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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없는 남양유업 TV광고…의도적 숨기기 vs 제품 집중 의도

'갑질' 논란에 나빠진 소비자 여론에 '기업명 숨기기' 의혹
남양유업 "맛있는우유GT 인지도 높아 기업명 노출 않아" 해명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2018-08-02 07:00 송고
남양유업이 7월 공개한 맛있는우유GT 슈퍼밀크 광고. 광고 시작부터 끝까지 '남양'이라는 기업명을 찾아볼 수 없다. © News1
남양유업이 7월 공개한 맛있는우유GT 슈퍼밀크 광고. 광고 시작부터 끝까지 '남양'이라는 기업명을 찾아볼 수 없다. © News1

남양유업이 '남양'이라는 회사 브랜드를 전혀 찾아볼 수 있는 TV 광고를 내보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2013년 대리점 밀어내기 '갑질' 사태로 소비자 여론이 나빠지자 급기야 TV 광고에서 남양이라는 기업명을 빼버린 것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앞서 남양유업은 갑질 사태 직후 스티커나 빨대로 기업명을 가린 전력이 있어 이같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갑질 논란에 휘말렸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판매량이 다소 회복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남양유업의 경우 판매량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이 7월 초부터 방영하기 시작한 TV 광고(맛있는우유GT 슈퍼밀크)에는 남양유업이 과거 공개한 광고와는 달리 '좌상단'과 '광고 맨 마지막'에 나오는 기업 로고가 없다.

남양유업 루카스나인 광고.  © News1
남양유업 루카스나인 광고.  © News1

남양유업은 최근 광고에서 기업 로고 노출을 줄이고 있다. 남양유업이 지난 6월 공개한 커피스틱 루카스나인 광고 역시 좌상단 및 광고 맨 마지막에 기업 로고가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광고 맨 마지막에 좌상단에 기업 로고를 넣었다. 

남양유업 맛있는우유GT 저지방 광고. © News1
남양유업 맛있는우유GT 저지방 광고. © News1

2년 전 공개했던 동일 브랜드 제품(맛있는우유GT 저지방) 광고의 경우 CF 후반 좌상단에 기업 로고가 나오고 맨 마지막에도 기업 로고가 다시 한 번 등장한다.
2013년 남양유업 맛있는우유GT 광고. © News1
2013년 남양유업 맛있는우유GT 광고. © News1

갑질 사태가 있었던 2013년까지만 하더라도 동일 브랜드 제품(맛있는우유GT) TV광고에서는 내내 좌 상단에 '남양' 글자를 노출하고 광고 맨 마지막에도 남양이라는 글자를 등장시켰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TV 광고에서 기업명을 뺀 경위에 대해 "인지도 면에서 남양유업 맛있는우유GT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매일유업이나 일동후디스, 서울(우유) 등 동종업계 브랜드 광고에도 뒤편에 기업 로고가 없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매일유업과 일동후디스, 서울우유협동조합의 경우 광고 내내 좌상단에 기업 로고를 노출하고 있다. 또 매일유업은 광고 마지막에도 기업 로고를 등장시키고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광고 자체가 '서울우유'라는 브랜드를 강조하는 내용이다.

남양유업 신사옥. 좌측에는 '남양'이라는 기업 로고가, 우측에는 '1964'라는 설립연도가 표시돼 있다. © News1(출처: 다음 지도)
남양유업 신사옥. 좌측에는 '남양'이라는 기업 로고가, 우측에는 '1964'라는 설립연도가 표시돼 있다. © News1(출처: 다음 지도)

남양유업이 의도적으로 로고를 감추고 있다는 의혹은 과거에도 제기된 적이 있다. 소비자 여론을 의식해 컵 커피는 빨대로, 믹스커피 박스에는 스티커로 제품의 기업 로고를 가렸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남양유업의 신사옥이 창립연도인 1964만 내세울 뿐 남양이라는 이름을 가렸다는 내용의 글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컵 커피(에서 로고)를 빨대로 가렸다는 논란은 (경쟁사인) 매일유업도 마찬가지로 빨대 위치가 거기에 있고 매일유업 제품도 마찬가지로 로고를 가린 것이 있는데 저희만 악의적으로 그런 내용을 짜깁기해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확산시키고 있다"며 억울해했다.

이어 1964빌딩 이슈와 관련해서는 "경쟁사에서 주말에 항상 그런 식으로 올려 온라인에서 퍼진다"며 "우측면에는 1964라고 있고 좌측면에는 남양이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다른 곳처럼 (회사 이름이)크게 있지는 않지만 건물 디자인할 때 넣을 자리가 없어서 넣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3년 가맹점 갑질 논란 당시 남양유업이 믹스커피 제품 상자에 스티커로 로고를 가렸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제품 가운데에 스티커를 붙일 수도 없고 위치가 스티커 붙이기에 좋아 2013년 이전부터 그(기업 로고) 자리에 스티커를 붙여왔다"며 "하지만 오해를 받으면서 이후로는 그 자리에 스티커를 붙이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업계에서는 남양유업은 단기적으로 기업명을 숨기기 보다는 근본적으로 기업의 이미지를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업계관계자는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제품이라도 기업명을 광고에 노출시키지 않는다는 점은 굉장히 자신감이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기업 이미지가 안좋다고 해서 기업 로고를 가리는 것은 근시안적인 행위로 보인다"며 "중요한 것은 기업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근본적으로는 문제점이 있었다면 해결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꼬집었다.



heming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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