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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8년만에 구제금융 졸업…경제 '산넘어 산'

2600억유로 구제자금 투입돼
낮은 가계소득과 고용불안 과제로 남아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2018-08-20 16:54 송고 | 2018-08-20 16:55 최종수정
26일 그리스 국기가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 언덕 위 고대 유적 위에서 펄럭이고 있다.  <자료사진> © News1 우동명
26일 그리스 국기가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 언덕 위 고대 유적 위에서 펄럭이고 있다.  <자료사진> © News1 우동명

그리스가 20일(현지시간) 3차까지 진행됐던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졸업했다. 그러나 구제금융으로 쌓인 막대한 국가부채와 오랜 긴축정책으로 인한 빈곤 문제가 '산 넘어 산'으로 떠올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리오 센테노 유로안정화기구(ESM) 이사회 의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그리스가 2010년 초 이후 처음으로 자립할 수 있게 됐다"면서 "우리는 오늘 더 이상의 구제 프로그램 없이 그리스의 ESM 프로그램을 안전하게 종료한다"고 밝혔다. 막대한 구제금융 자금이 투입된 지 8년 만의 일이다.
센테노 의장은 "이는 그리스 국민들의 대단한 노력과 현 그리스 정부와의 원활한 협력, 유럽 파트너들의 대출과 채무 면제를 통한 지원 등이 있었던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ESM은 지난 3년간 그리스의 거시경제 조정과 은행 자본 확충 지원을 위해 619억유로(79조원)를 투입했다. 이 기구는 그리스가 ESM 프로그램을 통해 집행할 수 있는 241억유로(31조원)의 자금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2009년부터 엄청난 재정적자에 허덕이던 그리스는 지난 2010년 5월 1차로 1100억유로(약 142조원)의 구제금융을 승인받고 2012년 3월, 2015년 8월 등 3차례에 걸쳐 총 2600억유로(약 331조원)의 구제금융 자금을 지원받았다. 세계 금융 역사상 최대 규모였다.
지난 2016년 그리스 아테네 노동부 청사 밖에서 시위를 하던 한 노인이 5유로짜리 지폐를 꺼내 흔들고 있다. <자료사진> / AFP PHOTO / LOUISA GOULIAMAKI
지난 2016년 그리스 아테네 노동부 청사 밖에서 시위를 하던 한 노인이 5유로짜리 지폐를 꺼내 흔들고 있다. <자료사진> / AFP PHOTO / LOUISA GOULIAMAKI

그리스 경제는 지난해년부터 간신히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으나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빚부터가 산더미다. 현재 그리스의 국가부채는 3200억유로(약 410조원)로,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180%에 달한다. 이 중 2566억유로(330조원)는 유로존 채권자에, 321억유로(41조원)는 IMF에 지불해야 한다.

그리스는 오는 2020년까지 GDP의 3.5%, 2060년까지 2.2%의 재정흑자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한 구제금융 졸업 조건도 지켜야 한다.

크게 위축된 내수 살리기도 큰 숙제다.

그리스는 약 10년간 채권단의 요구에 따라 긴축 정책을 지속하고 세금을 인상하면서 내수가 크게 위축됐고 이로 인해 임금과 고용률은 바닥까지 떨어졌다. 이렇게 낮아진 가계 소득과 불안정해진 노동 시장을 수습하는 것이 당면 과제다.

뉴욕타임스(NYT)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인용, 그리스 내 빈곤 인구가 1000만명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가계 소득은 30% 이상 감소했고 5명 중 한명은 임대료나 전기세, 은행 대출금을 지불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가족 구성원의 3분의 1은 실업자 신세가 됐고, 직장을 가진 사람들의 빈곤율 또한 유럽 국가들 중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그리스 노동부에 따르면, 그리스에서 일자리 자체는 증가하고 있으나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55%는 최저 임금을 주는 임시직이나 시간제 근무직이었다.

NYT는 "대다수의 근로자들에게 그리스의 노동 시장은 여전히 거칠고 불규칙한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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