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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버너 美대법관 후보 상원 청문회 '가시밭길' 예고

나흘 간 진행…'낙태'·'러시아스캔들' 등 쟁점 예상
민주 '인준 반대' 총력태세 불구 통과 가능성 무게

(서울=뉴스1) 이원준 기자 | 2018-09-04 11:52 송고
브렛 캐버너 미 대법관 지명자. © AFP=뉴스1
브렛 캐버너 미 대법관 지명자.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대법관 후보로 지명한 브렛 캐버너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 판사(53)에 대한 상원 인준청문회가 4일(현지시간) 시작된다.

CNN 등에 따르면 미 상원 법사위원회는 이날부터 나흘간의 일정으로 캐버너에 대한 청문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캐버너는 1993년 앤서니 케네디 전 대법관의 사무원을 지낸 경력이 있으며,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엔 백악관에서 근무했다. 이후 그는 2006년 워싱턴 연방항소법원 판사에 임명돼 12년 간 일했다.

캐버너는 특히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추문 사건을 수사한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팀에서도 활동한 이력을 갖고 있으며, 53세의 '젊은 나이'란 점에서 대법관에 임명될 경우 상대적으로 오랜 기간 대법관직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보수 성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 캐버너가 대법관에 임명될 경우 연방대법원의 이념 지형이 보수 5명, 진보 4명으로 재편된다는 점에서 민주당은 벌써부터 그의 '인준을 막겠다'며 험난한 가시밭길을 예고해 놓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현지 언론들은 낙태와 총기규제 문제, 그리고 2016년 미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 인사들 러시아 측과 공모했다는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 등이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신임 연방대법관으로 브렛 캐버너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 판사 지명을 발표한 뒤 얘기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신임 연방대법관으로 브렛 캐버너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 판사 지명을 발표한 뒤 얘기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그동안 민주당은 낙태 합법화의 근간인 1973년 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번복할 인물이 대법관이 돼선 안 된다고 주장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을 수 있고 총기 소유를 옹호하는 인물을 대법관 후보로 지명하겠다'고 공언했던 만큼 캐버너가 이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캐버너는 앞서 '판결 번복은 없을 것'이란 입장을 밝힌 적이 있지만, 민주당은 이번 청문회에서 캐버너의 확답을 듣기 위해 관련 문제를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서도 캐버너가 청문회에서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를 주목하고 있다. 캐버너가 평소 '현직 대통령은 재임 동안 검찰 수사와 기소로부터 면제돼야 한다'는 소신을 밝혀온 만큼 대법관이 될 경우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로부터 트럼프 대통령을 보호하려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캐버너가 대법관에 임명되려면 어쨌든 의회의 문턱을 무사히 넘어야 한다. 상원은 법사위 청문회를 뒤 인준안을 본회의 표결에 부치며 여기서 과반인 50명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현재 미 상원은 최근 존 매케인 공화당 의원이 타계하면서 공화당 50석, 민주당 및 무소속 49석으로 구성돼 있다.

공화당이 자력으로 인준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구조이긴 하나, 민주당은 이를 막기 위해 공화당 이탈표를 끌어오겠다는 구상이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걸고 (캐버너 인준을) 반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캐버너 인준 저지'에 동참하고 나선 모습. 클린턴 전 장관은 미 노동절인 3일 트위터를 통해 "캐버너가 대법관으로 인준된다면 노동자의 권리가 훼손되고, 기업과 노동자 간 권력 격차가 확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지 언론들은 민주당이 캐버너의 인준을 막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현재까지 캐버너 인준에 찬성 의사를 밝힌 공화당 의원이 모두 47명으로 확인됐다며 이같이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그들(민주당)은 성공할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인다"며 수적 열세 탓에 캐버너 인준을 막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브렛 캐버너 대법관 지명자의 임명에 반대하는 시위대. © AFP=뉴스1
브렛 캐버너 대법관 지명자의 임명에 반대하는 시위대. © AFP=뉴스1



wonjun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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