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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압박 수위 높이는 美…배후 중국 겨냥한 '강대강' 대치

공화당서 '훈련재개' 주장…연일 제재이행 강조
中배후론은 대북 경고용…실무협상도 난항 전망

(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2018-07-23 17:19 송고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종전선언'을 놓고 교착에 빠진 가운데 미국이 연일 대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국 배후론이 계속 제기되는 가운데 공화당 중심에서는 한미 연합군사훈련 재개 주장까지 나왔다.

미국 공화당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22일(현지시간) CBS 방송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속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북한에 한국전 참전 미군 유해송환과 관련 최종 시한을 제시하고 한미연합훈련을 재개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심지어 북한에 대한 엄중 경고의 의미로 주한미군 가족 철수를 테이블에 올려놓아야 한다고도 했다. 비핵화 협상 결렬시 즉각 군사 행동에 돌입하겠단 엄포로 풀이된다.

교착 국면 돌파를 위해 대북 제재의 확실한 이행을 강조하며 북한을 압박하던 것에서 군사적 위협으로 한발 더 나간 모양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앞서 20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을 대상으로 이례적 공동 브리핑을 열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전까지는 현행 대북 제재 틀을 유지할 것을 강조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공화당과 트럼프 행정부 모두 북한을 압박하면서 중국을 겨냥했다는 점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앞서 공동브리핑 이후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연루된 북한의 제재 위반 사례들을 일일이 나열하며 대북제재 이행 노력을 배가하라고 촉구했다. 니키 헤일리 미 유엔대표부 대사도 함께 회견에 나서 “미국이 북한에 대한 모든 정유제품의 추가 제공 중단을 요구했으나 어제 중국과 러시아가 이를 막았다”며 “우리는 오늘 중국과 러시아가 이 상황에서 좋은 조력자로 남도록 압박한다”고 말했다.

그레이엄 의원 역시 방송에서 "중국이 북한을 후퇴시키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을 중국과 북한이 확실히 알게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종전선언'을 조건으로 요구하며 비핵화 후속조치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북한의 태도 뒤에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논의에 참여를 원하는 중국이 있다고 의심해왔다.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안보리 이사국 대상 브리핑을 실시하고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가운데)와 강경화 외교부 장관(오른쪽). 니키 헤일리 미 유엔대표부 대사(왼쪽)도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AFP=뉴스1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안보리 이사국 대상 브리핑을 실시하고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가운데)와 강경화 외교부 장관(오른쪽). 니키 헤일리 미 유엔대표부 대사(왼쪽)도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AFP=뉴스1

일각에서는 6~7일 방북한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의 종전선언 요구를 거부한 것은 북한이 중국을 포함하는 4자 종전선언을 요구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북한이 폼페이오 장관에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인 오는 27일 종전선언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북한이 미국에게 요구한 것은 일종의 체제보장 약속으로 북미 양자간 종전선언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해 보인다.

신범철은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이미 한국, 미국과 수교를 맺고 있는 중국은 종전선언에 참여할 명분이 없기 때문에 4자 종전선언은 사실상 큰 의미가 없고 북한은 한미보다도 더 종전선언 주체에 대해 유연한 태도를 보여왔다"며 북한이 중국을 염두했기 보다는 핵 미사일 실험 중단 등 이미 취한 조치들에 대한 맞교환 겸 양국간 신뢰구축의 차원에서 종전선언을 요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반응 또한 4자 종전선언에 대한 경계감 이라기 보다는 북한이 미중 무역전쟁 사이에서 높아진 대중 전략적 가치에 기반해 비핵화 협상에서 주도권을 확보해가며 비핵화를 미루고 있는 현 상황에서 나온 국내 정치용 및 대북 경고의 차원으로 봐야한다고 그는 말했다.
  
북미정상회담을 전후로 북중 밀월관계가 깊어져 이제 기존 대북 제재에 한계가 생긴 상황에서 종전선언을 수용하고 북한이 제시하는 '단계 동시적' 협상으로 끌려간다면, 이미 한미연합훈련까지 중단한 미국은 더 이상 북한을 압박할 카드가 없기 때문에 강경한 태도를 고수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신 센터장은 "현재 북한이 제시하는 비핵화 협상의 문제점은 협상 결과에 대한 예측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라며 미국 입장에서 이런 협상은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 열릴 워킹그룹간 협상 역시 난항을 지속해 주요 문제는 다시 고위급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중재역이 요구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북한의 단계적 조치와 미국의 포괄적 합의론에서 접점이 마련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한 외교소식통은 "비핵화가 상당히 도전적인 상황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이 북한을 비호하는 한 북한은 계속 비핵화에 소극적 태도로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일단 미중관계가 풀려야 북미간 비핵화 협상에도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bae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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