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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석학 세바스찬 승 삼성전자 부사장 "뇌 신경망이 AI 핵심"

반응 뜨거운 삼성 AI 포럼…AI 세계적 석학 대거 참석
LG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IT기업 관계자들도 '관심'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2018-09-13 14:36 송고 | 2018-09-13 14:48 최종수정
뇌 신경공학의 세계적 대가로 꼽히는 세바스찬 승 삼성전자 부사장(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13일 서울 강남 삼성전자 R&D센터에서 열린 'AI 포럼'에서 인간 뇌의 특성을 AI(인공지능)에 접목하는 연구방향을 공유했다. (삼성전자 제공)© News1
뇌 신경공학의 세계적 대가로 꼽히는 세바스찬 승 삼성전자 부사장(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13일 서울 강남 삼성전자 R&D센터에서 열린 'AI 포럼'에서 인간 뇌의 특성을 AI(인공지능)에 접목하는 연구방향을 공유했다. (삼성전자 제공)© News1

AI(인공지능) 세계적 대가로 꼽히는 세바스찬 승 삼성전자 부사장(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이 13일 서울 강남 삼성전자 R&D센터에서 열린 'AI 포럼'에서 인간 뇌의 특성을 AI에 접목하는 연구방향을 공유했다.

1000억개가 넘는 뇌의 신경세포(뉴런)는 시냅스라는 연결 고리를 통해 다른 뉴런과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동시에 작동해 순식간에 정보를 처리하고 저장한다. 1000억 개의 뉴런과 100조 개 이상의 시냅스가 병렬적으로 연결돼 약 20와트(W) 수준의 저전력으로도 기억 연산 추론 학습 등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기조연설 주제는 '현대적 관점에서의 컴퓨터와 뇌'로, 승 부사장은 신경 회로망 연구와 인공지능 간의 접목에 대한 새로운 연구 방법과 함께 인간의 뇌 구조를 이해하기 위한 인공신경망을 이용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승 부사장은 인간의 뇌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피질(cortex) 연구를 핵심으로 꼽았다. 승 부사장은 "우리가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은 뇌의 피질에서 영감을 받은 자율학습(unsupervised learning)이다"라고 강조했다. 입력된 패턴 데이터에 근거해 학습되는 머신러닝이 아니라, 인공신경망을 이용해 자율적인 학습을 하는 셀프러닝이 진정한 AI를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뇌 신경구조를 모방해 AI를 구현하는 것이 뇌 신경공학자들의 최대 현안이다. 뇌의 신경세포가 스파이크 형태의 신호를 주고받고 시냅스 연결 강도를 조절해 정보를 처리하는 구조가 반도체와 비슷하다는 데 착안했다. 뉴런과 뉴런을 연결하는 시냅스는 화학적 전기적 반응을 통해 뉴런에서 발생하는 스파이크 신호를 다른 뉴런으로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뇌 모방 기술이 성공적으로 개발되면 실생활과 산업에 걸쳐 대변혁이 오게 될 전망이다.
순차적으로 입력된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존 폰노이만 컴퓨팅 방식은 전력소모를 비롯해 패턴 인식, 실시간 인식, 판단 등에서 많은 한계를 드러냈다. 수치 계산이나 정밀하게 작성된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데엔 탁월하지만, 최근 유통량이 급증하는 이미지나 소리를 처리하고 이해하는 데는 효율성이 떨어진다. 단적인 예로 2012년 구글이 공개한 고양이 얼굴 자동인식 소프트웨어를 작동시키는 데는 1만6000개의 프로세서가 필요했다. 인공신경망 기술 연구가 활발한 것도 이같은 한계를 극복해야만 AI 시대가 앞당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승 부사장은 "뇌의 뉴런의 활동을 보면 우리가 머신러닝에 대해 생각하든, 연애에 대해 생각하든 뇌에 있는 뉴런은 마치 서로를 향해 침을 뱉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우리의 뇌 속에서는 이러한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를 러닝(학습) 알고리즘에 적용하는 것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승 부사장은 뇌의 특성을 알고리즘에 구현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승 부사장은 "한 시냅스를 강화하면 다른 시냅스는 약해지는데 마치 서로 제한적인 자원을 위해 경쟁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이러한 뇌의 고유한 특성들을 기술에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한편 이날 승 부사장의 강연에는 800여명 넘는 참석자들이 몰렸다. LG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IT기업 관계자들도 승 부사장의 강연을 듣기위해 참석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도 찾아 승 부사장에게 강연을 요청하기도 했다.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한 승 부사장은 인공신경망 분야 세계적 석학으로 삼성전자는 지난 6월 그를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미국 대학의 교수직을 겸임하면서 삼성전자 부사장급 직책을 맡는 파격적인 대우다. 삼성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AI 핵심 인재들을 키우겠다는 강력한 의지였다. 승 부사장은 미국 벨연구소 재직 당시  뇌 신경활동을 모방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공동 개발한 뒤 네이처에 발표하면서 학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포럼은 AI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한듯 대히트를 기록했다. 전날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린 포럼 참가자까지 합치면 1500명의 학계, 업계 관계자들이 삼성 AI 포럼에 참석했다. 전날 포럼에는 얀 르쿤 뉴욕대 교수 외에도 요수아 벤지오 캐나다 몬트리올대 교수, 조엘 피노 맥길대 교수, 애런 쿠르빌 몬트리올대 교수, 양은호 카이스트 교수 등도 강연자로 나섰다. 르쿤 교수와 요수아 벤지오 교수는 딥러닝 분야의 세계적인 대가로 꼽힌다. 이날은 언어·추론과 시각·로보틱스·온디바이스 AI 등 두 가지 주제로 나눠 신시아 브리질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미디어랩 교수, 베리 스미스 더블린대학교 교수, 드미리스 임페리얼 컬리지 런던 이아니스 교수, 위구연 하버드대학교 교수 등이 발표를 진행했다.

한편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이사(삼성리서치 소장)는 이날 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단순 엔지니어 수준을 넘어 세계적으로 저명한 분들을 영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쉽지는 않겠지만, AI 분야 전반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석학 중심의 인재풀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삼성은 지난 8월 AI를 4대 미래 성장사업 중 하나로 정하고 연구 역량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국 AI 총괄센터 설립을 시작으로 미국 실리콘밸리, 영국 케임브리지 등에 이어 최근 미국 뉴욕에 6번째 글로벌 AI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2020년까지 글로벌 연구 거점에 약 1000명의 AI 선행 연구개발 인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13일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서 열린 '삼성 AI 포럼 2018'에서 MIT 신시아 브리질 교수가‘소셜 로봇과 함께하는 풍요로운 삶'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News1
13일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서 열린 '삼성 AI 포럼 2018'에서 MIT 신시아 브리질 교수가‘소셜 로봇과 함께하는 풍요로운 삶'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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