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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절 연휴 끝낸 北…남북·북미정상회담 본격 '시동'

앞으로 열흘 간 남북 대화 일정 집중…18일 정상회담이 분수령
북미 정상회담 논의도 수면 위로…폼페이오 방북 시점 주목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2018-09-11 15:20 송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2018.4.27/뉴스1 © News1 한국공동사진기자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2018.4.27/뉴스1 © News1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북한이 정권 수립 기념일(9.9절) 70주년 행사를 마무리 지음에 따라 본격적인 대화 행보에 나설 것으로 11일 예상된다.

북한은 지난 9일부터 진행한 9.9절 행사를 사흘간 이어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날인 1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로 방북했던 리잔수 전국인민대표자회의 상무위원장 일행에 대한 연회를 열어 북중 우호를 과시했다.
이번 연회는 중국 대표단만을 위해 마련된 것이다. 만수대예술극장에서 공연과 함께 진행됐으며 김여정 당 제1부부장, 리진쥔 주북 중국특명전권대사 등 양측의 고위 인사가 모두 참석했다.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역시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연회에서도 연설을 하지 않았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최룡해 동지가 당중앙위원회와 국무위원회의 위임에 따라 중국의 귀빈들을 환영하는 연설을 했다"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일련의 9.9절 관련 주요 행사에서 사실상 '침묵'을 지키고 있다.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주요 정치 기념일을 의미 있는 메시지 표출의 기회로 삼았던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행보다.
5년 만에 열린 9.9절 계기 열병식과 집권 처음으로 참석한 9.9절 중앙보고대회에서도 김 위원장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미국을 의식한 '로키' 메시지는 여러 차례 확인됐다.

몇 차례 고비를 넘어 재개를 눈앞에 둔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은 물론 향후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논의 과정에서 밀착해야 할 중국도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만큼 김 위원장이 다가올 대화 국면을 조심스럽게 대비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북한은 11일까지 '9.9절 연휴'를 보낸 뒤 12일부터 본격적인 대화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번 주만 해도 평양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협의와 남북 군사 실무회담,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 일정이 연이어 예정돼 있다.

실무협의는 정상회담의 일정과 의전, 안건 등 모든 준비 사항을 논의해야 하는 만큼 이번 주에 한 차례 이상 대면 협의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 두 번의 정상회담 경험이 있지만 이번 정상회담이 2박 3일로 북측 평양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앞선 정상회담 때의 선례는 직접 적용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군사 실무회담 역시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사안을 미리 협의하는 성격의 회담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비무장지대(DMZ) 내 '지뢰제거'와 '공동유해발굴', 'GP(전방초소) 시범 철수' 등 군사 관련 사안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비중 있게 다뤄질 전망이다.

특히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를 비롯한 해상에서의 군사 관련 사안이 새로운 합의점을 찾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개성 공동연락사무소는 정상회담 합의 사항 이행을 위해 정부가 공을 들이고 있는 부분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동연락사무소를 두고 '24시간 365일' 남북 소통 시대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연락사무소는 향후 합의 사항 이행을 위한 남북 간 채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측은 물론 북한 역시 9.9절 연휴가 끝나는 대로 이 같은 포괄적인 정상회담 논의 사항에 대한 대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의 입장에선 미국에 제의한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일정을 잡는 것이 최대 현안 중 하나다. 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친서를 보내 정상회담을 제의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호응이 나온 만큼 북미는 뉴욕 채널 등 물밑 채널을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시점은 남북 정상회담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 준비로 여유가 없는 것도 문제지만, 미국 측에서 일주일 안에 갑작스럽게 방북 일정을 잡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북한은 바쁜 대화 행보의 추동력을 9월 말 유엔 총회까지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유엔 총회를 통해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 체결에 대한 메시지를 낼 '분위기 조성'에 힘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의 유엔 총회 참석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여전히 유엔에 대북 제재 및 북한 인권 관련 문제가 걸려 있어 자칫 '확실한 비핵화 조치'가 없는 상태에서의 김 위원장의 유엔 행보는 오히려 북한에 부정적 분위기를 조성할 수도 있다.

김 위원장이 북미, 북중 등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의 당사자인 주변국을 설득하는 것이 더 실리라는 분석도 있다. 유엔을 통해 김 위원장이 직접 평화 메시지를 내더라도 결국 문제 해결을 위한 당사국과의 담판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seojib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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