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코리아오픈 탁구대회 남북 단일팀 혼합복식에 출전하는 한국 유은총 (왼쪽)- 북한 최일이 17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쁨을 만끽하며 포옹하고 있다 . 2018.7.17/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
남북 단일팀의 첫 번째 주자로 나서 짜릿한 역전승을 따낸 유은총이 파트너 최일과 더 친한 친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은총은 17일 대전 한밭경기장에서 열린 '신한금융 2018 코리아오픈' 혼합 복식 예선에 북한 최일과 조를 이뤄 출전, 스페인의 알바로 로블레스-갈리아 드보라크조에 세트 스코어 3-2(8-11 11-9 8-11 11-9 13-11)로 역전승을 따냈다.코리아오픈은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 투어 플래티넘급 대회다. 북한이 코리아오픈에 출전한 것은 대회가 생긴 2001년 이후 이번이 처음. 특히 이번 대회에는 혼합 복식, 남녀 복식에서 남북 단일팀이 결성됐다.
혼합 복식에는 최일(북측)-유은총(남측)조, 장우진(남측)-차효심(북측)조가 출전했다. 장우진-차효심조가 상대 몽골팀의 기권으로 부전승을 따내면서 같은 시간 열린 최일-유은총조의 경기에 관심이 집중됐다.
유은총과 최일은 서로를 격려하며 1-2로 뒤진 가운데 3,4세트를 내리 따내 16강 티켓을 손에 넣었다. 특히 5세트에서는 팽팽한 듀스 승부에서 승리하는 집중력을 선보였다.경기 후 최일은 한마디도 없이 체육관을 빠져나갔다. 이번 대회에서 북한 선수들은 누구도 취재진 앞에서 말을 하지 않는다.
홀로 취재진 앞에 선 유은총은 "(단일팀 출전) 기회를 잡게 된 것도 영광스러운데 재밌게 이기게 돼 더 좋다"며 "가슴 안에서 뭔가 올라왔다. 최일과 포옹하면서 너무 기분이 좋았고, 일등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둘은 경기 중 활발히 대화를 나눴다. 실수가 나오면 서로 다독이기도 했고, 점수를 따낼 땐 함께 주먹을 불끈 쥐었다.
유은총은 "서로 실수하는 부분이 있어 차분하게 하자, 천천히 하자, 한개만 이기면 위기를 넘길 수 있다는 얘길 많이 했다"며 "연습 시간이 짧았기 때문에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서로 실력이 있어 호흡을 맞출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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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친해지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그러나 이날 경기를 통해 두 선수가 가까워진 것도 분명하다.
유은총은 "나는 '일', 또는 '최일'이라고 부르는데 최일 선수는 내 이름을 부르지 않는다"며 웃었다. 또한 "둘이 친구(동갑)인데 같이 승부를 이기면서 좀 더 친한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혼합 복식에 이어 18일에는 여자 복식 단일팀이 경기에 나선다. 남측 서효원, 북측 김송이가 한 조로 출전한다. 서효원과 김송이는 모두 유은총과 친분이 깊은 사이다.
유은총은 "둘이 우리보다 더 잘했으면 좋겠다"며 "송이와 효원 언니 둘 다 내가 좋아하는데, 긴장하지 말고 실력이 있으니 무조건 화이팅 했으면 좋겠다"고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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