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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광주 5·18 재판' 불출석…"강제 구인해야"(종합)

"건강 악화로 출석 못해"…사실상 혐의 부인
재판장 "알츠하이머인데 회고록 발매 이해 안돼"

(광주=뉴스1) 전원 기자 | 2018-08-27 18:11 송고
전두환 전 대통령 © News1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공판기일이 전 전 대통령의 불출석에도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전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인 정주교 변호사는 사실상 5·18 당시 헬기사격을 부인했고, 전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재판에 불출석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공판에서 재판부는 전 전 대통령이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데도 회고록을 발간한 사실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광주지역 각계각층에서는 전 전 대통령을 강제 구인해서라도 법정에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게 제기되고 있다.

◇전두환, 사실상 혐의 부인

27일 오후 2시30분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호석 판사의 심리로 열린 전 전 대통령에 대한 공판기일은 전 전 대통령이 불참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공판에는 전 전 대통령이 불참했음에도 불구하고 불출석 사유서 등을 제출하지 않았다며 재판을 진행했다.

공판에는 고소장을 접수한 조비오 신부의 조카인 조영대 신부와 이철우 5·18기념재단 이사장, 5월 관계자, 일반 방청객 등 많은 사람이 재판을 방청했다.

김 판사는 정 변호사에게 검찰의 공소사실에 전 전 대통령이 어떤 뜻을 답할 예정인지 질문했다.

정 변호사는 "검찰이 1980년 5월 22일과 27일 2차례에 걸쳐 헬기사격이 있었다고 했다"며 "목격자의 증언이 있지만 헬기 조종사들은 기총소사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양측의 주장이 배치되는 만큼 간접증거로 재판의 결론을 내야하는 상황이다"고 말했고, 이에 재판장은 "일단 부인할 예정으로 알고 있겠다"고 답했다.

김 판사는 검찰 측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지 물었고, 검찰은 "전 전 대통령의 출석을 촉구한다"고 했다.

김 판사는 10월1일 오후 2시30분 광주지법 법정동 201호 대법정에서 공판기일을 진행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해 4월 고 조비오 신부의 조카인 조영대 신부는 전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사자(死者)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전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헬기사격을 부인하면서 "조비오 신부는 거짓말쟁이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헬기사격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 전 전 대통령을 불구속 기소했다. 전 전 대통령이 건강상태, 관할 위반 등을 이유로 재판부 이송 신청을 했지만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광주에서 재판이 열리게 됐다.

하지만 전 전 대통령 측은 26일 건강상의 이유로 재판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혔었다.

◇"건강 악화돼 불출석"

정 변호사는 전 전 대통령이 건강 악화로 인해 불출석 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 판사는 공판에서 "변호인 등이 지난주까지 출석을 전제로 준비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제 언론의 발표도 있었지만 (재판부에) 특별히 낸 것은 없다. 이에 변호인측 입장을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출석을 하지 못한 것에 간단히 설명을 드리겠다"며 "전 전 대통령과 변호인은 재판 전까지 출석을 하려고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답했다.

이어 "가족들은 알츠하이머로 투병한다는 사실을 가급적 외부에 알리지 말아달라는 부탁이 있었다"며 "이에 알려지지 않는 선에서 재판에 맞춰 출석하려고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 전 대통령은) 현재 단기 기억 상실증세가 있다"며 "재판을 위해 몇차례 방문했고, 방문할 때마다 관련 내용을 새로 설명했었다"고 했다.

또 "감정을 조절하는데도 곤란을 겪기도 했다"며 "더욱이 최근 날씨 등으로 인해 건강에 무리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점을 볼 때 장거리 여행이 곤란하다는 이야기가 있었고 출석을 하지 못하게 됐다"며 "다만 재판을 앞두고 언론에서 많은 관심을 보여 불가피하게 입장을 어제 발표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판사는 "언론에 나온 것을 거론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의견서 등을 내지 않았다"며 "불출석은 이번 기일에 한해서 인지 아니면 추후에도 있는 것인가"라고 질문했다.

정 변호사는 "(불출석 입장을) 저도 어제 오후 전달받았다"며 "재판을 마치는대로 파악해서 소상히 설명 올리겠다"고 했다.

◇"알츠하이머인데 회고록 발매…이해 안돼"

이날 공판에서는 알츠하이머인데도 회고록을 발매한 것이 이해가 안된다는 재판장의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김 판사는 "이해가 안되는 점이 있다"며 "2013년부터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회고록은 2017년 4월에 발매됐다. 이것은 모순이 아니냐"고 질문했다.

이에 정 변호사는 "회고록 준비는 오래됐다"며 "2013년에 가족들이 이상 상태를 보고 병원에 가서 검진을 했고, (알츠하이머를) 확인했다"고 답했다.

이어 "이후 병이 악화되서 회고록 출간을 미룰 없었고, 더 악화되기 전에 급하게 준비해 출간하게 됐다"며 "기억 상실인 분이 어떻게 회고했는지 궁금하시는 것 같은데 일부 내용은 그 전에 초고를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전두환 광주 재판서 참회해야"
27일 오후 광주지법에서 열린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자명예훼손 혐의 재판에 참석한 고 조비오 신부 조카인 조영대 신부(왼쪽 두번째)가 전 전 대통령의 불참에 대해 "광주가 또 한번 한을 품게됐다"고 비판하고 있다. 2018.8.27/뉴스1 © News1 전원 기자

전 전 대통령이 재판에 불참하면서 각계각층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조 신부는 공판에 참석한 뒤 기자들을 만나 "(전두환씨가) 앞으로도 계속 재판에 나오지 않는다면 법원이 강제구인을 해서라도 재판석에 세워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조 신부는 "건강상의 이유는 이번 재판석에 서지 않을 수 있는 불출석 사유가 되지 못한다"며 "사유서를 내지도 않고 이렇게 참석하지 않는 것은 재판부를 농락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자기가 저지른 만행에 대해서 여전히 인정하지 않겠다는 표현이다"며 "계속 이런 방법으로 재판을 지연하거나 자신의 죄를 부인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신부는 "광주가 또한번 마음에 한을 품게 됐다"며 "10월1일에 재판 일정이 잡혔는데 그 때도 핑계를 대고 불출석한다면 재판부는 강제구인을 해서라도 반드시 전씨를 법정에 세워주길 간곡하게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이철우 5·18기념재단 이사장도 "전씨가 출석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5월 가족들은 재판에 출석하는 것만으로도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생각해 전씨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것 등을 자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전씨가 재판에 출석해 책임있는 재판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쉽다"며 "성실히 진실을 밝히고 뉘우침과 참회의 시간이 되길 바랬는데 참으로 아쉬운 한편 분노도 치밀어 오른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은 성명을 내고 "역사의 법정, 진실의 법정 앞에 서서 5·18의 진실을 밝히고 국민들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평화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전 전 대통령의 불출석에 대해 "광주 5·18 영령을 우롱한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진실을 고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의당 광주시당은 보도자료를 내고 "강제구인을 해서라도 광주 법정에 전 전 대통령을 반드시 반드시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jun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