긴 것 같아요. 사실 이전에 발표한 '이불 밖은 위험해'나 '열아홉'은 대중이 좋아하는 곡이잖아요. 물론 그 음악이 나빴다는 건 아니지만, 제대로 음악을 시작한 후제 색깔도 많이 보여주고 싶어요.

- 읊조리는 랩부터 리드미컬한 랩까지 다양한 스타일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 같아요.

▶ 저는 색깔이 없는 예술가가 되고 싶어요. 여기에도, 저기에도 잘 어울리는 래퍼요. '돈 츄 럽 미' 파트 1에서는 발라드 식으로 노래만 했고, 파트 2에서는 지르듯이 랩을 했어요. 'DOVES'에서는 리드미컬한 랩을 했고요. 이번 미니앨범에서도 다양한 장르를 시도해보려고 해요. 어딜 붙여놔도 잘 하는, 하나의 색이라고 칭할 수 정의 내릴 수 없는 예술가가 되고 싶어요.

<[N딥:풀이]②에 계속>


hm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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