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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기 "전두환 회고록 '사탄·거짓말쟁이' 내가 썼다"

"초고 전달 받고 원고로 만들어 출판"

(광주=뉴스1) 전원 기자 | 2018-08-28 13:27 송고 | 2018-08-28 14:49 최종수정
전두환 전 대통령 회고록© News1
전두환 전 대통령 회고록© News1

전두환씨의 핵심 측근인 민정기 전 공보 비서관은 28일 "전 대통령의 회고록에서 고 조비오 신부를 '사탄'이나 '거짓말쟁이'로 쓴 것은 바로 나"라고 주장했다.

민 전 비서관은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전 대통령으로부터 초고를 받고, 구체적인 문장 표현은 나중에 내가 다 정리해서 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민 전 비서관은 "지난 2000년부터 전 대통령이 회고록을 준비했다"며 "고 조비오 신부가 헬기 사격을 했다는 주장이 허위라는 것은 수사기록이나 재판기록 등 과거 자료를 통해 전 대통령이 초고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확한 날짜는 기억을 하지 못하지만 2013년에서 2014년쯤 전 대통령이 초고가 다 됐으니 마지막으로 원고를 만들어 발매하라고 했다"며 "당시 전 대통령은 문장을 가다듬고 목차를 구성하고, 출간하는 것까지 온전히 민 비서관이 책임지고 알아서 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초고를 받은 후에는 내 책임하에 원고가 완성됐고 출판이 이뤄지게 됐다"며 "'사탄이라는 생각이 든다', '거짓말쟁이다'라는 표현 등 구체적인 문장 표현은 나중에 제가 정리할 때 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씨가 원고 완성 후 봤는지에 대해서는 "이순자 여사에게 원고를 전달해드렸고, 이 여사는 원고를 봤지만 전 대통령이 봤는지는 확실하게 알 수가 없다"며 "원고를 작성하고 완성하는 것은 내 책임하에 이뤄졌다. 구체적인 표현도 제가 작성한 것이 맞다"고 재차 강조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펴낸 자신의 회고록에서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했다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애초 27일 광주지법 재판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재판을 하루 앞둔 26일 입장문을 통해 불참을 통보했다.

전씨측은 "2013년 대학병원에서 알츠하이머 증세라는 진단을 받았다. 적절한 치료로 인해 증세의 급속한 진행은 피했지만 90세를 바라보는 고령 때문인지 최근 인지능력이 현저히 저하돼 방금 전의 일도 기억을 하지 못한다"며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문제는 전씨 측이 2013년부터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2014년 출간한 회고록이 정상적이냐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전두환 회고록' 집필자로 알려진 민 전 비서관이 직접 해명하고 나선 것이다. 

전씨측은 "재판에 나가서 말하는 내용들이 전혀 진실성 있게 사실과 부합하게 말할 수 있는 게 전혀 없다"며 앞으로도 출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한편, 법원은 전날 전씨의 불출석에도 정식으로 재판부에 요청받은 게 없다며 재판을 열었다. 다음 재판은 10월1일 오후 2시30분 광주지법 법정동 201호 대법정에서 진행된다.


jun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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