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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세웅 신부가 들려주는 격동의 한국현대사 속살과 삶

[신간] 이땅에 정의를…함세웅 신부의 시대 증언, 한인섭 대담

(서울=뉴스1) 이영섭 기자 | 2018-09-06 09:10 송고 | 2018-09-07 10:28 최종수정
신간 '이 땅에 정의를 : 함세웅 신부의 시대 증언' 표지

한국 현대사의 결정적 장면마다 현장을 지켰던 함세웅 신부(78)의 현대사 증언록이 나왔다.

이 책은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으로 상징되는 함 신부의 발자취를 촘촘하게 뒤따라가고 있어 오롯이 그의 전기이기도 하다.
올해로 사제 50년을 맞은 함 신부의 책은 한국현대사와 민주화운동의 주역 등을 만나 자료와 육성증언을 모으는 작업을 10여년간 진행해온 한인섭 서울대 교수와의 대담 형식으로 꾸며졌다. 2013년 초부터 6개월동안 13차례 대담한 결과가 이 책이라고 한다.

이 책이 다루는 범위는 당연히 함 신부의 전 생애다. 

함 신부는 1942년 서울에서 태어나 어릴적부터 신부의 꿈을 키울 정도로 신앙심이 깊었다. 소년 함세웅은 모세가 홍해를 가르는 정의의 기적이 마냥 좋았다고 한다.
중학교땐 예배당 신부의 일을 돕는 복사를 하고  60년엔 대신학교(현 가톨릭대)를 들어갔으며, 65년부터 73년까지 로마에서 신학 박사학위를 따는 순탄한 사제 준비의 길을 걷는다.

하지만 귀국 직후 73년 김대중 납치사건, 서울대 최종길 교수 고문치사 사건에 이어 74년 민청학련 사건, 인혁당 재건위 사건, 지학순 주교 구속사건, 이에 따른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결성 등이 그의 역정을 바꾼다.

한인섭 교수는 "지학순 주교 사건은 주교 한명의 문제가 아니라 불의한 독재정권에 핍박받는 이들과 연대하는 저항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보편적 문제의식으로 승화되면서 함 신부 주도의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출범한다"고 평가한다. 

모두가 꺼렸던 인혁당 가족들을 껴안고 최종길 교수의 고문치사도 폭로하면서 함 신부는 이후 수십년간 억압받는 이들에게 믿음직한 언덕이 됐다. 
 
민주화의 길에서 함 신부는 어디서든 나타났다. 민주회복국민회의, 동일방직과 YH 노동자들, 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 그리고 절정이라 할 수 있는 1987년 박종철고문치사사건까지 그는 항상 태풍의 눈에 있었다.

그를 이렇게 만든 것은 무엇일까. 

"함 신부의 신앙과 신학의 주체어는 정의였다. 하나님의 대표적 속성이 정의라는 것이다. 너희들은 먼저 하늘나라와 그의 정의를 행하라는 말씀에 충실했다. 정의구현사제단 등 모든 활동은 정의 구현에 헌신해야 한다는 하나님의 명령인 것이다."

이 책에는 건드리기 어렵고도 불편한 뒷얘기도 담겨있다.

민주화 운동을 하면서 함 신부가 맞닥뜨려야 했던 교회 안에서의 음해와 비난이 대표적이다.

특히 민주화운동의 대부인 김수환 추기경과의 마찰을 다룬 에피소드들, 2010년대 한국 가톨릭의 현실에 대한 비판 등도 실려 있다.

반일감정이 강해 로마 유학 시절 김 추기경에게 일본어를 하지 말라고 당돌하게 항의(?)한 일화, 사제단 활동에 반대하는 선배 신부들로부터 함 신부를 감싸준 김 추기경의 따뜻한 면모 등이 묘사되어 있다. 

지 주교 사건이후 젊은 사제들과 서울교구장이던 김 추기경이 혼연일치로 부정의에 대항 것으로 알려진데 대해 함 신부는 대체로 동의하면서도 "젊은 사제들은 도전하려 하고 추기경은 무척 신중한 편이었다"고 회고한다.

◇이 땅에 정의를 : 함세웅 신부의 시대 증언/ 한인섭 대담 /  창비 /  3만5000원

함세웅 항일독립운동단체회장이 지난 2017년 7월 19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몽양 여운형 선생 제70주기 추모식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2017.7.1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함세웅 항일독립운동단체회장이 지난 2017년 7월 19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몽양 여운형 선생 제70주기 추모식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2017.7.1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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