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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자폐 발병률 낮은 원인 규명…IBS

(대전ㆍ충남=뉴스1) 김태진 기자 | 2018-09-12 13:25 송고
성별의 차이에 따른 행동학적 실험 모식도와 결과 그래프(IBS 제공)© News1
성별의 차이에 따른 행동학적 실험 모식도와 결과 그래프(IBS 제공)© News1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김두철)은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 김은준 단장 연구팀이 여성의 자폐증 발병률이 더 낮은 원인을 규명했다고 12일 밝혔다.

특정 유전자의 변이가 도입된 생쥐 실험을 통해 암컷에게만 나타나는 방어 기작을 관찰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자폐증 발병 원인을 밝혀 치료법 개발에 기여하는 한편 접근이 어려웠던 성별 차이 간 자폐증 연구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전 세계 인구의 1%는 자폐증 환자로 알려져 있다.

남성 자폐증 환자는 여성 자폐증 환자보다 4배 이상 많다. 이 같은 성별 간 차이는 인종, 지역, 의료 수준에 관계없이 나타나는 뚜렷한 특징이지만 명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수많은 연구자들이 성 염색체나 성 호르몬을 원인으로 설명하려 했지만 연구의 진전은 더뎠다. 대부분 연구의 실험동물도 수컷 생쥐가 대상이라 성별 간 차이를 비교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자폐증 발병에 있어 성별 간 차이를 설명하는 가설은 다양하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여성 방어 효과는 자폐증 발병에 있어 여성에게 유전자 차원의 방어 효과가 작동한다는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자폐증과 관련된 변이들이 축적됨에 따라 남성은 특정 시점에 자폐증이 발병하지만 여성의 경우 훨씬 더 심각한 변이가 축적돼야만 발병하기 때문에 시점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이에 IBS 연구진은 여성 방어 효과 가설에 주목해 성별 간 차이 연구를 설계했다. 분자적 수준에서부터 행동학적 수준까지 다각도의 분석을 위해선 근본적인 전제 조건이 동일해야 한다.

연구진은 자폐증 환자에서 발견되는 돌연변이 CHD8 유전자를 생쥐에게 도입해 실험군을 만들었다.

우선 뉴런의 활성화 정도 측정을 통해 CHD8 유전자 돌연변이 수컷 생쥐에서 자폐증과 유사한 행동 변화로 흥분성 뉴런의 활성화가 증가되는 것을 확인했다.

반면 암컷 돌연변이 생쥐에서는 정상적인 행동이 관찰됐으며, 억제성 뉴런의 활성화가 증가됐다.

행동 차이도 나타났다. 수컷 돌연변이 생쥐는 정상적인 수치에 벗어난 행동을 보였다. 어미와 분리된 상황에 놓이자 새끼 생쥐는 초음파 영역의 울음 빈도가 높아졌다.

청소년기 생쥐의 경우 어미를 찾는 행동이 증가됨을 관찰했다. 또 지속적으로 털을 정리하는 행위(self-grooming)를 반복했다. 

연구진은 또 RNA 분석을 수행해 성별 간 나타나는 유전체적 차이를 살펴본 결과, 수컷 돌연변이보다 암컷 돌연변이의 뇌에서 더 많은 변화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암컷 돌연변이가 CHD8 유전자 변이에 대응하는 방어기작으로서 특이적인 유전자 발현을 증가시킨 결과로 분석됐다.

유전자들은 세포외기질에서 뉴런을 구조적으로 지지하며 기능을 발현하도록 도와주거나 세포 간 신호를 전달하는 물질들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CHD8 변이로 인한 자폐증 발달을 막는 특이적인 변화가 암컷에게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추가 실험을 진행했다. 기존에 자폐증 환자들에서 관찰된 유전자들과 비교 분석한 결과, 수컷 돌연변이 생쥐와 암컷 돌연변이 생쥐는 상반된 양상이 나타났다. 수컷 돌연변이 생쥐에선 CHD8 변이로 인한 유전자들이 흥분성 뉴런과 억제성 뉴런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시스템을 무너뜨려 자폐증과 유사한 행동을 초래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암컷 돌연변이 생쥐에서는 CHD8 변이에 대응해 특이적 유전자들을 발현을 증가시켰다. 이로 인해 균형 시스템이 지켜져 정상적 행동이 나타남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암수 생쥐에 똑같은 돌연변이를 도입, 성별의 차이로 인해 나타나는 행동 변화, 뉴런 활성화 정도, 유전자 발현 결과를 처음으로 보여준 것으로, 자폐증에서 여성의 발병률이 더 낮은 이유를 밝혀냈다는데 의의가 크다. 

김은준 연구단장은 “암컷 돌연변이 생쥐에서 관찰한 방어 기작은 자폐증의 발병 원인 규명 및 치료를 위한 획기적인 발견”이라며 “그간 선별적으로 수행되던 성별 간 발병률 차이 연구 분야를 선도할 중요한 연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Nature Neuroscience)’ 지난달 14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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