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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ICO…블록체인 개발사, 투자유치 방법 바꾼다

일부에게만 파는 프라이빗세일·거래사이트가 유통 책임지는 IEO 등 등장

(서울=뉴스1) 이수호 기자 | 2018-08-27 08:03 송고 | 2018-08-31 18:34 최종수정
 © News1 성동훈 기자
 © News1 성동훈 기자

블록체인 서비스 개발사들이 암호화폐 자금모집(ICO)에 대한 정부의 규제를 피하고, 투자자 저항을 줄이기 위해 투자금 확보 방식을 다각화하고 있다.

27일 블록체인 투자업계(IB)에 따르면 최근 ICO를 진행하려던 국내 대형 스타트업 10여곳이 ICO 대신, 해외 기관투자자 및 특정 판매자를 대상으로 자사 토큰(코인)을 파는 '프라이빗 세일' 방식으로 자금모집을 마무리했다. 최근 300억원을 유치한 메타디움 테크놀로지가 대표적이다. 쉽게 말해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토큰을 판매하지 않는 셈.    
블록체인 개발사들이 대중들에게 더 많은 토큰을 판매할 수 있는 ICO를 택하지 않는 이유는 프로젝트의 영속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보통 블록체인 개발사들은 백서 등 자사의 서비스 계획을 알리고 개발 전에 미리 토큰을 발행, 투자금을 유치했다.

문제는 실제 서비스가 구현되기 이전부터 토큰 가격이 급등락하는 경우가 잦아 안정적인 개발이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특히 불특정 대중들에게 토큰을 판매할 경우, 토큰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선 서비스 개발보다는 마케팅과 홍보에 상당 부분을 지출해야했다는 것이 ICO를 진행한 개발사들의 주장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거래사이트에 상장하려면 최소 수십억원이 필요한데다 다수의 투자자에게 토큰을 팔면, 모금액의 3분의1 이상인 100억원대 마케팅비는 기본으로 들어간다"며 "차라리 소수의 투자자에게 서비스 개발비를 유치, 추후 서비스가 돌아갈 때 토큰을 시장에 푸는 것이 훨씬 더 이익이다"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아예 ICO 펀딩에 실패하는 프로젝트도 급증하고 있어, ICO 시장 자체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ICO 시장분석 업체 ICO레이팅에 따르면 올 2분기 등장한 ICO 프로젝트 중 약 50%가 목표한 자금 조달에 실패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부분 목표치를 넘어섰던 올 1분기와 비교하면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일반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그만큼 커진 셈이다.

실제 ICO의 대안으로 현재의 '프라이빗 세일' 외에도 IEO(Initial Exchange Offering) 등 다양한 투자모델이 등장하고 있다. IEO는 거래사이트가 개발사로부터 토큰을 받아, 일부 회원에게 제한적으로 판매하는 방식이다. 거래사이트가 단순 거래 중개를 맡는 것을 넘어서서 개발사의 프로젝트 신뢰도를 직접 보증하는 것이다. 

단순 거래가 아닌 거래사이트가 직접 판매하는 것인 만큼, 거래사이트는 개발사의 프로젝트를 꼼꼼하게 검토해 개발력을 담보해준다. 최근 논란이 됐던 신일골드코인 사례처럼 유사수신 및 횡령 등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국내에선 거래사이트 영업에 대한 정부 기준이 없는데다, 일부 대형거래사이트가 장부거래 및 내부자거래, 외환관리법 위반 혐의로 여전히 검찰 조사를 받고 있어 IEO가 대중화되지 못하고 있다.   

이더리움의 개발자 비탈릭 부테린이 내놓은 'DAICO(다이코)'도 ICO를 대체할 수 있는 투자법으로 꼽힌다. 다이코는 블록체인 개발사가 투자금을 유치하는 방식은 ICO와 같지만 거래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이더리움의 특성을 활용, 투자자가 투자금 사용현황을 직접 들여다 볼 수 있다.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추가 자금이 필요하면 투자자 투표를 통해 추가 ICO도 이뤄진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이코는 이더리움이 제공하는 스마트 컨트랙트 기술을 통해 인출 대상과 시기, 물량을 사전에 코드로 지정하거나 묶어 둘 수 있는 기능을 활용하는 것"이라며 "ICO에 대한 투자자 불신이 커지고 있고, 개발사들 역시 불필요한 비용 지출을 줄이기 위해 투자방식이 더욱 다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lsh5998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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