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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차 외교관 아빠가 스위스서 주부로 변신한 사연은?

임상우 대사 '스위스 아이처럼, 스위스 아빠처럼' 출판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2018-08-04 08:00 송고
스위스 제네바 외곽의 한 초등학교.  © News1
스위스 제네바 외곽의 한 초등학교.  © News1


"어, 그럼 누가 내 밥을 하지?"
23년차 외교관인 임상우 마다가스카르 대사가 육아휴직을 끝내고 다시 현업으로 복직한다고 하자, 큰 아들이 꺼낸 말이다.

임상우 대사는 지난 2015년 외교관인 부인이 스위스로 발령받자 육아휴직을 결심한다. 남성 외교관 가운데도 육아휴직을 하는 경우는 종종 있으나 입부 20년차인 과장급, 재외 공관에서 관리자급인 외교관이 육아휴직을 결정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한국 식료품점이 하나도 없는 스위스 제네바에서의 '주부' 생활은 아이들에게  하루 한 끼 먹이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아이들을 학교에 실어나르거나 아이들의 학교 적응을 도와야 하는 모든 것들이 처음부터 배워야만 하는 입장에서 서바이벌 게임과 같았다고 귀띰한다.
하지만 현재는 그 때의 경험으로 중요한 전환점을 맞았다고 회상한다. 만 3살과 만 6살의 아들 둘을 키우는 주부로서 보낸 2년의 시간이 가장 치열한 시간이였다고 한다.

임 대사는 "육아휴직 전에는 다른 보통 아빠들처럼 사무실을 집 삼아 지냈기 때문에 아이들 세상에 아빠라는 존재의 개념만 있었다"며 "주부로 살면서 아이들과 함께 지내니 끈끈한 관계를 맺게됐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맞벌이임에도 불구하고 아내가 독박육아를 한 데 대해 문제의식을 가져본 적이 없었지만 스위스에서 독박육아를 하게 되니 주부들이 겪는 어려움을 느끼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런 경험을 갖고 있는 임 대사는 후배 외교관들에게도 과감하게 육아휴직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남성육아휴직은 고사하고 육아휴직 자체를 쓸 수 있는 직업이 제한적이라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 후배 외교관에게 이에 대해 조언을 하는 것이 일반 국민들의 인식과는 괴리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그럼에도 후배 남성 외교관에게 과감하게 육아휴직을 권장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임 대사는 최근 2년간의 주부 생활을 담아 '스위스 아이처럼, 스위스 아빠처럼'을 출간했다. 그는 출판 서적의 수익금을 마다가스카르 어린이 복지사업에 기부할 예정이다.
스위스 아이처럼, 스위스 아빠처럼. © News1



ej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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