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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현장]"눈물의 1000회 잔치" '이런일이' 임성훈x박소현, 역사ing[종합]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2018-09-11 17:17 송고
© News1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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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의 삶과 호흡한 '세상에 이런 일이'가 1000회 축하 파티를 열었다. 20년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듯 MC 임성훈과 박소현은 눈물을 보였다.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1000회 기념 기자간담회가 11일 오후 4시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 진행됐다. MC 임성훈, 박소현, 박정훈 SBS 사장, 이윤아 아나운서가 참석했다.
'세상의 이런 일이'는 1998년 5월6일 가정의 달 특집으로 시범 방송된 후 21일부터 정규 방송돼 2018년 1000회라는 역사를 썼다. 그동안 '누렁이 구조작전' '부산원숭이' '맨발의 기봉이' '선풍기 아주머니' 등 우리 사회가 비친 여러 사건과 사람을 심도있게 다루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세상에 이런 일이'는 두 명의 메인 진행자가 20년간 한 프로그램을 지켜왔다. 한국 방송 역사에서 최초의 기록이다. 두 사람은 20년간 한결같은 진행자로서의 성실함과 더불어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으로 프로그램의 상징이 됐다.

이날 박정훈 SBS 사장은 "'세상에 이런 일이'는 세상의 신기한 일들을 잡아내자는 기획이었는데 하다 보니 이 세상의 따뜻한 이야기를 담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 프로그램에 깔린 기본 정신은 휴머니즘이다. 신기한 것보다 서민들의 이야기, 이 세상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따뜻한 사람들을 볼 때 더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프로그램의 정신이 그대로 이어가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또 "임성훈, 박소현 두 진행자가 꿋꿋하게 이 프로그램을 지켜왔고 기네스북에도 등재됐다. 존경의 마음을 담아서 축하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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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임성훈 박소현은 이날 한국 기록원이 인증한 '최장수 공동진행자' 증서를 받았다.

임성훈은 "1000회까지 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프로그램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1회에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6개월 가면 잘 갔다고 생각했다. 우리 주변에 보기 어려운 신기한 일을 가져다가 방송을 만든다면, 6개월 정도 지나면 소재가 고갈되는 게 아닐까 싶었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방향에 맞춘 덕분인지, 제작진의 끊임없는 노력 덕분인지 이렇게 1000회가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앞으로 1111회까지는 하려고 한다. '또 일을 내자'는 의미로 새 목표를 세웠다. 목표를 세우면 같이 가게 되지 않냐. 1000회를 목표로 열심히 해왔는데 이렇게 이뤘으니 더 열심히 해보겠다. 1000회를 맞은 소감은 일단 너무 기쁘고, 너무 뿌듯하다. 정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임성훈은 소감을 전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이에 박소현도 눈물을 보였다. 박소현은 "굉장히 기쁘고 울컥하게 된다. 꿈인 것 같다. 1998년에 시작할 때 지금 상황을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프로그램이 저에게 힘을 주고 힐링을 주는 프로그램이었다. 학교 간다는 마음으로 매주 왔던 기억이다. 꽃다운 나이에 시작해서 나를 철들게 한 프로그램이다. 그런 기쁜 만음으로 왔는데 훌쩍 세월이 지나서 공동 MC로 최장수 진행 기록도 만드니 녹화 떄 울컥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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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현은 "상상하지도 못한 일이 나에게 펼쳐지는 것 같다. 학교 다니는 것처럼 온 프로그램인데, 우등상도 좋지만 개근상을 받은 느낌이다. 의미있는 프로그램인데 그걸 많은 분들이 알아주셔서 고마운 마음이 든다. 20년만에 임성훈 선생님 울컥하는 모습 처음 본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울컥하게 됐다"고 했다.

1000회 동안 임성훈 박소현은 단 한 번도 MC석을 비우지 않았다. 힘든 순간도 있었다. 박소현은 지난해 갈비뼈 골절 등 심각한 부상을 입었을 때도 마이크를 잡았고, 임성훈도 모친상을 당했음에도 녹화에 임했다.

박소현은 "당시 갈비뼈가 두 대가 골절됐다. 현실적으로는 정말 나오기 힘든 상황이었다. 안 나오면 내가 너무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직감적으로 오더라. 내가 나중에 10년 후에도 그 순간을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걷지도 못할 상황이었음에도 정신력으로 버텼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선택을 정말 잘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임성훈은 "어머니가 동생 가족과 캐나다에서 살았는데 녹화 전날 돌아가셨다는 전화를 받았다. 제작진에 이야기를 해서 캐나다로 바로 가려고 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을 어머니가 정말 좋아하셨는데, 내가 지금 녹화에 빠지는 걸 용납하지 않으실 것 같더라. 최대한 잘 녹화를 했는데 마지막 어머니와 아들에 관한 아이템에서 목이 메였던 기억이 난다. 그 녹화가 제일 힘들었다"고 말했다.

'세상에 이런 일이'를 하면서 달라진 것도 많았다. 박소현은 먼저 "외모가 많이 변했다. 사람들이 그대로라고 하는데 정말 많이 바뀌었다"고 농담을 했다.

이어 "생각하는 것이 많이 바뀌었다. 당연히 20대와 30대 사고방식이 다 바뀌겠지만, '세상에 이런 일이'를 진행하면서 엄청 긍정적이게 됐다. 자신감도 많이 얻었다. 처음 프로그램 시작했을 때보다는 더 다양한 시선을 갖게 됐다. 누군가 칭찬을 해주지 않아도 성장하고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20년을 진행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이었냐는 물음에 "매주 와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께 하면서, 에너지를 주고 받아서 지치지 않고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때 그때 지쳤을 때 주인공(출연자)들을 통해 얻었던 것 같다. 그분들에게 힘을 얻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답했다.

박소현은 '다음 목표인 '1111회를 맞이할 수 있겠냐'는 물음에 "나는 잘 모르겠다. 이 순간을 전혀 상상하지 못하고 왔기 때문에 하루 하루 열심히 살다 보면 그날도 올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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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훈은 이날 2년 전 900회를 기념하면서 '결혼을 2년만 미뤄달라'고 농담 반 진담 반의 부탁을 했었다고. 박소현은 "너무 좋은 인연인 임성훈 선생님을 만났다. 남자친구를 만나야 할 시간에 가족보다 더 자주 본 분이다. 말도 안 되는 인연을 쌓은 거다. 남자친구도 만나고 싶지만 임성훈 선생님과의 인연도 결혼만큼 소중한 인연이라고 생각한다. 선생님 건강하셔서 나도 오래 오래 같이 하고 싶은 마음이다"고 말했다. 

 방송사끼리의 경쟁이 아닌 콘텐츠로 경쟁하는 시대다. 자극적이고 시청자에게 충격을 주는 방향으로 빠르게 흘러가는 방송 환경이다. '세상에 이런 일이'는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와 호흡흘까.

임성훈은 "앞으로 '세상에 이런 일이'는 우리 삶에서 줄 수 있는 잔잔한 감동은 기본적으로 깔려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자극적인 프로그램이 시청률이 좋고 임팩트가 강해야 인기를 끌고 있지만 방송의 다양성 측면에서 인간의 본성을 지키는 프로그램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기본은 버리지 않되, 늘 지금의 시청자들이 관심을 가질 아이템을 잘 활용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오는 13일 방송되는 1000회 특집에서는 20년간 우리의 입을 떡 벌어지게 했던 4600여개의 놀라운 사연들을 '순간포착 기네스 랭킹쇼!'와 '업그레이드 황금손' 등의 코너로 꾸며진다. 


i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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