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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터키 경제 위기는 글로벌 경제 위기의 전조"

신흥국 달러·유로 부채'막대'…통화가치 급락에 '빨간불'
신흥국 위기 → 달러강세 → 美수출 타격 가능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2018-09-04 18:22 송고
터키 리라화 © AFP=뉴스1
터키 리라화 © AFP=뉴스1


주요 개발도상국에서 부채가 늘어난 까닭에 이 중 한 곳인 터키의 경제 위기는 새로운 글로벌 경제 위기의 전조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경고했다.
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터키 리라화 폭락 사태가 브라질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 신흥시장으로까지 확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터키 리라화 가치는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올해 들어 40% 이상 폭락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부채가 급격하게 증가한 점을 고려할 때 잠재적 위험은 당시 미국의 상황을 위협할 정도라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맥킨지글로벌연구소에 따르면, 전 세계 총부채는 169조달러(약 18경8570조원)로 2008년 금융위기 직전 97조달러(약 10조8232조원)에서 배 가까이 급증했다.

WP는 과거 부채 위기는 미국의 가계 대출과 그리스 등 재정 관리에 실패한 유럽 국가로 인한 것이었다면 이번 부채 위기는 달러화와 유로화를 과도하게 빌린 신흥시장 기업들에 대한 우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 예로 최근 몇년 간 교량과 은행, 발전소, 항만 등의 건설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많은 자금을 차입한 터키 내 기업들과 은행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상으로 늘어난 부채를 갚지 못할 수도 있다고 WP는 경고했다.

리라화의 약세와 함께 미국의 금리인상은 달러화 강세로 이어지게 되며, 이는 곧 터키 부채의 증가를 의미한다. 올해 초 터키가 10만달러의 부채를 갚기 위해서는 37만9000리라가 필요했으나 리라화의 가치가 하락한 현재는 66만리라 이상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럴 경우 고수익 투자처를 찾아 터키 같은 신흥시장에 막대한 자금을 빌려준 유럽 은행들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스페인 은행권은 터키에 820억달러 이상을 빌려줬다.  

또 신흥국 시장이 위기에 직면할 경우 안전자산인 달러화 강세가 심화돼 미국의 수출기업들의 실적도 나빠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를 두고 자산관리업체 클루스킨셰프의 데이비드 로젠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금융위기 이후 ) 우리는 부채 거품을 바로잡아야 했으나 오히려 부채를 늘렸다"고 지적했다.

지난주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터키 금융기관 20곳에 대한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터키의 위기에 대해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아담 포센 소장은 브라질과 멕시코, 러시아, 인도네시아, 인도 등의 경제는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도 여전히 안정적인 상태가 잘 유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포센 소장은 "기업 부채의 수준에 대한 불안만으로 그 나라의 경제를 판단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신흥시장 중 취약한 곳은 그렇게 많지는 않다"고 주장했다.


yellowapol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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