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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헷갈리는 우주·지구·생명·인류 빅 히스토리 담은 책

[신간] 이 모든 것을 만든 기막힌 우연들

(서울=뉴스1) 이영섭 기자 | 2018-09-09 08:00 송고
이 모든 것을 만든 기막힌 우연들 표지 © News1

우주, 지구, 생명, 인류의 형성과 탄생·역사는 항상 헷갈리고 가물가물하다. 책으로, 다큐멘터리로 볼 때는 어느 정도 분명해지는데 시간이 흐르면 기억에 남지 않는다.  

월터 앨버레즈가 쓴 '이 모든 것을 만든 기막힌 우연들'은 우주와 인간 역사에 대한 거대 담론을 정리하는데 그만인 책이다.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장은 추천사를 통해 "우주 지구 생명 인류라는 네가지 큰 구슬과 함께 인간의 삶에 얽힌 소소한 구슬을 인류 원리를 중심으로 꿰어야 빅 히스토리다. 이 책은 제대로 구슬들을 꿰어 보배로 만든 최초의 빅히스토리 책이라고 단언한다"고 밝힌다.

138억살의 우주, 45억살의 지구, 수백만년의 인류를 제대로 연결했다는 얘기다.

먼저 저자가 믿음직하다. 월터 앨버레즈는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아버지 루이스 월터 앨버레즈와 함께 소행성 충돌이 공룡 멸종의 원인이었다는 가설을 밝혀낸 저명 지질학자다. 
사전적으로 보면, 빅 히스토리는 우연의 연속이라는 파노라마와 같은 관점에서 역사가와 과학자들이 함께 전통적 역사에, 우주의 역사를 연구하는 과학적 통찰력을 결합시켜 새롭게 개척한 분야다.

저자는 빅 히스토리를 기막힌 우연들의 연속이라는 관점에서 풀어낸다. 저자는 UC버클리대학에서 행한 빅히스토리 주제의 강의를 바탕으로 책을 썼다고 한다.

그간 빅히스토리는 역사학자나 인문학자들이 집필한 적은 많았지만 과학자가 빅히스토리 저술에 도전한 것은 저자가 처음이라고 한다. 그의 빅히스토리는 과학적 전문성에서 강점을 지닐 듯하다. 

138억년의 우주, 45억년의 지구, 100만년의 인류의 발자취에서 저자는 기막힌 우연들 중 첫번째 우연으로 빅뱅을 거론한다. 모든 공간을 포함하는 빅뱅을 통해 모든 역사가 신비롭게 출발한 것이다.

저자는 지구의 역사에서 규소를 강조한다. 지구가 탄생할때 규소는 산소 등과 더불어 주요 구성요소였고 석기 유리와 같은 인공물질의 발명에 엄청난 기여를 했고 인류 진화에도 상당한 역할을 한다.

생명의 탄생도 우연의 연속이었다. 세포의 조상은 명왕누대와 시생대 잠복기에 등장했고, 이후 진핵생물과 DNA를 가지는 핵을 포함한 세포가 탄생한다. 도구와 불을 사용하는 인류의 탄생과 진화는 더욱 놀라운 우연이라는게 저자의 관점이다.

이같은 풀이는 역설적으로 인간이 '우연'을 동원하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설명하지 못한다는 현실, 인간의 지적 한계를 반증한다. 이는 우주에 대한 경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번역자들에게도 신뢰가 간다. 이강환 서대문자연사박물관 관장은 서울대에서 박사학위(천문학)를 받았고, 이정은 경희대 교수는 서울대를 나와 미 텍사스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모든 것을 만든 기막힌 우연들 / 월터 앨버레즈 지음/ 이강환 이정은 옮김/ arte /1만8000원


sosab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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