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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무비] '너의 결혼식', '건축학개론' 잇는 보편적 정서의 힘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2018-08-24 07:00 송고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 News1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 News1

'건축학개론'이 아직까지도 대표적인 '첫사랑 영화'로 각인될 수 있는 이유는 보는 이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보편적 감성 덕분이다. 관객들은 순수하지만 비겁한 이제훈이나, 예쁘지만 속을 알 수 없는 수지의 모습에 그 시절 자신이나 첫사랑 상대를 대입해 부끄러워 하고 그리워 한다.

지난 22일 개봉한 '너의 결혼식'(이석근 감독)은 '건축학개론'이 갖고 있는 공감의 힘을 물려받은 작품이다. 어딘가 익숙하고 보편적인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는데, 식상하기 보다는 공감이 간다. 자신의 이야기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실제 첫사랑 이야기를 리서치해 시나리오에 반영한 감독의 노력이 빛을 발한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느슨한 액자 형식을 취한다. 체육 교사인 우연(김영광 분)이 학생들에게 고등학교 시절 첫눈에 반했던 여자 승희(박보영 분)와의 추억에 양념을 섞어 이야기를 펼쳐낸다. 관객들은 그 속에서 두 사람 사이에 일어난 진짜 이야기들을 보게 된다.

전학 온 도도한 모범생과 그런 그에게 첫눈에 반한 한 반에 한 명쯤 있는 '꼴통'. 고3인 두 사람은 함께 '땡땡이'를 치면서 친해지고, 복잡한 가정사를 갖고 있는 여자가 갑작스럽게 또 이사를 가버리면서 인연이 끊긴다.

졸업 후 치킨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던 남자는 우연히 명문대 광고 전단에서 여자를 발견하고, 여자와 재회하겠다는 일념하에 무작정 체대 입시를 준비한다. 그리고 입학에 성공, 그토록 그렸던 여자를 만난다. 하지만 여자에게는 이미 '엄친아' 남자친구가 있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는 두 남녀의 '연애 연대기'를 순차적으로 따라간다. 얼핏 평범한 이야기지만, 이를 흥미진진하게 볼 수 것은 탄탄하게 잡은 두 주인공의 캐릭터가 배우들의 연기력과 맞물려 나름대로 입체적이게 형성됐기 때문이다.

남자 주인공 우연의 캐릭터는 로맨틱 코미디 남자주인공에 어울린다. 첫사랑 승희에게 돌진하는 '무식하고 용감한' 캐릭터는 과장된 면이 있어도 사랑스럽다. 박보영이 연기한 승희의 캐릭터는 요즘 말로 '걸크러시'다. 현실적이고 되바라져 보이지만, 어린아이 같은 우연을 감쌀 정도로 어른스럽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따뜻하고 유쾌한 톤으로 진행된다. 초반에는 풋풋하고 발랄한 코미디, 후반부는 남녀의 진지한 관계의 변화를 그리며 균형을 맞췄다. 후반부 결말을 위한 선택이겠지만, 초반 쌓아온 주인공들의 캐릭터가 무너지는 점은 아쉽다. 명작이라 할 수 없지만 공감가는 로맨스 영화로는 괜찮다. 22일 개봉했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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