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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전문가 "북미, 대치국면 되돌아가도 놀랄 일 아냐"

"北, 계속된 제재·압박에 대화 희망 잃을지도"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2018-08-07 11:53 송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 © AFP=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 © AFP=뉴스1

북한 비핵화 문제 등에 관한 북미 간 협상이 결렬 수순을 맞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러시아 측 전문가로부터 제시됐다. 6·12 북미정상회담 이후에도 미국의 대북제재와 압박이 계속되면서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자체를 포기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경제연구소 아시아전략센터의 게오르기 톨로라야 소장은 6일(현지시간) 보도된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북한은 선의의 조치들을 많이 했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것들"이라며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와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소재 서해위성발사장 시설 해체, 한국전쟁(6·25전쟁) 당시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 그리고 국영매체에서 반미(反美) 선전구호를 빼버린 것 등을 그 예로 들었다.
톨로라야 소장은 "그러나 미국은 긴장 완화를 위한 조치를 취한 게 거의 없다"면서 "(북미 간) 대화가 성공하기는커녕 조기에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간 정상회담이 열린 뒤 노동신문 등 국영매체를 통해 "조미(북미)관계의 새 역사"를 썼다며 관련 내용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이처럼 미국과의 관계 개선 쪽에 방점을 찍은 북한과 달리,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최우선 순위에 놓고 후속협상을 추진해오면서 결과적으로 양측의 이견만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톨로라야 소장도 "미국과 북한 간의 비핵화 협상 동력이 약화되고 있다"면서 "양측 모두 상대방이 '싱가포르 회담 때 채택한 공동성명 합의사항을 위반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톨로라야는 앞서 미 주요 언론들이 '북한이 6·12 회담 이후에도 미국을 속이고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 진행해왔다'고 보도한 데 대해선 "북한은 아직 '핵·미사일 개발을 그만두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다. 공동성명에도 그런 내용은 없다"며 "(북미 간 대화를) 훼방 놓으려는 세력들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뒤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노력'을 약속하면서도 그 구체적인 대상이나 방법·시한은 제시하지 않았다.

미국 내에선 이를 빌미로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의지나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는 반면, 북한 측은 미국과의 후속협상을 통해 '단계적·동시적'으로 풀어갈 문제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 정부는 세계 각국을 상대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 준수를 거듭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톨로라야는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 대한 희망을 잃어버릴 지도 모른다"면서 "양측이 올해가 끝나기 전에 기존의 대치국면으로 돌아가더라도 놀랄 게 없다"고 말했다.


ys4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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